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게 너무 과분한 제안이 하나 들어왔었습니다. 제가 쓴 글을 잡지에 싣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잡지 이름은 월간 <새가정>이었습니다. 이 잡지는 1954년도에 발간되기 시작하였는 데요. 예장 여전도회(통합), 감리교 여선교회, 기장 여신도회, 구세군 여성사업부, 성공회 어머니회, 루터교 여선교회, 복음교회 여선교회가 공동 운영하는 유일한 기독교 가정잡지이자 여성잡지라 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곳의 편집장님이 직접 메일을 주었던 것입니다.
처음 연락 오게 된 글은 <오천원으로 가족만찬을 즐기다>였습니다(12월). 그런데 이 게으른 사람. 이 쪽지를 한달이나 지나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너무 미안했지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사과하려는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습니다. 이미 시간도 너무 지났고, 제가 한 짓이 있으니..^.^;;
그런데 감사하게도 <새가정> 쪽에서 저희 애 모습과 사연이 좋다하며 글과 사진을 다시 부탁해주었습니다. 단, 이제 시간이 너무 지나 새로운 글과 사진이 필요했지요.
집에서 여기저기 뒤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사진은 많이 찍었는 데, 막상 예쁜 것을 고르려니 참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수백장 중에 겨우 몇 장 찾아 보냈습니다. 그 중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희 애가 재롱잔치 하던 사진이었는 데요. 편집팀에서도 이 사진이 제일 나아 보였나 봅니다. 이 사진에 맞는 사연을 500자 이내로 보내달라 하였습니다.
오호, 이거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 사진은 <학부형으로 처음 재롱잔치 가봤더니> 에 있는 것이었고, 그 내용은 약 2천자 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써야 했습니다. 글의 개요를 다시 짜고, 사연을 최대한 재밌고, 따뜻하게 정리해야 했습니다. 한참을 고생했지요.
그리고 오늘 다시 최종 수정안을 <새가정> 편집팀장님께 보냈습니다. 오호, 다행입니다. 사연이 좋다며 대만족이라 합니다. 별다른 수정 없이 그대로 잡지에 실린다 합니다.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지요.
하지만 글이 바로 실리지는 않습니다. 올해 5월호에 실린다 하는 데요. 그래도 저는 좋았습니다. 훗날 저희 애가 자라서 아빠가 자신을 향해 사랑을 담아 표현한 글이 이렇게 실린 것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상상만 해도 벌 써 웃음이 지어집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참 별일이 다 있습니다. 한 때는 악플이나 끝없이 계속되는 분들의 글 때문에 지치기도 했는 데요. 이렇게 기분 좋은 일도 생깁니다.
항상 글을 쓰고, 제 글을 추천해주시는 분을 뵐 때마다 늘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특히, 한rss 구독자 아홉분과 믹시 구독자 1445분께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 부족한 사람. 이번 경험을 통해 단순히 '주절'거리는게 아니라 더욱 책임있는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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