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연히 내가 갑상선암 학회 사례 발표 대상이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초기 전이상태, 수술 난도, 40대 남성으로서는 드문 케이스, 건강한 현재 예후 때문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듣고 불쾌한 마음은 커녕 기쁘고, 감사한 생각마저 들었다. 훌륭한 의료진을 만난 것, 많은 분들의 기도를 받고(극한의 상황에 이르니 몸으로 기도의 기운이 느껴짐), 또 수많은 도움의 손길에..우연히 만난 재밌는 운동까지!
사실 여전히 나도 내가 겪은 암이 믿겨지지 않는다. 내게 이런 병이 생긴 것도, 상태가 이렇게까지 안 좋았던 것도, 힘겨운 회복과정이나 지금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모든 낯선 순간들까지.
그러나 이 낯섦이 감사한 것은 내가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과 그렇지 아니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겸손함이 생겼고, 지금 사는 삶은 주님의 은혜와 많은 분들 덕에 덤으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몸이 내는 소리를 듣고, 마음도 의식해 가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나비처럼, 움직이는 구름과 흐르는 물처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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