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운전할 일이 많아지다보니 눈이 참 피곤합니다. 교차로에서 눈을 지긋이 감고 쉬어 줄 때도 종종 있습니다. 대낮도 아닌 데 제 눈이 피곤하다는 게 언뜻 이해되지 않지요. 그러나 사실입니다. 제 눈이 이렇게 피곤한 이유는 일을 늦게까지 하기에 피곤한 것도 있지만 바로 "자동차 라이트" 때문에 피곤한 것입니다.
제 눈을 피곤하게 하는 라이트는 우선 무분별한 HID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고휘도 방전램프라 번역되곤 하는데요. 우수한 연색성과 높은 발광율 그리고 멋진 이미지 때문에 최근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시신경에 자극을 많이 주어 대항차의 시야를 방해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비 오는 날 등에는 빛이 반사되어 오히려 더 어두워지는 역효과가 나기도 하지요.
그런데 중요한 건 제 눈을 피곤하게 하는 주범이 HID는 아니란 것입니다. 그것은 오히려 교차로에서 신호대기시 켜있는 맞은 편 차량의 라이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 잠시 아래 사진을 보실까요.
지금 이 사진은 며칠 전 수원역 교차로에서 찍은 것입니다. 저는 이 때 살짝 굴곡이 있는 윗 부분 선두에서 대기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에 왠 차량 한대가 오더니 이와 같은 상태로 계속 서있는 것입니다. 선두에 서있던 까닭에 전방을 주시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나라 도로는 매우 평평한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디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지요. 이는 교차로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라이트 빛이 신호대기시 맞은 편 차량 운전자 눈을 향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는 맞은 편 운전자를 매우 피곤하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은 오토 라이트 콘트롤 기능이 있는 차량이 많습니다. 이 차량의 경우는 24시간 내내 Auto를 설정하고 알아서 켜졌다 꺼졌다를 하게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라이트에 전혀 신경을 안쓰게 되지요. 교차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라이트 자체에 신경을 안쓰게 됩니다.
저는 야간에 교차로에서 신호대기를 할 때 라이트를 1단계 내려주는 게 일종의 "배려"이자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라이트를 안 내렸다해서 배려심 없고, 예의 없는 사람이란 건 아닙니다. 제 말은 잠시 라이트를 내렸다 켜주는 것만으로도 타인을 존중하는 삶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늘도 저는 야간에 운전을 해야 합니다. 지난 번 전면썬팅을 하게 되어 예전에 몰던 차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라이트 불빛은 제 눈을 많이 힘들게 합니다. 아마 이것은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내가 약간의 수고를 하게 되면 여러 사람이 편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런 문화가 확산되면 이게 그대로 내게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 모두 좀 더 상대방을 "배려" 할 수 있는 운전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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