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좋지 않은 보험처리 기억

여러분 혹시 자동차 사고 경험 있으십니까? 물론 완전 무사고이신 분도 있으시지만 대부분 접촉사고 경험 한번쯤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때, 사고 처리를 하는 상대보험사 담당자와의 관계가 어떠셨는지요. 

제가 경험했던 직원들 기억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들의 자세가 상당히 고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건 저 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이번에 사고난 제 여동생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입원 후 겪게 되는 일반적 과정

사고가 나서 입원치료를 요할 경우 대개 우리는 집근처 병원을 잡게 됩니다. 그러면 하루이틀쯤 있다 상대방 보험사 직원이 방문합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지요. 그리고 치료 잘 받으시라 합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이 때, 보험사 직원들은 왠 종이를 한장 내밀게 되는데요. (방문확인서, 최초사고확인서 등 등 이름도 다양합니다) 이걸 주면서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해야 치료비를 줄 수 있고, 별거 아니니 가볍게 싸인 한장 해달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합니다. 자동차보험 처리 전문 손해사정사나 변호사들은 절대 이 종이에 싸인하지 말것을 권유하는 데요. 그것은 이 종이 어딘가 매우 작은 글씨로 진료기록을 복사하거나 가져갈 수 있다는 대목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내 진료기록을 가져간 보험사 직원은 자사 자문의에게 이걸 보이게 되고, 자문의들은 그 동안의 병력 등을 토대로 소견서를 쓴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 그 전에 허리가 아팠던 게 있으면 이번 사고로 인한 허리통증에 대한 영향은 얼마다..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이건 나중에 합의가 잘 되지 않거나 소송까지 갈 경우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입니다.(만약 동의를 해준 경우 이걸 철회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 된다 합니다)


싸인을 안 해주자 돌변하는 보험사 직원

자, 그래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싸인을 안해줍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직원의 표정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제 여동생에게 오늘 왔던 직원은 동생이 여러 가지 적어준 종이를 보는 눈 앞에서 싹 찢어버렸다 합니다. 오늘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냐왜 이리 예민하냐 하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제 여동생 경우는 양반이지요. 심지어 어떤 경우는 진료비 지불보증을 철회해 버리겠다 하기도 하고, 어디 그런 식으로 해봐라 라는 식으로 협박까지 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고압적이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지요.(이럴 경우 녹음 등을 통해 자료 확보 후 신고를 하거나,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저는 보험사 직원이 이렇게 고압적인 자세로 나오는 이유가 참 궁금합니다. 현행 법상 병원에서는 보험사가 요구하면 진료 기록 등을 열람시켜줘야 합니다. 말그대로 보험사 직원이 열람을 원하면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피해자 동의 없이 진료기록의 복사나 유출 등은 의료법 위반)

저는 이것이 자신의 첫번째 협상과정부터 막히자 짜증이 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평소 건전한 보험문화 등을 역설하면서 말이지요. 그냥 애초에 아예 법대로 보상해줄 것 다 해주면 되는 것인데 말입니다.

 아무리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 해도 법대로 기업을 운영하여 이윤을 추구해야 바람직한 기업이지요. 일반 서민들이 법을 잘 모른다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 안 줄거 다 안주면서 벌어도 되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예, 저는 정말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니까 자꾸 '나일롱 환자' 가 생겨 억지로 한푼이라도 더 뜯어 내려는 문화가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을 '도둑넘' 이라고 하는 것이구요.



여동생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어찌하나

제 여동생은 결국 싸인을 안 해줬습니다
. 아마도 하루이틀 후 다시 그 직원이 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여동생을 위로하며 네가 돈을 더 뜯어내려 하는게 아니라 정당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권리와 보상 받을 권리를 모두 찾으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치료에 전념하라 하였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여기저기 삭신이 쑤셔 힘들어하는 여동생이 겪었을 그 고압적인 분위기와 신체 뿐 아니라 맘에 입은 상처는 어떻게 해야할런지요..

참으로 씁쓸하고, 화가 나는 월요일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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