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아끼며 타던 차를 팔게 되었습니다. 참 마음이 씁쓸합니다. 아니요 '쓸쓸'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 상에 매물로 올라온 녀석을 차마 볼 수 없더군요. 또 마음 한구석이 텅~비어 버린 것만 같습니다.
사실 이 녀석을 사는 데는 여러 고민이 있었습니다. 일단 우리 가정형편에 신차를 구입하는 게 괜찮은 건지..그 전에 타던 차도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는 데, 꼭 폐차를 해서 세금 혜택을 봐야 하는 건지..등등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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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둘째를 낳고, 새 집으로 이사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의미가 더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예전차는 먼지를 걸러주는 향균필터가 없다보니 큰 애가 천식에 걸릴 뻔 하는 등 문제가 있었던 것도 주요한 이유였습니다.
이렇게 구입한 녀석에게 참 많은 정을 주었습니다. 우선 구입하자마자 언더코팅을 해주었지요. 언더코팅을 해주면 차량 부식을 방지해주고, 노면소음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가격은 좀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해줄만한 일이지요. 또 한 겨울에는 하부세차부터 실내세차까지도 늘 신경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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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열차단 썬팅을 해주었습니다. 열차단 썬팅 역시 가격 부담은 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낳은 둘째 아기와 큰 아이, 아내를 위해서 이 정도는 투자할 만했습니다. 실제 작년 여름은 정말 많은 효과를 보았더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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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꾸준한 100% 합성유 관리를 해주곤 하였습니다. 과거 저는 광유만을 쓰고, 플러싱 한번 해주지 않던 차량의 엔진을 직접 본 일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는 휴~말도 마십시오. 5천킬로마다 주기적으로 교환했다하지만 광유의 특성상 카본 슬러지가 끼는 걸 막을 수는 없더군요. 그래서 꾸준히 저는 100%합성유만 사용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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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차량의 상태는 늘 최상이었습니다. 새로 낳은 둘째 아가가 편히 잠들 수 있을만큼 안락했습니다. 아내는 히팅 시트를 매우 좋아했구요. 큰 아이는 차를 계속타도 천식 걸릴 걱정이 없었습니다. 저는 뛰어난 연비(시내13킬로, 고속도로 15킬로 이상)가 매우 맘에 들었고, 차량의 성능도 참 만족했더랬습니다.
그러니 더욱 쓸쓸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겁니다. 이번에 차량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제 유학문제와 경제적인 부담이었습니다. 제가 내년 후반쯤 유학을 가게 되면 수동차량을 아내가 몰기에 도심환경이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또 매월 내야하는 할부금 부담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말하자면 자의보다 타의가 좀 더 많은 이유를 차지한다고나 할까요..
이번에 저는 02년식 쏘렌토를 중고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늘 수동차량만 주장하던 저였지만 제가 떠난 후 아이들과 좀 안전하고, 넉넉한 공간을 활용하라는 의미에서 선택한 차종입니다. 지금 며칠 정도 타본 결과는 만족반, 불만반입니다. 확실히 연비는 기대하기 어렵구요(오토에 중량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결과). 그러나 생각보다 쾌적한 주행감과 넓은 공간은 맘에 듭니다. 아내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네요.
그래도 그 동안 많은 정을 들여왔던 녀석만 할까요..물론 새로산 쏘렝이도 많은 공을 들이며 타겠지만 먼저 보낸 녀석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차를 그냥 자동차가 아닌 '애마'라고 하는 건가 봅니다. 흐, 녀석도 저와 같은 마음일까요. 원피스를 보면 주인의 사랑을 많이 받은 배에는 요정이 깃든다 하던데...ㅠ.ㅜ
http://www.encar.com/dc/dc_cardetailview.do?carid=6574138&pageid=dc_carche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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