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과실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가해자 과실 100%, 둘째는 쌍방과실(과실비율은 다름), 셋째는 내가 과실 100% 일때 입니다. 대개 중과실 사고가 아닌 이상 첫째와 셋째보다는 두번째 경우가 많지요. 과실비율만 다를 뿐 대부분 다 쌍방과실이란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치가 있습니다. 바로 내게 오는 분노 흥분이 그렇습니다.

가령 한 여름에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쳐봅시다. 우리는 갑작스런 비를 맞으며 "아~오늘 되게 재수 없네" 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늘을 욕하거나 땅에 침을 뱉지요. 하지만 돌아보면 하늘은 하늘의 일을 한거고, 문제는 이를 흥분하며 반응한 내게 있습니다. 괜히 아무 죄 없는 땅은 침을 맞게 된 것이고 말이지요. 

또 다른 예로 옆집에서 너무 시끄럽게 한다 쳐봅시다. 도저히 쉬지 못하고, 잠을 못 잘 정도로 시끄럽다 해봅시다. 자, 그러면 이 때 괴로운 건 누구입니까?  잘못은 저 시끄러운 사람이 하고 있는 데, 정작 피해를 당하는 내가 괴롭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끄럽다" 는 사실에 "괴롭고, 짜증난다" 는 내 느낌이 내 마음을 놓치게 한 것입니다.

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툼 때문에 흥분이 일어날까요? 과연 이게 꼭 상대방이 잘못해서일까요? 아니지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입니다. 설사 상대가 문제를 일으켰다해도 내가 여기에 장단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해를 주는 행위 즉, 사실이 있었다면 이 사실을 사실적으로 풀지 못하고, 내 느낌이 이에 반응하며 흥분하고, 분노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데 누명을 쓰거나 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 보십시다. 과연 나는 이 억울한 감정으로 계속 힘들어해야하는 걸까요. 잘못한 사람은 저기 있는 데, 왜 내가 고생해야하는 걸까요.

내 마음의 흐름을 잘 잡아야 하는 이유가 이런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사실을 보며 내 마음의 흐름을 잡아야 괜히 억울하게 분노하고,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아예 상대나 사건에 반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회피하고, 도망치란 게 아닙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내 마음을 놓치고, 분노하며 흥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사실로써 인식하여 사실로써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너무 바빠서 여유가 없고 정신 없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나를 여유 없고, 정신 없이 몰아치기 때문에 여유가 없고, 정신이 없는 것입니다. 바쁘면 좀 더 빠르게 일처리를 해가야지 정신 없어 한다고 일이 빨리 해결되진 않습니다. 사실과 감정의 구분은 마음을 잡아가는 훈련의 첫걸음입니다.

오늘 이 글이 독자님의 삶을 더욱 여유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평안한 휴일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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