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는 i30 럭셔리 수동의 5000킬로 시승기를 올렸습니다. 바로 그 차입니다. 구입한지 4개월 밖에 안된차에 벌써 두 차례의 테러가 있었습니다.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요 근래 사이 일어난 일입니다. (관련글 : 누가 해치백을 별로라고 하는가)

테러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누가 차를 긁어 놓고 간 것이지요. 사진으로는 자세히 안 나옵니다만 약 10cm가량을 힘있게 꾹~눌러서 잘 긁어 놓았습니다. 다행이 제 차가 흰색이라서 깨끗할 때는 별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때가 타면 바로 흔적이 남지요. 선명한 주름살이 보입니다. 



제 차가 긁힌 곳은 흔히 말하는 본넷과 운전석 문짝 상단부 입니다. 이 경우 컴파운드 작업을 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컴파운드 작업은 차량의 광이나 도색을 벗겨내어 메꾸는 개념이기 때문에 신차의 경우 그리 권장할 만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도색을 할 경우 원칙적으로는 한번에 다해야 합니다. 휴~상당한 금액이 나오지요. 물론 요즘 부분도색 기술이 많이 좋아졌기에 그냥 맡겨도 됩니다만 이 역시 돈십만원 이상 필요하니 참 맘이 쓰린 형편입니다. 그것도 구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차를 말이지요.


누가 차를 긁고 갔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잡히질 않는 다는 게 문제입니다. 요즘 저는 둥글게 둥글게(?) 사는 입장이라서 별로 원한 산 일도 없기 때문이지요. 하나 걸리는 게 있다면 얼마 전 어떤 나이드신 어르신께서 자기 집 근처에 차를 대고 갔다고 담배값이나 놓고 가라 했던 것입니다. 허나 저는 정말 담배값 정도의 금액(4천냥)을 놓고 갔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도 아닐 확률이 높겠지요?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정말이지 가슴이 아픕니다. 차가 상해서 아프기도 하지만 도대체 우리네 맘이 왜 이리 각박해 졌는가..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이 분도 그 동안 이렇게 살아와야만 했던 형편이 있었겠지요. 어쩌면 차를 긁어놓으신 분은 우리 사회와 시대가 만든 또 하나의 상처 입은 영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제 날을 잡아 도색집에 가야할 것 같습니다. 복원을 해놔야겠지요. 얼핏 보면 괜찮을 듯도 하지만 작은 상처때문에 전체적인 부식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를 긁어 놓으신 그 분의 맘은 어떻게 복원해야할런지...

창 밖에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조용히 두눈을 감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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