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에서 현대차는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디든 칭찬보다 비판과 비난이 더 많아 보입니다. 심지어 제조사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끝내고 이제는 아예 수입차를 사겠다는 사람도 꽤 있어 보입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열거하자면 우선 내수용과 외수용의 품질차이, 많이 부족한 서비스, 회사의 고압적 자세, 말도 안되게 올려대는 차량가격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현실을 보면 현대차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여전히 국내시장은 현대차의 선두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기아차의 점유율까지 합하면 이건 적수가 없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이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오늘 이 점을 간략하게 밝혀보며 비판적 소비습관을 기르고, 현대차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합니다.
 
1.매력적인 할인사양

가격을 터무니 없이 올린 현대차입니다. 그러고는 할인사양을 많이 둡니다. 심지어 저희는 둘째를 임신했다고 할인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할인을 많이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사실상 저는 이게 기만전술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는 가격을 곧 그 제품의 품질로 직결시키는 버릇이 있습니다. 또 비싼 차를 탄다는 건 자신의 자신감과 자존심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아마 현대차는 이런 점을 교묘하게 이용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일단 차량 가격을 비싸게 불러놓고, 할인폭을 많이 둔다는 것이지요.

일단 이렇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두번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동급에서 가장 좋은 차를 타게 되었다는 것과 많은 할인을 받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은 내가 최선을 다해 검소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더욱 만족감을 주게 됩니다.

2.중고차 값이 가장 잘 보전된다.

현대차의 국내시장 점유를 보면 거의 독점에 가깝습니다. 만약 이것이 품질 자체가 워낙 뛰어나고 서비스가 좋아서 그런 것이라면 할말이 없겠지요. 그런데 저는 꼭 그런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독점하는 이유 중 큰것은 바로 '중고차 값'에 대한 환상 때문입니다. 흔히 대우차를 사면 차는 좋지만 중고차값이 X값이 된다는 환상이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지요. 오죽하면 요즘은 대우차 자체에서 중고차값을 보전해주겠다고까지 할까요.

그런데 이것이 사실인지 알아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기아의 세라토는 포르테가 나오며 수요가 줄면서 가격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그런데 대우의 라세티 역시 라세티 프리미어가 인기를 끌며 가격하락 폭이 같이 커졌지요. 현대의 클릭이나 라비타는 비인기차종으로 선호도가 많이 떨어지면서 중고차 가격 역시 그리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차종이지만 얼마나 인기가 좋냐는 선호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여기서 또 한가지 더 봐야할 것은 유가의 흐름입니다. 유가가 어떻게 변하느냐는 선호차종과 중고차 가격을 좌우합니다. 경유값이 많이 오르면 그렇게 인기좋던 SUV도 회사를 가리지 않고 떨어지게 되지요. 또 가스값이 싸게 되면 회사를 가리지 않고 가스차가 인기를 끌게 됩니다. 말하자면 차종의 선호도에 따라서 또 유가의 흐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지 꼭 브랜드때문만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게 지금의 자동차 시장이란 것입니다.


3.그래도 현대차가 가장 낫다.

현대차 자체는 맘에 안들지만 막상 차를 타보면 기술력이 워낙 좋아졌다는 얘기를 합니다. 저 역시 현대차의 기술력이 매우 좋아졌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타회사는 기술력이 여전히 그대로인 것일까 하고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가령 앞서 언급했던 GM대우의 경우 전 모델이었던 라세티와 신모델 라세티 프리미어나 르노 삼성의 SM3 도 전모델과 비교하면 상당한 질적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포르테 역시 세라토와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을 하였지요(기아차는 현대와 한 식구가 되었음에도 상대적으로 한 수 아래로 여겨지지요). 세 차종 모두 내부 인테리어나 외부 디자인, 엔진성능 역시 매우 진일보 하였습니다. 안전도에 있어서는 GM대우가 최고 수준이지요. 

'그래도 현대차가 가장 낫다'는 통념이 매우 당연시 여겨지는 풍조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느 회사 차량이나 문제는 있습니다. 오죽하면 신차는 뽑기를 잘 해야한다는 말까지 있을까요. 품질이 좋다는 현대차도 주력 차종인 YF쏘나타나 아반떼 MD가 나온지 한달도 안되 고객의 불만이 터지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지요. 이제는 막연한 이런 통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하나하나 잘 따져보며 나아갈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리하며

비싼차를 탄다고 해서 품질까지 꼭 좋은 건 아닙니다. 중고차 값 역시 접촉사고 한번에 확 떨어지고 말았지요. 이런 것은 운전자가 어떻게 차를 관리하고, 운행하느냐와 어떤 필요를 갖고 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저 역시 지난 12월 신차를 구입할 때 타사 준중형 차량과 비교하며 품질의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없었습니다(결국 i30 구입했던 건 해치백이란 장점과 아내의 강력한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대차 역시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듯한 행태를 그만 두고, 서비스 개선과 품질 향상을 위해 더 애써야 합니다.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 가격폭의 차이나 품질, 서비스 수준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현대차를 키운 것은 현대 경영진이나 기술진이라기보다 국민의 성원이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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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가 "봉"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출용과 내수용의 차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요. 물론 수출하는 나라가 갖고 있는 기준이 있고, 그것을 따라야만 하는 입장도 수긍되나 더 낮은 사양(특히, 안전)의 차량을 더 비싸게 파는 걸 보면서는 할말이 없어집니다.

내수용 차량의 품질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높여야만 합니다. 국내 소비자가 매우 화가나고, 불만이 많은 것도 있습니다. 또 우리국민이 성장시켜 준 기업이란 점에서 도덕적 또는 윤리적 책임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조금은 씁쓸하지만, 한가지 이유를 더 말해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FTA 입니다.


FTA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한미 FTA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너무 손해봤다 하고, 미국은 자신이 손해봤다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는 양국 정부의 강한의지 덕분에 체결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시기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비단 미국만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는 지난 참여정부에 이어 14개국과 체결을 했고, 41개국과 협상 중에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 나라 내수시장이 더 이상 내수시장이 아니라 국제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것의 뜻합니다. FTA 체결국과는 관세가 철폐되는 완전 자유무역이 이뤄지게 됩니다. 그러면 참 재밌는 경우가 생길 것 같은데요. 이를 예상해볼 수 있는 쉬운 예가 바로 한때 떠들썩 했던 "제네시스"입니다.

제네시스 역시 내수용과 수출용은 차이가 있습니다. 품질의 차이는 물론 가격의 차이도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 수출용이 내수용보다 더 쌌고, 우리가 역수입을 해와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손해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자, 그런데 양국간 관세가 철폐되고, 수입차의 가격이 하락하는 데 비해 우리 차의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도 그 질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두번째로 우리 나라에서 끊임없이 품질시비가 일게 되면 어떨까요. FTA 가 확산되고 나면 국산차 제조사 입장으로는 부담이 되고 말 것입니다.

현재 현대에서는 YF쏘나타의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투싼 ix도 그렇구요. 자발적 리콜을 통해 스스로 그 품질을 높이겠다 얘기하고 있지요. 그러나 이는 도요타 사태가 나니 그런 거지요. 그 전에는 대개 "무상수리"의 형태로 조용히, 암묵적으로 진행하곤 하였습니다. 리콜은 매우 드문 현상이고 말이지요.

왜 그럴까요. 그것은 리콜을 통해 자동차 회사의 믿음을 높일 수도 있으나 리콜이 잦아지게 되면 회사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 손상과 신뢰성에 문제가 간다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55개국과 FTA 협상을 체결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품질시비가 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제 생각에는 도요타 사태 저리가라 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FTA는 지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 안됩니다. 정부에서는 기업의 기회비용 절감을 위해 이게 낫다 하지만 이른바 '스파게티볼' 현상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FTA는 사회전체의 파이도 키울 수 없을 뿐더러 설령 키운다해도 지금 우리 나라로써는 그것이 온전히 분배될지도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FTA는 좋든 싫든 국내 업체의 품질향상 노력에 압박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작은 긍정적 부분이지만). 특히, 내수시장이 글로벌 시장으로 변화된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인 기업운영에 더욱 압박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국산차 제조사는 이를 인지해야지요. 국내 소비자에게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관련글 : 10년된 차량의 부식은 제조사의 문제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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