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왠 소리냐구요. 어제 퇴근하며 세차를 하다 생긴 일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희 집 근처는 왠만한 도심 주택가처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길가에 세워두곤 하는데요. 대개 길가에는 가로수가 있기에 항상 나무 밑에 차를 대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요 며칠 차에 나무 진액이며 여러 가지 풀잎 등이 떨어져 매우 차가 지저분 했습니다.
당연히 세차를 해야겠지요? 예, 저는 평소 자주 찾는 동네 주유소 자동세차기를 찾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혹여 비가 올지 모르니 일기예보를 잘 확인해봐야 했지요. 하루이틀 뉴스를 보며 날씨 확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보니 날도 좋다하고, 또 실제 출퇴근을 걸어서 하며 보니 날이 너무 좋더군요. 그래서 퇴근하고 집 앞에 세워둔 차를 끌고 자동 세차기를 향했던 거지요.
오~주유소에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차량이 적었습니다. 평소 상당히 밀리는 곳인데, 어제는 그 절반정도밖에 차가 없더군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유소 직원분께 세차쿠폰을 주며 차를 들이대고 신나게 세차를 시작했습니다.
세차가 끝나갈 무렵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차를 닦아주고 있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갑자기 제 앞에서 모두 멈칫거리기 시작하는 게 아닙니까. 제가 직원들을 쳐다보자 그 중 상당히 고참뻘 되는 분이 저를 보며 소리쳤습니다.
"고객님, 비 옵니다!"
'얼라리여~이게 뭥미?! '
정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차가 물에 젖어 있어 저는 눈치 못채고 있었던 거지요. 또 세차기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곳이 세차가 끝나고 나오니 비가 내리는 게 흔한 일이 아니잖습니까.
'허허~'
속으로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신나게 빗방울을 뚫고 집으로 갔습니다. 또 어쩔 수 없이 나무 밑에 차를 댔지요.
'아...방금 세차했는데...ㅠ.ㅜ'
자, 지금까지 보시면서 어떠신가요. 참 운이 없는 날인 것 같지요? 그런데요 진짜 어이 없는 건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나무 밑에 차를 대놓고 비를 맞으며 집에 들어왔더니 약 10분 후 쯤 비가 멈추는 게 아닙니까!!!!
사실 세차를 하고 바로 빗방울을 짧게 맞으면 흙탕물을 뒤집어 쓰지 않는 이상 그렇게까지 더러워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차를 대놓고 약 십여분간 나무 밑에서 비를 맞으니 차가 또 다시 세차 이전처럼 더러워진 거지요.
'오 마이 갓!!'
예, 정말 세차 하는 것도 다 자기 복인가 봅니다. 어째 그 짧은 순간, 그 넓고 넓은 곳 중에서 하필 그 시간, 그 곳에서 비가 내리고 또 비를 맞아버렸는지 말입니다.. ㅠ.ㅠ;;
좀 생뚱맞은 마무리긴 합니다만..
역시 사람의 힘으로는 대자연의 섭리를 모두 이해할 수 없는 게 맞긴 맞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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