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가 "봉"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출용과 내수용의 차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요. 물론 수출하는 나라가 갖고 있는 기준이 있고, 그것을 따라야만 하는 입장도 수긍되나 더 낮은 사양(특히, 안전)의 차량을 더 비싸게 파는 걸 보면서는 할말이 없어집니다.
내수용 차량의 품질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높여야만 합니다. 국내 소비자가 매우 화가나고, 불만이 많은 것도 있습니다. 또 우리국민이 성장시켜 준 기업이란 점에서 도덕적 또는 윤리적 책임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조금은 씁쓸하지만, 한가지 이유를 더 말해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FTA 입니다.
FTA로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한미 FTA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너무 손해봤다 하고, 미국은 자신이 손해봤다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는 양국 정부의 강한의지 덕분에 체결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시기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비단 미국만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는 지난 참여정부에 이어 14개국과 체결을 했고, 41개국과 협상 중에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 나라 내수시장이 더 이상 내수시장이 아니라 국제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는 것의 뜻합니다. FTA 체결국과는 관세가 철폐되는 완전 자유무역이 이뤄지게 됩니다. 그러면 참 재밌는 경우가 생길 것 같은데요. 이를 예상해볼 수 있는 쉬운 예가 바로 한때 떠들썩 했던 "제네시스"입니다.
제네시스 역시 내수용과 수출용은 차이가 있습니다. 품질의 차이는 물론 가격의 차이도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 수출용이 내수용보다 더 쌌고, 우리가 역수입을 해와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손해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자, 그런데 양국간 관세가 철폐되고, 수입차의 가격이 하락하는 데 비해 우리 차의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도 그 질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두번째로 우리 나라에서 끊임없이 품질시비가 일게 되면 어떨까요. FTA 가 확산되고 나면 국산차 제조사 입장으로는 부담이 되고 말 것입니다.
현재 현대에서는 YF쏘나타의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투싼 ix도 그렇구요. 자발적 리콜을 통해 스스로 그 품질을 높이겠다 얘기하고 있지요. 그러나 이는 도요타 사태가 나니 그런 거지요. 그 전에는 대개 "무상수리"의 형태로 조용히, 암묵적으로 진행하곤 하였습니다. 리콜은 매우 드문 현상이고 말이지요.
왜 그럴까요. 그것은 리콜을 통해 자동차 회사의 믿음을 높일 수도 있으나 리콜이 잦아지게 되면 회사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 손상과 신뢰성에 문제가 간다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55개국과 FTA 협상을 체결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품질시비가 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제 생각에는 도요타 사태 저리가라 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FTA는 지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 안됩니다. 정부에서는 기업의 기회비용 절감을 위해 이게 낫다 하지만 이른바 '스파게티볼' 현상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FTA는 사회전체의 파이도 키울 수 없을 뿐더러 설령 키운다해도 지금 우리 나라로써는 그것이 온전히 분배될지도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나 FTA는 좋든 싫든 국내 업체의 품질향상 노력에 압박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극히 작은 긍정적 부분이지만). 특히, 내수시장이 글로벌 시장으로 변화된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인 기업운영에 더욱 압박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국산차 제조사는 이를 인지해야지요. 국내 소비자에게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관련글 : 10년된 차량의 부식은 제조사의 문제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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