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i30 럭셔리 수동 5000km 시승기)

차를 바꾸게 된 배경

저희 가족은 96년3월식 프로엑센트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간의 꾸준한 관리로 상태 역시 매우 좋았고, 뛰어난 연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엑센트 자체가 부품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좋았지요.


하지만 프로엑센트는 이번 3월15일에 둘째를 낳는 저희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우선, 카시트 두개를 설치할 공간이 없다는 것이지요. 또 3도어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 아이 둘을 안고 타고, 내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끝으로 분진필터가 없어 먼지를 바로 마셔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차를 바꿔야할 형편이 된 저희는 여러 차종을 물색했습니다. 그리고 안전도와 연비, 아내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i30 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i30 럭셔리 수동(화이트)입니다.




안전

저희 가족은 상대방 과실에 의한 사고를 많이 겪었습니다. 그래서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i30는 안전에 있어서는 상당히 괜찮은 차입니다. 우선 유럽안전테스트에서 별 5개를 받았지요. 듀얼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고, 액티브 헤드레스트는 충격시 목의 부상을 최소화 시켜 줍니다. 또한 전모델에 걸쳐 EBD-ABS가 기본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실내공간 및 인테리어

i30는 보기와는 달리 실내 공간이 상당히 넓습니다. 보통 해치백 차량은 좁다고 생각하는 데, 실제로 타보면 다르지요. 제가 차를 타기 위해 이것저것 시승해본 결과로는 준중형 중 가장 넓게 느껴지는 실내였습니다(공간활용면 포함). 특히, 좋은 것은 좌우의 폭이 넓다는 것입니다. 좌우의 폭이 넓으면 유아용 카시트를 두개 설치하고도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동차에 딸려 나온 순정직물시트 역시 괜찮아 보입니다. 사실 과거 현대의 직물시트는 먼지의 보고 그 자체였습니다. 또 그 품질 역시 매우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i30럭셔리에 딸린 직물시트는 먼지가 거의 나지 않고, 상당히 만족할만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인테리어는 상당히 깔끔한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실린더형 계기판을 좋아하지 않는터라 밝고, 심플한 계기판은 오히려 보기 좋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기어의 경우 손에 잘 달라붙어 그립감이 좋고, 내장재의 재질 역시 상당히 만족할만 합니다.




승차감과 달리기 능력

 흔히 우리는 물렁한 느낌을 보고 승차감이 좋다 하는 데, 이런 면에서 보면 i30의 승차감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서스펜션 자체가 약간 하드하게 세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못타고 다닐 정도는 아닙니다. 제 느낌으로는 다른 준중형이나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서스펜션이 잘 잡힌만큼 달리기 능력은 상당히 좋습니다. 하체가 워낙 튼실하지요. 당연히 코너웍이 좋습니다. 수동의 특성상 힘이 딸린다는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운전하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요. 밟으면 밟는 대로 쭉쭉 잘 나가줍니다.



다만 소음의 경우 풍절음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지난 번 타던 엑센트에 비하면 소리가 아예 없다해도 과언은 아닙니다만 차를 계속 타다보니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특히, 시속 100km주변에 나오는 풍절음은 매우 거슬립니다.



브레이크와 연비

브레이킹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입니다. 특히, ABS는 그 성능을 십분 발휘해 줍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유독 많이 내렸는데요. 저는 ABS 덕을 참 잘 봤다 싶습니다. 또 이게 아니더라도 앞뒤 바퀴 모두 디스크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상당히 안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연비의 경우 1.6 vvt의 공인연비가 리터당 16km입니다. 하지만 신차의 특성상 그만큼 나올 수는 없습니다. 또 제가 차량 구입 후 거의 시내주행 위주로 달리고 있어 공인연비만큼 나오지는 않습니다. 현재 지난 5천킬로동안 연비 측정을 해본 결과는 거의 평균 리터당 12km정도 였습니다. 요즘으로 따지면 1만원당 70킬로에서 조금 더 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관련글 : 내 차 연비 최상으로 끌어 올리기공인연비 이상의 기록 꿈이 아닌 현실이다)



기타 소소한 것들과 불만들

기타 소소한 옵션들이 참 좋습니다. 예를 들어 와이퍼 결빙방지 시스템의 경우 이번 겨울 아주 잘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또 실내 센터페시아 조명을 끄거나 USB를 꽂아 음악을 듣고, 아이팟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헤드램프 에스코트 기능 같은 것도 도심은 몰라도 시골에서는 매우 유용하고, 똑딱이처럼 누르며 켜고 끄는 실내등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i30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우선 1단 기어가 굉장히 뻑뻑합니다. 차가 나온 초창기는 기어가 한번에 들어가지 않아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사실 차량 결함이라고까지 생각되었습니다. 동호회에 가보면 이런 불만이 매우 많기도 하구요.

두번째로 클러치 유격이 참 어렵습니다. 제가 어렵다고 하는 건 클러치 감을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차를 수동만 몰아왔는데요.  i30 를 사고 언덕에서 시동을 몇 차례 꺼먹은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현대차 정비소 직원도 몇 차례나 그러더군요.

(관련글 : 내가 수동변속기 차량만 고집하는 이유)


정리하며

사실 우리 나라처럼 해치백 차량이 성공하기 힘든 나라가 또 있을까요. 그나마 카렌스 등 가족형 차량의 경우 어느 정도 나가고 있지만 승용차의 경우는 굉장히 성공(인기)하기가 힘이 듭니다. i30는 바로 이런 한국땅에 과감히 나온 차량입니다. 실제 타보고 나니 현대가 과감히 내놓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내공간, 연비, 차량 스타일, 소소한 옵션들을 보니 차가 상당히 괜찮다는 거지요.

다만 가격은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비싼 만큼 여러 할인혜택도 많이 있습니다만 동급 차량에 비해 이렇게까지 비쌀 이유가 있나 싶었습니다. 또 1단 기어의 경우 결함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초창기 잘 들어가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졌습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i30는 만족할만한 차입니다. 젊은층의 경우 그 안전성과 유지, 스타일면에서 강하게 추천할 수 있고, 젊은 부부의 경우 승차감에 대해 너무 민감하지만 않으면 추천해드릴만 합니다.
 
p.s : 오늘부터 2박 3일간 수련회를 다녀옵니다. 아무래도 포스팅하기가 쉽지 않을 듯 하네요. 여러 독자님들의 양해를 구하며 다녀와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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