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치킨 한마리를 먹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 돈 내고 사먹은 건 아니구요 ㅡ.ㅡ;;; 처형이 한마리 사주셔서 저희 가족이 먹게 된 것이었습니다. 딸아이가 워낙 좋아하다보니 늦은 시간임에도 방방 뛰더라구요.
온 가족이 모여 앉으니 딸아이가 '아빠~아빠도 이거 먹어~' 라며 날개를 집어 주더라구요. 속으로 '하하, 이 녀석 다컸네~' 싶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딸아이가 자신이 먹던 치킨 조각을 내려 놓는 게 아닙니까. 그러면서 이제 다 먹었으니 다른 걸 먹겠다 합니다.
당연히 저는 '건희야, 아직 많이 남았네~다 먹고 다른 거 먹어' 라고 하였지요. 그러나 이 녀석 눈에는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아니에요. 건희, 다 먹었어요~' 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자, 건희 아빠 먹는 거 보세요~' 라며 뼈있는 데까지 깨끗하게 발라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후후, 이 녀석. 그 때야 고기를 깨끗하게 먹어야 하는 걸 알았나 봅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엄마나 제가 발라주곤 했던 탓에 배우질 못했던 거지요.
문득 딸아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네 삶도 비슷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요. 저도 고기의 겉만 먹고, 속을 볼 줄 모르던 딸아이처럼 어떤 일이 있을 때 그 현상만 보고 그 이면에 담긴 함의를 놓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자기 자신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지요.
이번 한주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은 물론 스스로의 내면을 한번 더 살펴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들의 마음에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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