요즘 하이브리드카가 아주 주목 받고 있습니다. LPI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더 힘이 좋고, 연비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정부에서 차량 구입시 혜택까지 주고 있으니 패밀리카로써 구입을 고려하는 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생각해보면 참 그렇습니다.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몇 백만원이나 비싸서 투자금 회수하려면 몇 년이나 타야하는 하이브리드카 입니다. 배터리 교체도 해줘야하고, 기타 부품 교환 역시 가솔린 차량보다 더 해줘야 합니다. 사실 비용으로만 보면 "개인"이 구입할만한 메리트가 별로 없고, 지금은 초창기라 붐이 일어나지만 하이브리드카의 단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내수시장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참 재밌는 것은 그럼에도 이 차를 생산하는 H사입니다. 아시다시피 LPG 연료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와 일본 정도입니다. 이는 결국 아무리 하이브리드 LPI 모델이 좋아도 수출이 안 되기에 미래성장면에서만 보면 대기업이 뛰어들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실제 세계 1위의 하이브리드카 생산업체인 도요타만 해도 그렇습니다. 연간 최소한 1백만대 이상 팔아야 수익 유지가 된다는 겁니다. 여전히 해마다 수천억을 투입하고 있다는 거지요.
이 회사가 저 같은 사람도 아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까요? 아니겠지요.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계속하는 H사의 계산이 참 궁금한 겁니다.
정부는 또 어떻습니까. 소비자는 이번 7월부터 감세조치로 최대 330만원까지 하이브리드카를 싸게 살 수 있습니다. 개별소비세 최대 100만원, 취득세 최대 40만원, 등록세 최대 100만원, 교육세 및 기타세 최대 39만1000원, 부가가치세 최대 13만원, 공채매입 20만∼40만원 등이 한꺼번에 차등 감면 된다는 겁니다. 하~이거 참 흥미로운 대목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세금 수입이 많이 줄어든 정부입니다. 그런데 이런 규모의 세금감면을 계속해준다...
저는 정부와 H사가 하이브리드카에 집착하는 데 정치적 이유와 "택시"라는 분명히 확보된 안정적 복안이 있어서라고 봅니다. 정부에서는 택시를 하이브리드카로 교체하는 것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친환경 녹생성장" 사업을 찾기 힘들 것입니다. 전국에 있는 모든 택시가 하이브리드라 해보십시오. 벌써 뉴스거리가 되고 뭔가 보여주기가 되지요. 정치적으로만 보면 충분히 고려할만한 옵션입니다.
H 사 역시 그렇습니다. 하이브리드카 택시 교체 사업이 추진되면 수출도 안되는 차를 적자를 보면서까지 생산하는 보람이 생깁니다. 거의 독점적으로 그 사업권을 받을 것이니 말입니다. (현재 H사는 아주 유명한 S 승용차도 LPI 하이브리드카 모델 생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 택시대수는 09년 5월 현재 25만대가 넘고,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링카라 하는 이 차량의 가솔린 모델은 5만여대 정도 팔렸습니다.)
참 재밌지 않습니까. 물론 이 글을 보고 '이거 무슨 소설쓰고 있네..' 하실 분도 계실 듯 하나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아예 "택시" 를 염두해두고 이 사업이 추진되었다 보고 있습니다. 정부나 H사 모두 말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하이브리카 1대 생산하는 것보다 수동변속기 차량 운전자 지원을 늘리는 게 사업으로는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수동 변속기 차량은 자동변속기 차량에 비해서도 탄소배출량 자체가 2-30%이상 적지요. 유지비 역시 7-80%에 불과합니다. 일단 여러 오일 교환주기부터 비교해보십시오. 자동변속기 차량은 평균 1.5 배 정도 수동변속기 차량에 비해 짧습니다. 여기에 기타 소모품의 소비나 신상품 생산에 따른 비용까지 고려해보면 어떨까요.
또 따지고 보면 연비도 수동 디젤 승용차가 하이브리드카보다 비슷하거나 나을 때도 있습니다. G사의 라00 프000 디젤 수동의 경우 리터당 19km를 갈 수 있습니다. H사의 아00 디젤 수동의 경우는 리터당 21km의 공인연비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 합니다. 제 차는 96년 3월식 수동 엑센트 3dr 차량입니다. 공인연비가 15.8km 인데 시내-국도 주행시 평균 14km이상의 연비를 보이고, 고속도로나 한적한 국도 주행시 공인연비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배기가스 검사도 한번에 통과하고 말이지요.
만약 저에게 하이브리드카에 지원되는 금액의 절반만 지원해주면 저는 이 차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10년 이상 더 타겠습니다. 또 앞으로도 계속 수동변속기 차량만 이용한다 할 것입니다. 아마 다른 수동변속기 운전자분들도 정부 지원이 나오면 계속 수동변속기 차량을 이용하겠다 하지 싶습니다. 이미 충분히 매력있는 수동변속기 차량에 정부지원까지 더해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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