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6kg
암 투병 이후 2년 반만에 보는 숫자이다. 그간 주짓수를 주2~3회 90분씩, 다른 날은 헬스장을 가거나 산을 타며 운동을 했지만 감량이 되지 않았다. 여기에 골밀도가 떨어지며 6~70대의 뼈상태까지 악화 되었다.
급기야 지난 4월에는 중대한 진단을 하나 더 받게 되었는데, 나는 물론 의사조차 믿기 어려워 3회에 걸쳐 상담, 검사를 진행하며 세브란스에서까지 진단이 나오게 되었다. 암 투병 이후 생긴 각종 합병증과 약물 부작용 때문에 생긴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깊은 절망의 시간을 보내며 미친 듯이 살길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현대의학은 원인조차 설명을 못했고, 당연히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대체의학은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그리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주 우연하게 기능의학을 만나게 되었다. 이것은 현대의학의 한계를 경험한 의사들이 연구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실낱 같은 희망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치 벼랑 끝에서 살 길을 찾고, 대형트럭이 바로 눈 앞에서 멈춘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매일 몇 시간씩 시간을 내어 수백편의 강의를 들었다. 전문가의 노하우가 집약된 강의를 보며 계속 공부하니 순식간에 눈이 뜨였다. 심지어 아이들의 이해하기 어려웠던 말과 행동도 대강의 이해가 되었다.
처음 암 판정을 받고 마음이 무너짐을 경험하고, 이제 또 비슷한 길을 가게 되었지만....아이들을 더 깊이 만날 수 있게 되고, 이 녀석들이 건강히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줄 수 있게 되니....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방식이 영육을 살고 죽이는구나....를 깊이 체감하게 되니
'아, 이래서 하나님이 내게 시련을 또 주셨구나....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실수가 없고, 내가 측량 못할 계획이 있으시겠지....그냥 주님만 더 굳게 믿으면 될 것을....' 하는 깨달음과 은혜를 느끼게 된다.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약 40여일이 지난 지금의 내 상태는 여전히 별로이다. 이번 달에만 고가의 중요 검사를 3회 더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내 마음은 두 달 전과 아주 다르다. 몸도 아주 미세한 변화가 감지되어 더 투지를 불타게 한다. 6개월 후 나는 감량도 성공하고, 건강지표가 최소한 악화되진 않게 하거나 호전되어 있을 것이다.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시편 37: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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