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개설 초기 어떤 분이 제게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정체성 모호한 형편없는 블로그' 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이 댓글을 본 순간 마음이 확~긁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상처가 되었지요.
하지만 상처만 부여잡고, 섭섭하다 할 수는 없었습니다. 쓴소리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때 발전이 있다는 평소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여 저는 더욱 양질의 포스팅과 깔끔한 스킨 및 광고배치를 위해 밤샘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블로그를 방문하여 많은 글을 읽고, 그 분들의 지혜를 청하며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은 제게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의 생각도 조금씩 정리됨을 느낄 수 있었지요. 여기에 더욱 감사한 것은 부족한 제 글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초창기 추천수 "0" 에 머무르던 대다수의 글에 추천이 붙기 시작했고, 점점 베스트에 올라가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는 다음 메인에 매달 1, 2개의 글이 걸리면서 엄청난 트래픽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좋았지요. 처음에는 얼마나 떨리고, 설레였는지 모릅니다. 제가 무슨 유명인이라도 된 듯 느껴졌습니다. 실제 저희 가족 사진을 보고 전화하는 친구도 있었고 말이지요. 보너스로 애드센스 수입도 생겨 아내와 외식을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시간이 갈 수록, 글이 베스트에 올라갈 수록 뭔가 알 수 없는 무거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지금 돌아보면 바로 제가 갈 수록 "책임성" 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 글이 베스트에 오를만큼의 질을 담보하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많은 분들의 글을 정독하며 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었기에 더욱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댓글을 통해 더욱 크게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댓글 두개가 있는 데요. 그 중 첫째는 제 글을 읽으면서 어둡기만 하던 삶의 갈등부분에서 한줄기 빛을 본 것 같다 하신 어떤 한분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왜 이런 자격도 없는 글이 메인에 실리고, 쓸데 없는 갈등을 조장하는 지 모르겠다 화를 내시던 분이었습니다.
예, 저는 이 댓글을 보며 모두 감사했습니다. 다 관심의 표현일테니 말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가 이 댓글을 통해 블로그가 갖고 있는 힘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 것인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거였습니다. 정철상 님께서 자신의 블로그가 "칼"이라 하셨던 것처럼 저 역시 양날의 검과 같은 블로그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저는 글 한편 작성에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과 나눠볼 수 있도록 글의 난이도 조절도 하고, 용어 선택도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준비 시간은 더 길지요. 다양한 책을 보며 자료 정리를 하기도 하고, 제 생각을 좀 더 근거있고, 논리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개요도 잘 짜야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제 노력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생각합니다. 내 글이 많은 조회수와 추천수를 기록하며 베스트에 오르기 바라는 블로거라면, 독자가 베스트라 하여 클릭해보았을 때 적어도 허탈감을 느끼며 '이게 뭐야'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내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보기 때문입니다.
글쎄요..
제가 '베스트' 란 의미를 너무 크게 보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요즘 제가 너무 비판적으로 글을 보고 있어 그런 걸까요.
음..
여러분 보시기에는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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