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이번 한해. 마음과 시간을 가장 많이 쓴 일 중 하나가 교회성폭력 예방교육 표준강의안을 쓰는 것이었다. 회의도 많이 하고, 교안수정도 많이 해서 거의 1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사실 지난 코로나 3년동안 연구소가 망할뻔 한걸 대출로 겨우 버텼던터라 올해는 재기의 발판을 만들어야했기에 이렇게 시간을 많이 뺄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공동집필자로 참여하는 것 자체를 거절했었다.

그러나 NCCK차원에서(기.반.센과 함께) 교단별 협의와 합의를 거쳐 이런 귀한 교재를 내는데, 그간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하며 현장일을 해왔던 '40대 중반 남성' '기장 목회자'이자 '전문가'로서 그 부름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의 수고가 모인 책이 나온다. 내용자체도 좋고, 한국교회의 뜻과 의지가 모인 책이 최초로 나오는 것이란 점도 의미있다. 강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PPT파일과 원고, 해설서도 제공되니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12월 14일에는 토크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나도 관계자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게 된다. 현장 참여자에게는 이 귀한 책이 '무료'로 제공(!)될 것이니 시간되는 분은 오시길 권하는 바이다.

휴..

몸도 마음도,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던 지난 3년..

기독교성윤리지도사 60여명 이상 양성, 기장 성폭력대책위 2년간 활동, 기장 성희롱성폭력 매뉴얼 참여, NCCK성폭력 매뉴얼 자문, 한신대 인권센터 전문위원 2년간 활동, 각종 폭력 피해자 2백 여명 무료 상담, 교회성폭력 예방교육 표준강의안 공저자 참여..

돌아보니 내가 가진 능력이상으로 이것저것 참 많이 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이다.


,

 

 

오늘부터 어린이용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와 함께 보셔요 ^^

https://youtu.be/N9m0u1ykQo0

 


,

 

현재 진행 중인 학교 성교육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변화를 촉구한다.

https://youtu.be/Mqod7e3JCro


,

 

사춘기 자녀 성교육을 잘 하려면 기본적인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것만 아셔도 절반은 묻고 갈 수 있고, 잘 하면 더블도 갑니다.

자녀가 자위행위 하는 걸 보고 어색해 지지 않으려면?

아이와 뽀뽀를 했는데,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으려면?

 

 


,

최근 계속되는 성범죄 특히, 아동 성범죄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거세'에 대한 부분입니다. 현재 주로 논의되는 것은 화학적 거세인데,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밝힌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새누리당의 박모 의원은 '외과적 치료' 즉, 물리적 거세에 대한 법안을 발의하고 나섰습니다.

저는 성교육 전문가이자 세 딸아이의 아빠로서 성범죄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정책적 연구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정책들이 성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 접근방식부터 바꿔라

성범죄를 '성기'에 대한 문제로 보는 관점부터 바꿔야 합니다. 현재 논의되는 화학적 거세니 물리적 거세니 하는 것들은 성범죄를 '성기'의 문제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욕을 없애고, 아예 고환을 적출함으로써 그 근원적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고환이 없다하여 발기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모든 성범죄에서 반드시 '성기'가 삽입되는 것은 아니란 점에서 이는 한계가 있는 시각입니다.

저는 성범죄를 '성'을 매개로 한 '폭력' 행위라고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들은 성기삽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내면에 억눌려 있는 가학성과 지배와 통제에 대한 욕구를 투사해야만 만족하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항상 성기삽입을 전후로 하여 잔혹한 구타행위를 가하거나 각 종 변태적 행위로 피해자를 지배하는 특징을 보이곤 하지요.

피해자들을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들며 범죄를 용이하게 하면서 동시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접근방식을 바꿔야만 하는 것이지요. 성폭력을 '성기'의 문제가 아닌 '폭력'이란 큰 범주에서 보고, 가해자에 대한 처우와 처벌의 수위, 내용을 찾아나가야만 합니다.

2. 거세는 성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세는 성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물리적 거세를 한대해도 발기는 정상적으로 이뤄지며, 화학적 거세의 부작용이 발생하면 오히려 성충동이 수배씩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고도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성범죄자들의 심리를 고려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정책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가해자 조두순은 피해아동을 심하게 구타하였습니다. 그 후 피해아동이 항거불능의 상태에 이르자 성기삽입을 시도했고, 그 후에는 각 종 변태적 행위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였습니다. 수많은 다른 성범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바로 이점이 중요합니다.

즉, 성범죄 가해자들은 성기가 거세된다 하여도 자신의 변태적 가학성과 분노를 충족시키기 위해 또 다른 형식의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기의 유무나 남성 호르몬의 많고 적음은 핵심이 아닌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바, 물리적 거세를 통해 고환을 적출해도 발기는 그대로 되고, 오히려 거세에 따른 좌절감이 이들의 폭력성을 배가시키기도 하기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3. 가해자 교정 프로그램을 실시하라

이런 맥락에서 저는 이들에 대한 제대로된 교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범죄가 다른 범죄와 달리 재범률이 매우 높다는 특징인데요. 아동 성범죄의 경우 적게는 65%에서 많게는 80%까지 재범률을 잡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들이 출소한 이 후 재범을 하지 않아야 성범죄가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것이 가장 확실한 효과를 내는 성범죄 예방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이들은 강간통념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았고, 또 다시 반복범죄를 하게 되는 심리적 성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눈여겨 봐야할 대목입니다. 이에 캐나다나 일본의 경우는 성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재범률을 낮추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화학적 거세 등 인기에 영합한 단기책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변태적 사고방식을 건강하게 바꾸고, 내면의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중심에 두고 난 후에야 이러한 처벌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지 단순히 처벌만 해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리하며

저는 정치인들의 인기영합주의에 따른 섯부른 정책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의 성범죄 예방책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만한 것들이어서 매우 걱정이 됩니다. 사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그에 따른 처방을 통해 실효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지 단순히 분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어설픈 정책을 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거나 더 큰 불안감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우리 맘 속의 상처가 클 수록 우리 사회가 더욱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응을 해야할 것입니다. 정부의 인식전환과 제대로 된 정책입안을 촉구합니다.

방금 확인해보니 다음 메인에 글이 실렸네요. 이 글이 성범죄 예방을 위한 건강한 논의에 도움이 되길 기원합니다.



,

 

1. 최근 연이어 발생한 강력 성범죄를 보며 분노하게 됩니다. 저는 이 분노를 표출해 내야 한다고 봅니다. 때때로 분노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에너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노가 지나치면 문제가 됩니다. 사건의 본질을 벗어난 왜곡된 이해를 통해 그릇된 처방을 내놓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기에 특정한 이익이 개입되면 더욱 문제가 되지요.

저는 지금 우리의 상황이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는 매우 분노하고 있지요. 그래서 뭔가 변화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내 집에서만큼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조금 과해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본질을 보고, 이에 따른 합리적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가장 심합니다. 중심을 잡지 못한채 인기에 영합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 이명박 대통령은 약물요법을 비롯한 여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전자발찌 제도의 실효성을 살려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예, 성범죄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요. 또 기왕 시작된 정책은 실효성을 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건 본질적인 부분은 아닙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사회구조를 바꾸고,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는데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이 두가지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성범죄 특히, 아동 성범죄는 재범률이 65-80%에 이르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한 번 했던 자가 또 하는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재범률 자체를 획기적으로 낮춰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범죄 예방책이 되는 것입니다. 한 번 성범죄로 들어오면 치료와 교육을 철저히 시행하여 재범률을 낮춰야 하지요.

이들은 단순히 '성욕' 때문에 범죄에 이르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면에 쌓인 분노와 공격성, 약한 자를 향한 지배와 통제의 욕구 등 다양한 심리적 요소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간통념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 왜곡된 사고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캐나다 등은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인 치료와 교육을 통해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춰냈습니다.

두 번째로 성폭력은 성차별이 극심한 곳. 특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한 곳일 수록 높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성폭력 신고율이 겨우 5% 도 안되고 있지만 세계 2-3위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동 포르노, 가정폭력, 성희롱 등은 난무한 극심한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 등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면 최하위권의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성차별을 극복하고, 양성평등한 사회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양성평등 교육은 '인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기르며 서로의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되어야 하지요.

또한 여기서 제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교육'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게 너무도 형식적이란 것입니다. 초등생 수백명을 강당에 몰아두고 40분씩 교육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또한 위기의 상황에서 살아나는 생존법에 대한 교육, 피임교육, 가해자가 되지 않게 하는 가해자 예방 교육 등이 간과된 채 진행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3. 저는 최근 제시되는 정책은 정부의 무지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수년간 수백여곳에서 성교육을 진행하며 많은 공무원이나 경찰을 만나 보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만났던 분들의 인식수준이란 것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위험한 발언이 마구 쏟아지고, 피해자도 문제라는 '피해자 유발론'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인식수준으로는 성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을 근본적으로 세울 수 없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출발하여 아이들의 교육의 내실강화, 성범죄자에 대한 치료와 교육대책 수립이 먼저 세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강력한 처벌도 나오고, CCTV 확충도 나와야 비로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요. 현재는 앞 부분이 빠진채 뒷 부분만 나오고 있는 것이죠. 본질과 기술적 처방을 나누고, 무엇보다 따뜻한 가슴으로부터 출발하는 자세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

 

화성시에 위치한 삼괴 고등학교. 약 4-5년전쯤 화성 여성회 선생님께서 다녀오신 적이 있는 학교입니다. 당시에는 수능이 끝난 고3 친구들을 만났었다는데요. 이번에 제가 가게 되어 왠지 반갑고, 좋더라고요.

이번 교육은 1학년 1반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하고, 다른 전교생에게 방송을 송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첫 시간은 성폭력을 중심으로, 두번째 시간은 양성평등을 중심으로 했는데요. 모든 교육의 핵심에 '이성교제'를 두며 진행했습니다.

보건 선생님의 열의가 참 좋아보였지요. 우리 학생들의 궁금증과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제게 이런 형식과 주제를 선택해 달라 요청하셨던 것입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거의 진행되지 않는 피임교육이 진행된다고 하여 제가 깜짝 놀라기도 하였네요.

아무튼 삼괴 고등학교 친구들의 반응이 참 좋아서 제가 더 고마웠습니다. 저는 제가 최선을 다한 것도 있지만 들어주는 친구들이 교육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하지요. 이번 교육이 무사히, 재미나게 진행된데는 1학년 1반 친구들의 공이 큽니다.

교육이 끝나자 모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건 선생님도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이건 어른이라 예의상 그런 것일수도 있지요. 하지만 교육이 끝나고 학교를 나오며 만났던 학생들이 '좋았다' '열심히 하시던데요' 등의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준비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무쪼록 삼괴 고등학교 친구들이 성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갖고, 책임있고 성숙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

학교를 찾아다니며 성교육을 하다 보면 재미난 경험을 자주 합니다. 특히, 우리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는 정말 놀랍습니다. 어쩜 같은 질문을 해도 하나 같이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지요.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자주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가끔 씁쓸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분명 어린 아이들인데 세상이 찌든 어른들과 같은 생각을 할 때도 엿보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아이들이 '모범답안'을 잘 배워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 제가 경험한 것은 조금 더 특별했습니다.

엊그제였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곳에서는 1학년 친구들 중 총 4개 반을 맡아서 각 반별로 들어가 한 시간씩 교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1학년짜리 1-2백명을 모아 놓고 교육을 하는 곳도 있으니 말이지요.

그렇게 교육을 시작하고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반에서도 다른 반과 동일한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돈'에 관련된 내용이 나왔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은 돈으로도 우리의 성적자유나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는 흐름이었습니다.

그 중 흔히 일어나는 어른들의 실수로 만원을 주고 '고추 만지기'나 '옷 벗기기'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럴 때 어른들이 만원을 주었다 해도 내 성기를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벗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갑자기 한 친구가 손을 들었습니다. 이 친구는 수업 내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모든 정답을 맞춘 모범생이었습니다. 말도 어찌나 조리있게 하던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동안의 모습과 달리 이렇게 얘기하였습니다.

"선생님 저는 돈이 더 좋아요"

"친구야, 어떤 의미로 하는 얘기인지 설명해줄래?"

"그러니까 명절에 만원 그냥 받을 거예요"

"아, 그럼 친구는 만원을 받고 그냥 음순을 보여주겠다는 거구나?"

"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친구가 여학생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돈이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생각이 엿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 학생보다는 그 부모님이 참 궁금했습니다. 겨우 8세 여학생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이기에 그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일 것이란 추측이 가능했습니다. 삶의 중심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또 이렇게 살면 이 아이가 우리 사회의 리더이자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건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어떤 언론보도를 보니 '10억이면 가족도 버리겠다' 는 청소년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10억이란 돈이 그렇게 값어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돈이면 타인의 성적 권리를 침해하고, 인권을 유린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이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라면 결코 발전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모습이 어떤 것이어야할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이제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삶의 의미를 고민하며 살아도 되지 않을런지요. 이제는 물질보다는 좀 더 사람의 가치와 소중함을 귀히 여기며 살아도 되지 않을런지요. 그러면 적어도 8세 아이의 입에서 '돈'보다는 좀 더 아름다운 꿈이 담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 않을런지요.   


,


학교에서 진행하는 성교육은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성지식 자체를 전달하는 인지적 측면, 이성과의 관계성을 위주로 진행하는 관계적 측면, 우리의 몸 자체를 다루는 신체적 측면 등은 가장 대표적인 예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청소년의 경우는 왜곡된 성인식을 수정하는 인지적 측면과 이성교제시 문제를 다루는 관계적 측면을 주로 교육하곤 합니다. 이런 주제는 학생들도 원하고, 학교에서도 선호하는 것들입니다. 학부모님들께 항의가 오지 않는 적절한 주제이면서도 실질적인 교육효과를 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학교에서 유독 꺼려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피임교육' 입니다. 피임교육은 성교육 중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지만 이 교육을 요구하는 학교도 없고, 제가 제안을 해도 매우 불편해하시곤 합니다. 피임법을 가르치는게 마치 성관계를 종용하는 것 같아 보수적인 측면이 강한 교장 선생님도 싫어하고, 학부모님들의 항의가 들어올까 실무자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지요.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것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어제(7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중고생의 3.6%가 성경험이 있고, 고교생의 경우 6.1%로 나타났으며 고2는 8.6%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중앙대 박형무 교수가 산부인과 학회에서 지난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13.8%가 임신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임신을 한 학생들은 낙태를 하곤 하였지요.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우선 이 친구들 중 겨우 38% 가량만이 피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 24.3%는 질외사정법이나 월경주기법 등 부적절한 피임법을 사용하고 있었지요. 정확한 피임법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학교에서의 성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62% 이상이었지만 이 중 77%가량은 이 교육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나 그저 그랬다는 응답을 하였습니다. 너무도 형식적인 교육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이제는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임교육은 청소년들의 성관계를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경험하게 될지 모르고, 이미 경험했을 학생들에게 '예방주사'를 맞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또한 청소년 시절 배웠던 피임법은 훗날 성인이 되어서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휴가철과 수능시험 후는 피임교육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실제 피임연구회의 조사결과를 보면 7-8월의 낙태율은 각 각 25%, 23.5%로 평소에 비해 약 10% 이상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수능시험 후에는 대학입시까지 약 3-4개월의 여유가 생기고, 시험의 부담감을 떨친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갖게 되는 경우가 증가하게 됩니다. 다른 때는 몰라도 이 때는 반드시 피임교육을 해야하는 것이지요.

끝으로 피임교육을 소홀히 하면 자칫 청소년들이 범범자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낙태는 현행법상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형법 제269조는 부녀가 약물이나 기타 방법 등을 통해 낙태를 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어 있으며, 만약 남자 친구가 낙태를 종용했다면 이는 형법 제31조에 따라 교사범으로서 범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되어 있지요.

물론 이 법률은 현재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모자보건법상 산모의 건강이 위험하거나 강간 등으로 임신한 경우처럼 예외적인 경우는 낙태가 허용되긴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법률로 인해 처벌 받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리 학생들이 꼭 알고 있을 필요는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 글을 통해 청소년 피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청소년 시기의 임신과 출산, 낙태는 인생에 있어 매우 큰 의미를 주는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인 충격은 물론 신체적으로도 매우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이를 너무 소홀히 여기거나 터부시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학교에서도 피임교육에 대한 관심이 너무 적지요. 그래서 끊임없이 리틀맘과 낙태 청소년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변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성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가수 알리가 노래 '나영이'로 인해 많은 비난
을 받으며 급기야 공개사과 기자회견까지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알리는 본인의 아픈 경험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고, 팬들과 나영이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습니다. 사실 그간 위 노래로 인한 많은 비난이 알리에게 쏟아졌던터라 왜 자신이 이런 노래를 들고 나왔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했더랬지요.


알리의 뜻밖의 고백은 정말 충격적이면서도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줄만한 것 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알리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몇 가지 고민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접하며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거지요.

우선 첫번째는 알리의 고백을 다루는 언론의 자세입니다. 알리는 자신이 경험했던 성범죄 피해사실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자 이를 보도하는 언론은 '여성으로서의 치부', '여자로서 어려운 결정' 등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저는 바로 이러한 시선이 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길을 가다 강도를 만나거나 소매치기를 당한다하여 그 피해자에게 치부가 되고, 흠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다. 집에 도둑이 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유독 성범죄만큼은 피해자가에 더 큰 상처를 주곤 하는 게 우리네 문화입니다. 도대체 왜 성범죄 피해경험이 치부가 되고, 여성에게 흠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래서는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온 여성은 '환향녀'라고 부르며 냉대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일본군 성폭력 피해여성들이 수십년간 혼자 가슴 아프게 했던 것과 다를 바가 없지요. 우리의 시선이 좀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을 향한 정절 혹은 순결 이데올로기에서 이제는 좀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두번째는 성범죄 피해는 아동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성폭력 발생국가입니다. 2-3위권의 수준인데요. 반면 신고율은 세계 최저임을 고려할 때, 실제 발생비율은 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아동 성범죄는 공분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아동 성범죄에 대한 분노와 달리 성인 여성에 대한 성범죄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좋아서 같이 해놓고' 혹은 '평소 행실이', '밤 늦게 다니니까' 등의 통념이 자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폭력 가해자에게 쏟아져야할 화살이 오히려 피해자에게 넘어 갑니다. 그러면 피해자는 또 다시 자신의 아픔을 가슴에 묻은 채 영원히 침묵하며 살아야만 하지요.

피해자가 어떤 시간에, 어디에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든 성폭력 피해를 입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성인 여성의 성범죄에 있어서 우리는 이러한 당연한 원칙을 너무도 쉽게 잊고 말지요. 이러한 2차 가해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알리가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조두순 사건 이 후 수많은 나영이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나영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피해를 숨겨야만 한채 잊혀지고 있습니다. 그 순간에만 들끓다 금방 식어버리는 현상 역시 반복되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사회적 반응 역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말 이런 것들에 대해 분노했다면 이와 관련한 대책을 온전히 수립해야겠지요. 그러나 조두순 사건 이 후 우리가 만든 것들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cctv 확대설치와 화학적 거세가 대표적인 예이겠지요. 허나 cctv가 아무리 많아도, 화학적 거세가 시행된다 겁을 주어도 여전히 성범죄는 활발히 일어납니다. 

성범죄의 심각성만큼이나 우리 사회가 침착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키라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 아이들을 안전한 환경에서 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매번 분노만 하다 금방 식어버리는 모습이 아닌 뭔가 일관성 있고, 지속성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알리가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아픈 경험만큼 나영이와 그 가족을 위한 좀 더 섬세한 배려가 필요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의도가 좋았다하더라도 이 부분까지 무마되는 것은 아닐 겝니다. 그러나 그렇다해도 그 메시지만큼은 우리가 잘 붙잡고 가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가 함께 몇 몇 주제를 고민해보며 성범죄를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자세가 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유독 여성에게만 특히, 성범죄 피해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정절 혹은 순결 이데올로기의 굴레를 벗어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그들을 향한 2차 가해를 줄이고, 보다 근원적인 성범죄 예방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


어제 해피 투게더를 보다보니 참 재미난 장면이 보입니다. 어제 방송에는 장윤주, 정형돈, 정재형 씨가 출연했는데요. 방송 중 장윤주 씨가 정형돈 씨의 가슴에 손을 얹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정형돈 씨는 '저기 죄송한 데 손 위치가 좀....'이라고 말을 했지요. 그러자 장윤주 씨는 바로 사과를 하면서 '죄송하다. 죄송한 데, 눌러 보고 싶고 이 제품은 팔아도 될 것 같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 대목은 그냥 예능이라 하며 지나가기에 제 눈에는 참 거슬렸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육체적 성희롱에 해당될 수도 있을 모습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약 저 상황이 바뀌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여성의 가슴에 남성의 손이 올라가며 만져보고 싶다고 한다면 말입니다. 문제가 되겠지요?

저는 이 글을 통해 장윤주 씨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윤주씨는 제가 평소 좋아하기도 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태도는 참 바람직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우리는 흔히 너무나도 쉽게 남성의 몸을 만지거나 평가하곤 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모 방송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 방송에는 고정으로 출연하는 여성 개그맨이 몇 명 있습니다. 그리고 매회마다 남성 또는 여성 아이돌이 출연하지요. 만약 여자 아이돌이 나오면 섹시 댄스를 추라하고, 남자 아이돌이 나오면 몸을 더듬거나 상의 벗기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복근을 보여달라 요구를 하기도 하지요.

그러면 해당 남자 아이돌은 큰 소리로 웃거나 고맙다고 하며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만약 이 상황을 불편해하거나 거부하는 의사를 표현하면 야유가 나오면서 결국에는 상의를 들어올리거나 또 다른 여성 개그맨이 나와 몸을 훑어 버리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거나 칭찬 또는 호감의 표현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럴 때마다 참 불편합니다. 왜 우리는 남성의 몸은 쉽게 만져도 되고, 함부로 벗겨도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일까요. 성희롱의 피해는 남성이라 하여 예외가 아닙니다. 여성 피해자와 같은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받게 됩니다. 성희롱은 우울증, 불면증 등은 물론 혈압상승으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 가능성의 증가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인해 자살률을 높이는 결과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남자다움'이란 사회적 통념 때문에 말을 못하게 합니다.
남성 역시 자신의 피해와 아픔에 대하여 문제제기 할 수 있고, 또 이것이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성희롱 가해자는 남성입니다만 그렇다고하여 남성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주장마저 못하게 하면 안 되지요.

남성이든 여성이든 함부로 타인의 신체를 만지거나 추행하는 행위는 자제되어야 합니다. 또한 모든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호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남성이라 하여 예외여서는 안 되지요. 저는 남성 스스로 자신의 옷을 벗어던지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남성에 대한 과한 요구 역시 자제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과거의 가부장적 성역할에 근거한 통념에서 이제는 좀 벗어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목회자가 성폭력에 연루된 사건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목회자만이 아니죠. 기타 다양한 종교계 인사들이 성폭력 문제에 연루되곤 합니다. 실제 지난 2005년 여성부 조사결과를 보면 사회지도층에 있는 전문직에서는 목사, 신부, 승려 등 종교직 비율이 16%로 성폭력 가해자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습니다. 종합적으로 '성(聖)직'이 아닌 '성(性)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관련글 : 목사야 악마야 여신도를 성노예로

이들이 이렇게 된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폭력에 대한 인지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학부시절부터 성직 임명이 될 때까지 성윤리에 대한 학습을 거의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기에 이 글에서는 신학교에 한정지어 말씀드리자면, 현재 우리 나라에 있는 신학교 정규 커리큘럼에는 성윤리 관련 과목이 단 하나도 없다는 거지요.

물론 개중에는 상당히 노력을 하고 있는 교단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진보적이라 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는 양성평등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 기장은 총회 산하 양성평등위원회를 중심으로 교단의 남성 중심적 성향을 극복하고, 양성평등을 향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장 역시 성폭력에 관한 학습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성폭력 문제에 있어 학습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학력이나 개인의 인품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문화가 변해감에 따라 성윤리도 변하고 있지요. 과거에는 괜찮던 것이 요즘은 인정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성폭력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며 그 관심도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고, 따라서 성폭력에 대한 문제는 기본적인 교양처럼 꾸준히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중요한 것은 한국 교회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단마다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70%이상이 여성인 상황입니다. 반면 담당 목회자의 경우는 99% 남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교단은 여성 목회자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데도 신학교에서는 성폭력 예방교육이 전혀 진행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이는 신학교나 교단 차원에서 강제해야할 문제입니다. 현재 한국 교회는 개 교회의 개별성이 워낙 강해서 담임 목회자의 목회철학에 따라 모든 교육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개 교회별 성폭력 예방교육 역시 담임 목회자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진행여부가 결정되는 데, 거의 대부분의 목회자가 이에 대한 학습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필요성에 대한 인지 역시 낮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매우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생각해 볼 것은 한국 교회의 경직된 구조입니다. 성폭력은 남성 중심성이 강하며, 정치적-경제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에 힘을 발휘하는 영역에서 여성이 배제된 곳 즉, 양성간 불평등이 심한 곳일 수록 많이 일어납니다. 특히, 종교의 경우 목회자의 권위가 신적 위임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면 목회자의 한마디와 행동 하나 하나를 교인들이 거부하기 힘들고, 따라서 성폭력이 많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경직된 한국 교회의 구조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성폭력은 끊임없이 계속 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오늘 저는 목회자의 성폭력 문제에 관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목회자 성폭력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개 교회나 목회자 개인의 소양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교단이나 신학교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경직된 한국 교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하지 못하면 성폭력 문제가 끊임 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좀 더 전향적인 변화가 요청되는 시점입니다.


,


성폭력 사범의 증가, 성폭력 예방대책의 실효성 의심된다.

법무부가 19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 사범의 증가추세가 매우 심각합니다. 지난 해 전국 검찰청에 접수된 성폭력 사범은 2만 1116명으로 지난 07년(1만 5819명)에 비해 무려 33.5%나 증가된 상황이며 거의 매년 8-9%이상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것이 문제인 것은 지난 09년 조두순 사건 등 여러 사회적 이슈가 제기된 이 후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 상태에서 보인 수치라는 데 있습니다. 즉, 우리가 뭔가 문제의식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용한 여러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의미라는 이야기 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가?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 일어난 문제 파악은 했으나 그 원인진단을 잘못했고, 이에 따른 처방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머리가 아픈데 소화제를 처방한 것 또는 배가 아픈데 배에 파스를 붙인 것과 마찬가지란 의미란 것입니다.

성폭력 사범은 재범률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별히 아동 성폭력 사범은 더욱 그렇습니다) 동종전과가 없는 경우보다 있는 경우가 2배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범죄자가 수혈되는 것도 있으나 한번 범행을 저질렀던 자가 다시 범행을 저질러 처벌받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거지요. 따라서 성폭력은 한번 범행을 저질렀던 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로 재범률을 꾸준히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의 성폭력 예방대책이란 것은 하나 같이 '복수' 또는 '보복'을 위한 분노의 결과물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화학적 거세'이지요. 누차 말씀드렸듯 화학적 거세는 그 자체의 효과도 신뢰를 부여하기 힘들 뿐 아니라 우리 나라의 지금과 같은 인프라로는 제대로 시행될리 만무한 국민들의 정서를 이용한 전형적인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정책입니다. 또 CCTV를 많이 설치하고, 전자발찌를 오랫동안 부착하겠다고 하지요. 하나같이 겁을 주는 정책들입니다.

성폭력 예방대책, 철저한 사후관리부터 시작하라!

외국에서는 강력한 처벌과 동시에 철저한 교육과 치료가 늘 병행되고 있습니다. 실제 캐나다는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보는 인지행동교정치료 등 여러 치료와 교육의 결과 성범죄 재범률이 25%에서 15%대로 감소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역시 인지행동치료 실시 후 8년간의 재범률 수집 결과 14.9%의 재범감소효과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하였지요. 뉴질랜드에서도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재범률이 3.2%에 불과하다는(불참자는 15-20%사이)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성폭력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예방책이 되지는 못합니다. 성폭력은 크게 볼 때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를 변화시키고, 가깝게 볼 때 성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예방해 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즉, 철저한 사후관리가 곧 예방책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요약정리

지금 우리 사회의 성범죄가 매우 심각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차분한 논의와 근본적인 대책수립 즉, 성차별적 사회구조나 우리 아이들의 돌봄사각지대 등에 대한 시정, 아이들은 물론 성인에 대한 철저한 성교육 실시, 성범죄자에 대한 근본적인 맨 투 맨 진료 및 진단과 교육 및 치료 실시 등은 참으로 미약합니다. 그에 비해 국민의 정서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정치인들은 참 활발하지요.

그러나 겁을 준다하여 성범죄자
들이 범행을 멈추지는 않습니다. 성범죄는 일종의 '정신병'을 앓고 있거나 지독한 마초근성 또는 왜곡된 성의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재범을 막고자 한다면, 이들이 성범죄자가 되게 된 그 이유를 찾아보고, 철저한 사후관리에 들어가야만 합니다. 재범률이 유난히 높은 성범죄의 특성상 철저한 사후관리가 곧 예방책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추천은 블로거에게 힘이 됩니다. 손가락 버튼 한방 눌러주는 센스 ^^

,

요즘 한창 학교를 다니며 교육 중입니다. 그 동안 꾸준히 성교육 관련 글을 연재하기도 했고, 방송도 출연하고 했더니 자주 연락이 오고 있는 상황인 거지요. 하지만 많은 학교를 다니다보니 안타까운 경우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첫번째는 여전히 학교마다 출입자 관리가 참 소홀하다는 겁니다. 작년까지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문제로 사회가 매우 시끄러웠지요. 이에 교과부는 여러 정책을 내놓았고, 그 중에 하나가 학교내 출입자에 관한 것입니다. 학교를 방문하는 외부인은 모두 체크를 하겠다는 거지요. 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매우 형식적이란 데 있습니다.

지금 경기도권 내 대개의 학교는 학교 행정실에 들러 방문록을 쓰고, 방문증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자가 이럴 것이냐는 거지요. 실제 저는 일부러 학교를 방문하며 행정실을 방문하지 않고 다녀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차례 이렇게 해봤지만 저는 단 한번의 제재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두번째는 여전히 너무 형식적인 교육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강당에 수백명 또는 천여명 이상의 학생을 몰아넣고 진행하는 방식의 교육입니다. 현재 각 학교는 1년에 반드시 몇 시간 이상은 성교육을 하게 되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이렇게 형식적으로 진행을 한다는 겝니다.

이래서는 거의 효과가 없지요. 저처럼 강의를 많이 뛰는 사람도 엄청나게 넓게 퍼진 강당에 마구 울려대는 마이크를 쓰며 40-50분짜리 교육을 하면 집중을 제대로 끌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도 이런 경우를 경험해 굉장히 난감했더랬지요.

또 다른 형식적인 교육의 예는 학교에서 먼저 나서서 교육의 내용을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학생이 있을 수도 있지요. 이 학생들이 아무것도 모르다가 성교육을 받고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너무 모르는 처사이지요. 선생님께서 먼저 이런 이상적인 생각을 버리셔야 제대로된 성교육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학교의 사정을 사전에 강사님과 충분히 공유한 후 적절히 조절해야할 문제입니다. 다만, 전문강사가 간다는 것은 학교에서 해주지 못하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니 수위를 너무 평범하거나 낮게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교장 선생님이나 보건 선생님이 너무도 평범한 얘기만을 해주기를 원한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번째는 선생님들께서 너무 관심을 안 두신다는 것입니다. 제가 한 반을 맡아 들어가거나 강당 교육을 하게 되면 선생님들께서 거의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냥 반을 나가버리거나 강당 제일 뒤에 앉아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선생님들께서 꼭 이러셔야 하는 지 의문입니다.

전문강사가 일부러 오는 시간들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전문'이란 타이틀을 붙이기 참 곤란한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만 어쨌든 선생님께서도 함께 수업에 참여하시어 학생들의 참여도 독려하시고, 또 함께 공부도 하셔야 하는게 좀 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런지요. 여기에 덧붙여 과연 이 강사가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얘기를 해주는가 검증도 하고 말이지요.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교장-교감 선생님의 참여입니다. 아쉽게도 현실적으로 교직원끼리의 성희롱 가해자 중에는 교장-교감 선생님이 참 많으십니다. 또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이분들께서 책임을 지셔야하는 막중한 위치에 계십니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서 교육을 하면 이분들은 늘 빠지신다는 거지요. 저는 그 동안 수많은 학교 교직원 성희롱, 성매매 예방교육을 했지만 교장-교감 선생님께서 들어오신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한다는 건 참으로 중요합니다. 모든 부모님이 성폭력 예방전문가가 될 수도 없는 것이고, 이것 때문에 학원을 보낼 수도 없는 형편임에 반해 세상은 매우 복잡하고,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교내 성교육은 '티내기'나 '형식적'인 것이여서는 안 됩니다. 정말 단 한번의 수업이라도 성의 있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책임있는 위치에 계신 교장-교감 선생님께서 더욱 관심을 갖어 주셔야 그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의 수준이 올라 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인터넷 정보는 풍부한만큼 양질의 것을 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해당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가장 우선 청취하며 삶에 적용시켜 나가야지 막무가내로 선택하면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그것이 내 생명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번에 화제가 되었던 '성폭행 피하는 방법'이 정확히 이런 케이스입니다. 제가 해당글에서 제시된 16가지의 방법을 검토한 결과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16개 방법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긍정적인 점이 있는지 설명하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바쁘시면 하단의 녹색부분만 읽으세요~)

16개 방법의 허와 실

1)성폭행범들은 헤어스타일을 보고 표적을 잡았습니다. 그들은 포니테일이나 생머리처럼 붙잡기에 쉬운 헤어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여자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 여자들은 보통 표적이 되지 않았습니다.

-->성폭행범들은 헤어스타일을 보고 표적을 잡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범죄자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을 저지르는 '아는 사람'들입니다. 짧은 머리라 하여 표적이 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2) 성폭행범들이 두번째로 눈여겨 본 것은 옷이었습니다. 그들은 벗기기 쉬운 옷을 입은 여성을 찾았습니다. 많은 성폭행범들은 옷을 찢기 위해 가위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만약 벗기기 쉬운 옷을 입은 여성이 더 위험하다면 노출이 심한 여름이 겨울보다 성범죄가 많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발생률이 비슷합니다. 또 이 의견은 성범죄자들의 1번과 같은 특징을 간과한 것으로 성폭행이 단순히 "성욕"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란 오해를 사게 합니다.

3)그들은 또한 걸으면서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거나 가방을 뒤지는 것처럼 다른 일을 하는 여성을 찾았는데, 그들은 보호받고 있지 않고 쉽게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항상 긴장하며 살 수는 없지요. 그러나 성폭행은 주로 혼자 있을 때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참조는 할만한 지적입니다.

4) 대부분의 성폭행범들은 이른 아침에 공격과 성폭행을 자행했습니다. 새벽 5시부터 8시30분 사이에 말입니다.

-->이는 완전히 사실과 다릅니다. 앞서 성폭행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가 대부분이라 하였지요. 그래서 아동 성폭행범과 성인 대상 성폭행은 발생시간도 다릅니다. 아동은 학교 생활시간과 연관하여 오후 시간에 주로 일어나고 성인은 퇴근시간이나 귀가 시간에 맞춰 주로 일어납니다. 

5) 여성들이 가장 많이 공격받은 장소는 식료품점 주차장이었습니다. 두번째는 공공 주차장이었습니다. 세번째는 화장실이었습니다.

-->이건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료인지 모르겠습니다. 성범죄는 늘 생활반경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가장 빈번하게 성폭행이 일어나는 곳은 원룸이나 아파트 등이 더 많고, 학생의 경우 성추행과 성희롱을 포함했을 경우 1위가 학교입니다.

6) 성폭행범들은 여자를 붙잡은 뒤 두려움 없이 성폭행할수 있는 다른 장소로 재빨리 여자를 옮겼습니다. -->이건 그 때 그 때 다릅니다. Case by Case라고나 할까요.

7) 성폭행범 중 무기소지자는 2%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폭행범의 형량은 3~5년이지만 무기를 소지한 성폭행범은 15~20년 형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이렇게 확정짓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요즘 보도되는 것들을 보면 흉기로 위협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대부분 흉기로 위협하게 됩니다.

8) 만약 당신이 그들과 싸움을 한다면, 그들은 의욕을 상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당신을 성폭행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1-2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극적 저항은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에 강한 저항을 하며 맞서 싸우게 되면 성폭행을 피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가해자가 맨손일 경우). 그런데 중요한 건 이게 일정 시점을 넘어가면 굉장히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개 성폭행은 강한 구타를 동반합니다. 또 이 때 비명을 너무 크게 지르다보면 범죄자들이 당황하여 입을 막으려다 질식사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강한 저항을 하는 게 맞고, 만약 강한 구타가 동반되며 입을 막으려 시도하기 시작하면 침착하게 상황을 풀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9) 성폭행범들은 우산이나, 아니면 여자가 그와 비슷한 것을 손에 들고 있을 경우에 그 여자를 표적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열쇠는 방어물이 될 수 없는데, 왜냐하면 그것을 성폭행범들에게 사용하려면 가까이 다가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점은 성폭행범들에게 당신을 성폭행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확신시키라는 것입니다.

-->첫번째 문장의 경우 쉽게 확정지을 수 없습니다. 무엇을 들고 있느냐는 성폭행 예방의 절대적 방법이 되지 않습니다. 그 다음 문장은 번역이 잘 못 된 것 같군요. 이해가 잘...-_-;;

10) 몇 가지 방어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길이나 차고에서 당신을 따라오거나, 계단이나 엘리베이터에 단둘이 있게 된다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시간이 얼마나 되었느냐와 같은 질문을 하십시오. 아니면 간단한 대화를 하십시오. “밖에 너무 추워요” “날씨가 너무 안 좋은데요?” 이제 당신은 그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고, 용의자열에서 그를 구분해낼 수 있습니다. 당신은 표적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이건 좋은 방법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1) 만약 누군가가 당신을 따라오고 있다면, 가드를 올리고(...맞는 표현인가) 그만해! 물러나! 라고 소리치십시오. 대부분의 성폭행범들은 여자가 소리를 지르거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에 여자를 놓아두고 떠나갔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손쉬운 상대를 찾고 있습니다.

-
->적극적 저항은 앞서 말씀드렸듯 매우 중요합니다. 또 마지막 문장에서 표현된 것처럼 성범죄자들은 늘 손쉬운 상대를 고르곤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성폭행은 "성욕"의 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범죄입니다.

12) 만약 당신이 후추 스프레이(호신용 스프레이)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후추 스프레이가 있어! 라고 소리치고 그것을 꺼내서 위협하십시오.

-->예, 좋습니다. 만약 이런 무기가 있다면 120%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문제는 위기 상황 때 이걸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 입니다. 만약 이런 무기가 있으시다면 평소 사용법을 몸에 익숙할만큼 숙지할 수 있도록 훈련해가는 게 중요합니다.

13) 만약 누군가가 당신을 붙잡는다면, 당신은 그를 공격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를 압도해 낼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뒤에서 허리를 붙잡혔다면, 성폭행범의 팔안쪽이나 넓적다리 안쪽을 아주아주아주 강하게 꼬집으십시오. 한 여성은 데이트 중에 성폭행을 하려는 남성에게 꼬집기를 사용해서 그의 피부를 뚫고 근섬유를 찢었습니다. 그는 피부를 꿰매야 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그러한 부위를 참을수 있는 한도까지 힘껏 꼬집어보세요. 굉장히 아픕니다.

-->이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적극적으로 저항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강한 구타를 동반하며 비명을 막으려 당신의 입을 막으려 시도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는 전략이 달라져야 합니다.

1
4) 최초의 공격이 있은 후에는 계속 사타구니를 공격하십시오. 남성의 중요 부위를 공격할 경우 그것은 끔찍한 고통을 줍니다. 당신은 성폭행범을 화내게 한다면 그가 화나서 당신을 더 거칠게 다룰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성폭행범들이 이야기한 바에 따르면 그들은 별 어려움 없이 요리할 수 있는 여자를 원했습니다. 그는 도망칠 것입니다.

-->좋은 방법입니다. 성폭행시 피해자가 사망하게 되는 것은 성폭행범이 화가 나서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질식에 의한 사망이 있으나 이는 화가 난 것과는 상관없습니다.

15) 성폭행범이 당신에게 손을 댔다면, 그의 첫번째 두 손가락을 잡고 가능한한 뒤로 당긴 다음 가능한한 강하게 누르십시오. 무지무지 아픕니다.

 
-->호신술이군요 ^^

16) 자주 듣는 이야기들 또한 덧붙입니다. 항상 주위를 경계하십시오. 가능한한 누군가와 같이 다니십시오. 그리고 어떤 이상한 행동이라도 본다면 본능적으로 경계하십시오! 가끔 바보가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만약 그가 정말로 성폭행범이라면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

-->항상 긴장하며 살라는 것은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성폭행 대처시 중요한 건 머리속으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 있지만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비명조차 지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직접 경험해보시면 매우 무섭고, 목소리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평소 자신감있고, 적극적인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또 언제든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을 해보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가 인공호흡 같은 것도 매일 연습하지는 않지만 일년에 두세차례 반복 연습해보면 위기 상황시 무섭고, 떨리기는 해도 시도할 수 있지요. 비슷한 원리입니다.


총정리(시간 없으신 분은 아래만 읽으셔도 됩니다)

성폭행은 "성욕" 등에 의해 우연하게 일어나 어떤 스타일의 여자가 많이 당하고 마는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이 아는 사람이 가해자이고, 치밀하고도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들은 성폭행시 오는 폭력과 지배와 통제 등의 흥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손쉬운 상대를 고르는 특징이 있습니다.

성폭행은 단계에 따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일단 성폭행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초기에는 매우 강한 저항이 필요합니다. 강하고도 독한 맘이 필요합니다. 실제 상황에 노출되면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맘자체를 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명을 강하게 지르며 저항하다보면 가해자가 심한 구타와 함께 입을 막으려다 질식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심한 구타와 입막기를 시도하기 시작하면 이 때부터 전략이 달라져야 합니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임을 명심하셔야 한다는 거지요. 살아야만 범인도 잡을 수 있고, 또 다른 피해자를 예방하거나 도울 수 있습니다.


끝으로 늘 긴장하며 사는 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실제 상황에 노출되면 '생각'자체를 하기가 쉽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위기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습관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해자를 때려 눕히겠다는 것도 좋으나 상황을 모면하고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몇 몇 방법을 일년에 몇 회만 반복적으로 연습해도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친족간 성폭력 문제에 있어 국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이상론에 가깝지요.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도 약 30분에 1명 꼴로 성폭력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는 게 현실이란 점입니다. 장기정책을 한편으로 당장 시급한 정책이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 이 글은 세가지 사항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결론에 이르러 정부의 분발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1.성희롱 예방교육을 정말 알차고, 확실하게 진행하라 

친족간 성폭력 문제의 가장 큰 가해자는 계부 또는 친부, 양부입니다. 작년 성폭력 상담소의 통계에 따르면 무려 70.3%를 이들 아버지가 차지했습니다. 충격적이지만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린 이 문제를 충격과 달리 반성하고, 예방책을 학습해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물론 모든 부모를 잠재적 성범죄자로 상정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리의 성폭력에 대한 인지수준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가끔 제가 이런 주장을 하면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 반문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미 우리는 충분히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습니다. 

가령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만 제대로 시행해도 우리의 성감수성이나 인지력은 훨씬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교육은 형식적이거나 아예 진행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전문강사를 통해 '알찬 교육'을 진행할 수만 있다면 건강한 직장문화를 만들고, 젠더감수성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매우 좋은 제도를 그냥 묵히는 꼴입니다.

2.친족간 성폭력 문제 처리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올해 7월 친부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한 아이의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다행이 신고가 이뤄졌고, 아이의 치료도 이뤄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검찰의 사건지휘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가해자인 아버지에게 '성매수' 혐의가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법리적으로는 이런 적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성매수란 돈을 주고 성구매를 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성폭행 피해자인 이 소녀는 단돈 2만원에 자신의 성을 아버지에게 팔아버린 어처구니 없는 논리가 성립되고 맙니다. 

친족간 성폭력 문제는 피해자녀에게 끼치는 충격을 고려할 때 엄격하고 분명한 처리가 필요합니다. 이들은 부모 자식이란 관계 이전에 명백한 성폭행 범죄자입니다. 특히, 친족간 성폭력 가해자들은 이 관계성을 이용해 끊임없이 재접근 해오는 특징을 보이므로 반드시 피해자와 물리적으로 떨어뜨리고, 친권을 상실시키는 등의 사후 대책까지 적용하는 분명함이 필요합니다.

3.피해자녀의 생활지원과 학습권 보장이 절실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자녀의 성폭행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이라도 수많은 경우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한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장으로서의 아버지가 없으면 그 가족이 더 이상 먹고 살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지난 04년 친부에 의해 임신과 출산, 낙태를 반복했던 여고생이 아버지를 도저히 신고할 수가 없었으나 여동생이 또 다시 임신한 것을 보고 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때 이 여고생은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마저 감옥에 가면 미성년자인 우리 자매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다고 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국가의 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친부에 의한 성폭행을 확인하고 이혼을 결심한 여성과 자녀가 있다면 이들의 삶이 안정(예 : 취직)될 때까지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나 경제적 지원, 일자리 알선 등이 절실합니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지옥과 같은 삶을 반복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미성년자 자녀의 경우 학업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성폭행 중에서도 아버지에 의한 범죄는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으로 일단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교육 수혜의 권리가 있고, 사건의 피해자인 이들에게 국가는 이를 보장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사건의 피해자인 것도 억울한데 교육에서조차 소외된다면 이들의 삶은 도대체 누가 보상해줄수 있을런지요.

정리하며

지금까지 저는 친족간 성폭력 예방과 처리를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을 제시하였습니다. 국가는 성인 대상 성교육 체계를 잡아야 합니다. 또한 가해자 처리를 보다 엄격하고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끝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해주고, 미성년 자녀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 친족간 성폭력 문제는 더 이상 가정 문제나 일부 몰지각한 변태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병리학적 현상으로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 문제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에 공감하시면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 주세요~ 


,


[이 글은 제가 또 다시 보도된 친부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접하면서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를 위해 총 2회에 걸쳐 기획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인면수심이란 말도 부족하다.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친족 성폭력 특히, 친부에 의한 성폭력은 어떤 수사를 붙여도 설명하기 힘든 당혹감과 충격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번에 보도된 내용은 큰 아버지와 친부에 의해 성폭행 당한 한 소녀에 관한 기사였다. 이 소녀는 지나 2007년 12살 때부터 큰 아버지에 의해 반복적으로 성폭행 당하고, 2009년 친아버지에 의해서도 또 다시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다.(관련기사 : 잔혹한 가족....)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이수정은(경기대 범죄심리학) 잘못된 성의식을 갖고 성장한 사람이 부모가 되는 "어른 아이"의 등장도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 지적한다. 정정희는(친족 성폭력 상담소 열림터 원장) 사소한 스킨쉽부터 시작되는 성폭행의 경로를 설명하기도 한다. 스킨쉽이 습관화 되다보니 과도하게 지나치고 이것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성폭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면 일리가 있으나 여기에는 가해자와 사회와의 관계성을 밝히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가 보기에 이 문제는 가해자의 심리상태와 사회적 문제가 겹쳐진 현상으로 다음의 두가지를 반드시 언급해야만 이해가능하다.

1)우선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성폭력"이란 성욕 따위의 문제라기보다 "성"을 매개로 한 "폭력" 현상이란 것이다. 즉, 이는 자신의 분노와 통제, 지배의 욕구가 성욕이란 가면을 쓰고 표출된 것으로 가해자들은 폭력의 행사와 지배에서 오는 흥분을 성적 쾌락과 혼동하고 있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가해자들은 대개 성인 여성 또는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 때 자신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비밀을 유지가 가능한 그리고 지속적인 가해를 할 수 있는 딸을 선택하게 된다는 원리이다. 

2)여기서 좀 더 들어가면 자본주의 발전에 따른 가정의 축소, 해체의 가속화를 지적할 수 있다. 과거 대가족 아니 4인 가족만해도 가정내에서 성폭력을 감시하는 기능이 균형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가정의 역할이 축소되고, 해체되면서 이 기능이 현저하게 약화되었다. 여기에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른 개인의 고립의 가속화는 심리적인 편집증상을 일으키게 되고(성균관대 박승희 교수), 정상적인 판단이 서지 않게 되는 데, 이런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특징이 복합적으로 얽혀져 나오는 병리적 현상이 바로 친족 성폭력이란 얘기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는 정답이긴 하나 현실성이 없다. 이는 당장 가정에서 시작해야할 일과 국가가 나서야 할일로 나뉘게 된다. 오늘은 우선 가정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안을 살펴보기로 하자.

1.부모님도 성교육을 받으셔야 한다.

아이들은 어린이집부터 시작해 초중고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들은 전혀 교육 받지 않고 있다. 그나마 법제화 되어 있는 성희롱 예방교육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성폭력과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지식으로 아는 것을 넘어 삶의 양태가 달라져야 할 문제이기에 하루 이틀 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관련글 : 아동 성폭력 부모부터...)

2.야동과 성매매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사실 야동이 성폭력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동 중독에 빠지게 되면 약간 얘기가 달라진다. 야동 중독은 여성의 몸을 객체화 시키고, 그들의 인격을 배제시키게 한다. 또한 현실에 대한 곡해가 일어나고 현실에서 실천해보고 싶은 충동을 만든다. 성매매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따라서 이 둘은 일단 무조건 정리해야 한다. (관련글 : 밤마다 야동보는 남편 아내의 반응은? ,10대 여성은 왜 성매매를 할 수 밖에 없었나)

3.아이의 의사 존중은 성폭력 예방의 첫 걸음이다.

내가 억지로 아이를 통제하거나 윽박지르려들면 오히려 아이는 거세게 저항하게 되고, 대화는 단절되며, 자녀에 대한 분노는 더욱 쌓여만 가게 된다. 동시에 아이는 상처가 생기게 되고, 현실에 대한 원망과 자존감의 추락이 생기게 된다. 존중 받는 아이가 자존감이 생김을 기억해야 한다. 자존감은 기타 여러 성폭력 유형에 있어서도 예방의 첫 걸음이 된다. 가정에서부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정리하며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이다. 필자 역시 성교육 전문가로서 다양한 교육활동과 관련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며 한계를 토로하게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이 노력을 멈출 수 없는 것은 내가 하는 작은 날개짓이 태풍과 같은 위력을 내게 될 것이고, 누군지 피해를 입을지 모를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민주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건강한 성의식을 갖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듯 하지만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1편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내일 2편에서는 친족간 성폭력 예방을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을 기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어제 보도된 대전 장애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접하며 당황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성범죄 자체가 지닌 충격의 크기도 그렇지만 사건 처리 과정에 있어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입니다. 오늘 저는 그 중 대표적인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이 글을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1.미성년자는 무조건 봐줘야하나?

미성년자임을 고려하면 무조건 처벌하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저는 가해 학생 16명을 구속시키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잘못 또는 죄에 대한 분명한 지적과 처우는 있어야 합니다. 미성년자란 점이 이런 의도적이고, 고약한 범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교육의 측면에서도 좋은 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잘못에 대한 용서나 이해 같은 처우는 그 전에 반성과 회개가 있을 때 나오는 것이지요. 가해자들은 아무 반응이 없는 데, 왜 먼저 용서하고 봐줘야 하나요. 저는 이 학생들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학교를 나갔다는 기사를 보며 피해 여중생과 가족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더욱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2.강하게 저항하지 않으면 전적으로 동의한 것인가?

집에 도둑이 들었다 칩시다.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도둑이 우리 집 물건을 다 가져가도 된다는 뜻이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지요. 아무말이 없었다하여 "동의'라 여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남학생 여러 명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어 겁을 먹게 되면 있던 힘도 없게 되고, 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피해자는 지적 장애가 있는 여중생입니다. 이들의 '장애'란 것을 인정하는 까닭은 상황 판단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여학생이 거센 저항을 하지 않았다하여 마치 이 가해 학생들에게 동의 또는 합의했었다는 듯 판단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경찰의 성의식이 정말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3.폭력이 없었으면 강압적인 게 아니란 말인가?

위에서 얘기했던 도둑 얘기 한번 더 하겠습니다. 집에 침입한 그 도둑을 보면 일단 어떤 느낌이 들까요? 굳이 칼을 들이대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아도 분위기 자체 또는 그 상황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 사건도 비슷한 것이지요. 이 피해 여중생은 그 상황과 분위기 자체가 이미 강압적이고, 두렵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더욱이 폭력의 수반여부는 가해학생들의 의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 그 죄질이 너무도 고약하기 때문이지요. 한달여에 걸쳐 이 여학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집단적으로 성폭행을 했다는 것은 매우 의도적이고, 질이 나쁨을 의미합니다.

정리하며

경찰의 사건처리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가해학생들을 불구속 처리한 근거를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가해자의 저항여부나 가해학생들의 폭력수반 여부는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가해학생들의 경우 구속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잘못에 대한 분명한 지적과 교육은 있어야 합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은 하루하루가 너무도 힘들 것인 데, 가해자들은 아무일 없다는 듯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 학생 또는 어린이 관련기관에서는 성폭력 예방교육이 의무화내지는 의무화 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조두순 사건을 보면 알 수 있듯 성폭력 특히, 아동성폭력 문제는 그 대상이 어린이란 점에서 매우 잔인하기 때문에 예방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존의 교육방식에 늘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아래의 영상을 한번 보실까요.

현재 우리 나라 아동성폭력 교육은 주로 "안돼요" "하지마" 교육이 대부분입니다. 예, 이 교육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밝힐 줄 아는 것이 성폭력 예방의 시작입니다. 또한 성폭력이란 성희롱, 성추행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와 강도가 다양하므로 이 교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허나 문제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 닥쳤을 때 어린이는 성인 가해자에게 아무런 저항도 할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극단적인 상황 즉, 어린이의 격렬한 저항을 막으려다 숨지게 하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작년 일산에서는 한 어린이를 납치하려는 범인의 모습이 CCTV에 생생하게 잡힌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성인 가해자는 피해 어린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며 끌고 가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 남자어른이라도 복부에 강력한 킥을 수차례 가하면 쉽게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어린이는 어떨까요.



사실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은 어린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절실한 것입니다. 어린이도 교육을 해야하지만 어른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서는 우선 성적자기결정권의 소중함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대원칙을 새기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자녀를 지키는 여러 기술적인 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현실은 전자를 빼먹거나, 반대로 진행되고 있음)


이는 예비군, 부녀회, 학교운영위 등 성인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진행해야 합니다. 아동성폭력이 꾸준히 증가(09년 12월 여성부 자료에 따르면 05-08년 사이 무려 73%증가)하는 것이 그 첫째 이유이고, 최근에는 남자 어린이의 피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 그 둘째 이유입니다.

어린이는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어른과 이 사회는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온전히 양육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동 성폭력 예방교육의 방향은 어른을 우선으로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어떻게 어린이의 인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타인의 그것 역시 존중할 줄 아는 것이 핵심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 후 기술적인 방식의 습득을 통해 현실적용을 온전히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