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위대합니다. 제 자신을 보니 확실히 알겠습니다. 10년전 제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천지차이입니다. 이는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힘이 들었습니다. 결혼생활이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명했던 모 아나운서도 그러더군요.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이혼 할 수 밖에 없었다구요.

예, 저도 그랬습니다. 오늘 저는 제가 파경에 이를 뻔했던 대표적인 이유를 열거하고, 이에 대한 경험을 나누며 글을 전개해 가고자 합니다. 기왕에 어려운 경험을 꺼낸만큼 이 글이 여러 예비 부부와 신혼부부, 20대에게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1.경제적 어려움

물론 아내는 괜찮다 하였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하였습니다. 사실 저희는 신학 공부를 하며 우리의 모든 삶을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바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아내의 출산 후 가장의 역할을 주로 하게 된 제 입장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아이의 내복 한벌조차 쉽게 사줄 수 없고, 끊임 없이 은행과 대부업체로부터 독촉 전화를 받는 건 사람의 피를 말리게 하였습니다.

점점 마음의 여유를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늘 쫓기며 사는 기분이었습니다. 신경이 예민해졌고, 별것도 아닌 일에 쉽사리 화를 냈습니다. 사실 지금 돌아보면 별로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고, 아내도 괜찮았는 데 당시 저로서는 제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너무도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2.고부간의 갈등

이건 끝이 없는 싸움입니다. 사실 저와 아내는 앞서 잠시 언급했듯 같은 공부를 하였고, 인생관이 비슷합니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입장이 같습니다. 연애시절부터 워낙 오랜 기간 대화를 하며 준비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부간의 문제는 달랐습니다.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아닌 시할머니와 손주 며느리의 관계는 여간해서는 극복하기 힘듭니다.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벼라별 작은 사소한 일까지 모두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면 저는 할머니께 가서는 할머니께 화를 내고, 아내에게 가서는 아내에게 화를 냈습니다. 사실 고부간의 문제를 중재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건 정말 시간이 지나거나 누군가 하나가 져야만 끝이 나는 싸움입니다.

하지만 남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할머니께 가면 할머니 편을 들고, 아내에게 오면 아내편을 들면서 하나씩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방법은 의외로 효과적이니 반드시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3.신뢰의 문제

상황이 이러다보니 저와 아내의 관계는 극에 달했습니다. 아내와의 다툼이 늘어나며 제가 집을 나가기도 하고, 아내가 집을 나가기도 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고 말입니다. 그런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때마침 아내가 모교에 교직원으로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딸아이와 함께 원룸을 구해 나갔지요. 

경제적으로는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저는 매우 부끄럽고, 치욕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제 자신의 무능력이 이 모든 상황을 야기시켰다 여겼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는 저만의 문제도 아니고 제가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쓸데없는 공명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저는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또 많은 남성이 이런 느낌에서 자유롭지가 못합니다. 

아무튼 당시 제 아내도 많이 힘들었다 얘기합니다. 제 눈에는 어린 여대생들과  잘 지내며 새옷도 사고, 멋지게 하고 다니는 것 같아 얄미웠습니다. 표정도 더 밝아보였더랬지요. 하지만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어린 딸아이가 자는 걸 보면서 하루도 눈물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 합니다. 너무도 우울했다 하지요. 아내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제가 너무도 야속했다 합니다. 앞서 1번에서 언급했던 아내의 말은 바로 이걸 의미했던 것이지요. 우리 부부의 모든 문제의 본질은 바로 "신뢰"에 있었던 것이지요.

4.성평등 의식의 문제

이 문제는 사실 저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만 꼭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제 주변은 물론 수많은 부부가 이 문제로 매우 힘들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면 서로에 대한 기대나 고마움은 커녕 '웬수'가 되어버리는 게 현실이란 것입니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 잘 해주던 여친 또는 남친이 결혼과 함께 돌변하는 걸 보며 당황 또는 실망하는 경우는 결혼 10년차까지도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고, 일반적인 문제입니다.  

제가 교육을 나가 만나는 수많은 1-20대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우자에 대한 기대는 다른 얘기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또 매우 보수적이었습니다. 즉, 이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학습이 필요하고,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란 것입니다. 저는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 또는 신혼 부부는 반드시 이 부분을 사전에 많은 대화를 통해 맞춰나가고, 습관을 바꿔나가며, 꼭 함께 공부해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5.기타

이 밖에도 부부관계(잠자리)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까지는 아닙니다. 결혼 생활은 말 그대로 혼을 맺는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 조사를 보면 성관계의 지속시간이나 스킬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부부간의 관계라 합니다. 말초적인 성적 쾌락은 사실 여러 방식을 통해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관계라는 건 쾌락 이상의 정신적 차원이 존재하는 문제이지요.
 
정리하며

대학원 다니고 있어 여전히 경제적으로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할머님과의 관계나 아내와의 관계는 매우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작은 것마저도 고마워하되 내가 해준 것은 아무것도 아니란 '기준치'의 변화와 이에 따른 '신뢰의 회복'에 비결이 있었습니다.

예, 저는 오랜 결혼생활을 하거나 긴 인생을 산 것은 아니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의 핵심이 바로 '신뢰'라고 생각 됩니다. 그런데 이 신뢰는 그냥 믿는다는 말로 형성되지 않습니다. 많은 매우 "의식적인 노력""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점을 결론으로 삼고, 독자님의 가정과 미래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하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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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초창기 필자부부는 명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다
. 평소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왔고, 서로 사랑하고 있다 자부했지만 명절 때만 되면 늘 이래왔다. 또한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극으로 다가왔다. 명절 연휴 내내 서로 즐거워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필자부부의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부부들이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먼저 여성의 경우를 보자. 현재 여성은 주로 명절 연휴 내내 살림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온 몸이 부러질 듯 하다. 또 가만 앉아 있는 남편이 어찌나 얄미운지 모른다. 끝으로 내 부모님께 가지 못한다는 죄스럼도 가해져 "명절 스트레스 증후군"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그러면 그렇다고 남성은 편하고, 즐겁기만 한 것일까. 언뜻 보면 그런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선 오랜시간 운전을 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다. 또 부쩍 얇아진 지갑탓에 심적 부담이 상당하다. 특히, 한국 남성들이 갖고 있는 '효자노릇'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다. 아내의 스트레스를 보면서 내 맘과 달리 이렇게 싸움까지 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이 함께 밀려오기도 한다. 

결국 모두 즐거워야할 명절이지만 여성은 물론 남성 역시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가정법원의 자료를 보면 07년 추석연휴 다음 달에는 협의이혼이 8,888건으로 전달인 7,497건보다 1,300여건 늘었다. 08년 역시 추석연휴가 낀 9월에 4,579건이었으나 10월에는 7,965건으로 3,300여건이나 급증하였다.

출처 : 서울경제신문


그렇다면 우리는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것일까. 필자의 경우는 "평등명절"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필자의 경우는 "평등명절"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평등명절"이란 양성 모두 행복한 명절을 보내자는 마음에서 출발한 운동이다. 물론 주로 여성단체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그 취지와 목표점은 그렇다. 지금의 관습대로는 양성모두 고통을 겪기 쉬우니 서로 행복할 수 있는 명절을 보내보자는 것이다. 실제 필자의 경우는 이런 노력을 통해 부부간 갈등을 최소화 또는 거의 없앨 수가 있었다. 그 방법론을 아래와 같이 밝혀보도록 한다.

1.음식은 함께 하고, 함께 쉰다.

출처 : 매일신문


위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일단 음식하는 것부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차례를 지내는 경우는 특히 더욱 그렇고,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해도 온 가족이 먹을 음식을 한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의 경우는 필자가 함께 음식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전체 음식의 상당부분을 필자가 하는 것 같다.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데 남편이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내는 그것자체를 고마워한다.


2.시가-처가 방문은 상황에 맞게 한다.

보통 여성단체는 시가를 먼저 한번 갔으면 그 다음은 처가에 먼저 가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처럼 가정상황에 문제가 있다면 상황에 따르되 서로 섭섭하지 않는 선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는 명절 전에 처가를 방문하여 처가에서 꽤 많은 일을 하고 오고 있다. (예 : 운전, 음식, 설거지 등 각 종 집안일 및 장인, 장모님과의 대화) 그래서 아내는 명절 당일에 처가에 가지 않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3.환경을 생각하는 간소한 명절을 보낸다.

일단 음식량 조절부터 필요하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경우 기름기나 입맛에 맞지 않는 이유 등으로 손이 잘 안가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이를 과감히 빼버리거나 딱 1접시 분량만 하는 게 좋다. 필자의 경우는 기독교 예배를 드리지만 비신자들이 많아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항상 음식이 남게 되어 그 양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예:갈비찜 등)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 버려지는 음식량도 줄고, 비용도 절약하며,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었다(1회용품은 당연히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각 지자체나 단체에서도 "평등명절" 보내기 운동을 벌여 이 운동이 점점 확산되는 추세이다. 심지어 어떤 지자체 후보는 아예 평등명절을 테마로 한 유세를 벌인다고도 한다. 때로 어떤 이는 이 모든게 정치적 야욕에 의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평등명절의 필요성을 점점 인식하고, 이것이 확장되어 가는 추세라는 것이다. 

이번 추석연휴는 부쩍 길어진 기간탓에 운전, 음식장만 등의 피로강도가 부쩍 강해질 것이다. 또한 여전히 어려운 경기탓에 얇아진 지갑은 우리네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부부 또는 가족이 서로 돕고, 배려하는 문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추석연휴 만큼은 평등명절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여 작은 것부터 변화하는 노력을 기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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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이라 합니다. 신혼부부의 이혼률 말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4세 이하 젊은이들이 결혼했다가 이혼하는 사례가 전체 이혼율 평균의 10배에 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어린 나이에 결혼을 빨리 했다가 감당을 못하고 헤어지는 사례가 느는 것이라 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지요. 사정이 있으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이혼사유 1위가 성격차이란 것을 보면 통계청의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지게 됩니다. 오늘 이 글은 신혼부부의 이혼원인을 나름의 시각으로 고찰하고, 이를 통해 예비 부부 또는 신혼부부에게 도움이 되고자 포스팅됩니다. 아무쪼록 유익한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1.'결혼식 준비'는 하는 데, '결혼준비'는 하지 않는다.

중대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결혼식 준비 자체는 굉장히 열심히 하는 데, 결혼준비에는 너무도 소홀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결혼식도 중요하지요. 이를 준비하다 파혼을 하는 걸 보면 결혼식도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결혼식과는 비교도 안되는 일들이 넘쳐 납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결혼준비에 얼마나 소홀한가는 학창시절 시험과 비교하면 금방 나옵니다. 학교에서 중간고사 한번 보면 어떤가요. 요즘은 한달전부터 준비하곤 하지요. 새벽까지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혼이 맺어진다는 결혼생활을 위해 얼마나 준비하던가요.

2.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가장 믿는 사람이 배우자입니다. 그만큼 기대하고, 의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대치가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함께 설정된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나의 기대치란데 있습니다. 흔히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는거 아니야'라고 하지요. 도대체 이건 누가 정한 것인지요. 바로 이런 일방적인 기대치가 서로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실망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연인'이 아닌 '웬수'가 되고 맙니다. 웬수가 되면 정말 모든 게 보기 싫어지지요. 저 역시 이혼직전까지 가는 경험을 통해 잘 느낀 바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모두 신경이 곤두서고, 행동 하나하나가 싫어집니다. 기대치를 낮추거나 함께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화가 필요하지요.

3.부부의 대화법을 배우지 않았다.

부부의 대화는 조금 특별합니다. 조금만 실수하거나 배려하지 못하면 바로 서운함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서운함을 그 때그 때 얘기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분노로 표출되게 됩니다.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 하지요. 같은 말을 해도 사업상의 고객과는 서운하지도 않고, 충분히 이해도 하는 데 내 배우자에게는 서운함을 느끼고,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러니 연습이 필요합니다.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내 의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 그만큼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하지요. 특히, 부부간 막말은 정말 중요합니다. 굳이 욕을 하지 않아도 '야~''너' 등의 표현은 배우자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결혼생활을 참 어렵게 만듭니다

4.어떤 남편, 어떤 아내가 되어야하는 지 정리되지 않았다.

물론 생각한대로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일종의 '상상', '이미지화' 작업은 필요합니다. 특히, 요즘은 참 빨리도 변하는 시대이지요. 기술도 변하고, 문화도 변하며 가정에서의 삶도 변합니다. 당연히 남편과 아내의 역할 또는 기대치도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바깥 양반'과 '집사람'으로 대변되는 성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이 맞벌이를 해도 특정 배우자가 살림과 육아를 전담해야 하지요. 그런데 세상은 전혀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말입니다. 현실과 이상에서의 괴리를 느끼며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 대목입니다.

5.어떤 아빠, 어떤 엄마가 되어야하는 지 준비되지 않았다.

자녀교육 역시 참 큽니다. 우리 나라는 대개 여성이 육아를 전담하곤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아빠는 자연스레 아이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곤 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시험성적표를 들고와서 혼을 내기만 하지요. 그러다 아이를 체벌하게 되면 엄마는 '네가 뭔데 애를 잡고 난리야'라고 합니다. 또 비슷하게 평소에는 애들한테 별관심도 없다가 무슨 문제만 생기면 아내에게 '도대체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킨거야'라고 하지요.

참으로 문제입니다. 자녀교육은 엄마 또는 아빠만 하는 게 아니지요. 서로 사랑해서 자식을 낳았으면 함께 길러야 합니다. 최근 많은 연구보고를 보면 성평등한 부부관계 또는 민주적인 부부관계를 가진 가정자녀일 수록 사회성과 리더쉽 등이 뛰어난 것으로 나옵니다. 어떻게 엄마, 아빠의 역할을 가져야할 지 미리 잘 공부하고, 준비해야할 필요성이 나오는 대목이지요.

6.좀 더 참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조건 참으라는 게 아닙니다. 또 내 주장을 일방적으로 꺾으라는 게 아닙니다. 좀 더 참아본다는 건 내 일방적인 주장을 나열하는게 아니라 한번 더 배우자의 생각을 이해해보자는 것입니다. 요즘은 부쩍 이런 과정이 약한 것 같습니다. 그냥 화가 나면 바로 막말과 욕을 하며 '그래, 갈라서'라고 합니다. 배우자를 향해 '짜증나'를 연발합니다. 

전혀 다른 성장환경에서 자란 두명이 만났습니다. 당연히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공부가 필요합니다. 면허 한번 따려고 해도 한달을 넘게 알아가야 하는데, 하물며 배우자는 어떨까요. 참을 忍이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하였고, 백번을 하면 하늘을 얻는다 하였습니다(백인득천). 상대방의 마음을 한번더 아니 백번이라도 이해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며

부부관계 권위자 가트맨<비난, 경멸, 방어, 담 쌓기>를 부부간 이혼의 실제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예, 결혼은 나이만 먹고, 안정된 직장만 있다하여 준비되는 게 아닐 겝니다. 서로의 인격을 닦아가고, 내 배우자를 충분히 이해할 준비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 성인군자가 될수는 없는 것이니 함께 공부하고, 맞춰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신혼부부 또는 예비부부께서는 이점을 잘 기억하시어 행복한 가정 꾸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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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짧았던 이번 설명절. 연휴 기간이 짧은 만큼 스트레스피로도는 보다 집중적으로 더해지게 됩니다. 남성의 경우 오고가는 길 운전도 힘들고, 부쩍 얇아진 지갑탓에 심적 부담도 상당합니다. 한편, 여성의 경우 집중적으로 하루이틀동안 살림을 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아쉽게도 많은 남성이 이 때 살림을 거들지 않아 여성의 불만이 높아지게 되지요.

사정이 이러다보니 명절이 지나면 많은 부부가 싸움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됩니다. 제가 지난 번 글에서 언급했듯
(관련글 : 이번 설에도 부부싸움을 하게될까) 명절이 지나면 이혼 건수가 부쩍 늘어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갈등과 다툼이 심해진다는 것이고, 이건 일부의 얘기가 아닌 상당수 부부가 겪는 현실이란 의미입니다.

저희 부부의 경우도 초창기 매우 갈등이 심했습니다. 명절 후에는 저나 아내 모두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육체적인 피로도 너무 심했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보통이 아니였습니다. 서로 말을 거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뭔가 어색하고, 삭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허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렸듯 "평등명절" 보내기를 통해 애초에 그 근원부터 다시 시작했던 덕분입니다. 또 저나 아내 모두 매우 열심히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갈등의 여지가 남게되면 저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풀어가려 노력해 보았습니다.


1.불만은 당장 얘기하지 않는다.

몸이 피곤하면 작은 것도 예민하게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이럴 때 불만을 얘기하는 건 불난 집에 기름을 얹는 격이 되고 말지요. 그래서 저희는 아예 말을 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회피한다는 게 아니라 둘다 좀 더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려본다는 것입니다. 서로 여유가 생겼을 때 당시의 일을 돌아보며 반성하면 좀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2.서로 안마를 해준다.

몸이 경직될 때는 서로의 손길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안마기처럼 근육에 진동을 주는 것보다 따뜻한 체온과 애정을 담아 마사지를 해주면 몸과 맘이 녹아버리는 역사(?)가 일어나지요. 몸과 맘이 풀리니 좀 더 여유로워지게 됩니다. 또 여기서 서로가 서로를 칭찬해주고, 고맙다는 표현을 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3.영화를 보러 간다.

평일 오후나 저녁에 "일부러" 시간을 내보는 것입니다. 주말의 경우도 좋지만 이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히려 피로가 더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평일이 좋다는 것입니다. 오후 반차를 내서라도 시간을 내어 특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서로를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제가 오후를 권하는 것은 저녁의 경우 아이가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오후는 영화관 관객도 적어 매우 편리하지요).


명절 이 후 부부싸움은 부부 자신의 문제라기보다 배우자의 집안과 연관된 것이 더욱 많습니다.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매우 소모적인 다툼이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걸 서로 알면서도 끝없이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럴 때일 수록 서로를 기다려주며 이해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많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접점을 꾸준히 찾아나가야 겠지요. 이것은 의외로 간단한 방법을 통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뭔가 거창하게 하려기보다는 한마디 고마움의 표현이 중요하지요. 이 한마디와 작은 노력이 부부의 맘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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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잔소리쟁이야~제발 그만 좀 해!!

며칠전 있었던 얘기 하나 해볼까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저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웹진 "우리" 의 필진입니다. 한달에 한편씩 원고를 보내야 합니다. 운영자님은 큰 부담 갖지 않겠금 문자를 주시지만 저로써는 정해진 날짜에 특정 주제의 글을 써서 보내야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원고 마감의 압박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그나마 지난 달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희 집에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그걸 토대로 쓰니 제법 반응도 괜찮더군요. 하지만 이번 달은 참 어려웠습니다. 원고 마감 이틀전까지 글의 컨셉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휴~상당히 마음이 답답하고, 급하지요.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졌습니다. 그리 큰 일도 아닌 데 자꾸 신경질을 내었습니다. 아내의 임신 후 제가 도맡아 하던 집안일조차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참 웃긴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엄청난 잔소리를 해대는 것입니다. 아내가 출근에 쫓겨 그냥 던져놓고 간 옷을 일부러 가만히 두고 퇴근 후 돌아온 아내에게 '이게 뭐니?!' 라고 하는 걸 시작으로 사사건건 놓치는 게 없었습니다. 신경이 예민하니 사소한 것까지 모두 보이더란 것입니다.

하하, 이런 저 때문에 아내의 고생은 보통이 아녔습니다. 오죽하면 저보고 "이 잔소리쟁이야! 제발 그만 좀 해!! " 라고 할까요..ㅠ.ㅜ;;  나중에는 본인도 힘이 들어 저에게 짜증을 내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이미 짜증난 상태니까 같이 짜증을 냈지요. 같이 짜증을 내니 서로 다툼이 일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서로 다툼이 일어나고 말았던 거지요. 


제 장인 어른께서는 농사를 지으시는데요. 가만보면 땅과 자연 때문에 많이 울고 웃으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많은 정을 주어도 태풍 한방에 농사를 망치기도 하고, 때론 자연의 도움으로 풍성한 수확을 하며 웃기도 하시구요. 그러면서 더욱 생명의 소중함을 아시고, 인자한 주름이 깊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결혼 생활이란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서로의 말과 행동 때문에 많이 울고 웃곤 하지요. 나는 많은 정을 주며 노력하지만 배우자의 한마디와 행동 하나로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반면 뜻밖의 작은 정성을 보며 웃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서로 나이를 먹어가고,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인생이 하나의 인생이 되어 인생이란 큰 농사를 지어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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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 아내 좋을 땐 가깝게, 다투면 멀게만

저희는 신혼여행도 지금의 차로 전국일주를 했을 만큼 여행을 좋아합니다. 그 때 마다 아내는 조수 역할을 참 잘 해주곤 하였는 데요. 제가 목이 마를까 싶어 음료수도 챙겨주고, 함께 이정표를 보며 길을 찾기도 했었습니다. 각 자 자기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꼭 하나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끔 다투는 일이 생기면 전혀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차안 공기가 싸늘해지지요. 둘이 앉아 있는 거리가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음료수 한잔 하기도 힘들만큼 먼 거리가 되어 버립니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탓'

성경을 보면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이야기가 나오지요. 선악과를 따먹은 후 눈이 밝아진 아담과 하와가 자신들에게 질문 하는 하나님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 가를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들은 '탓'을 한다는 것입니다. 아담은 하와의 '탓'을 하고, 하와는 뱀의 '탓'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어떻게 되나요. 모두 아시다시피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저는 배우자(또는 애인)와 다툼이 생겼을 때, 상황을 '악화' 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탓' 을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상황을 정리하여 파악하지도 못하게 하고, 내 잘못을 볼 수 있는 눈을 가리우기 때문입니다. '탓'을 하기 시작하면 평행선이 그어지고, 종국에는 대화조차 시도하기 어려워집니다.


다툼 후 어색함을 깨뜨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

다툼 후 어색함을 깨뜨리는 데는 참으로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과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 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는 데요. 말 그대로 이 어색함을 깨뜨리는 데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으로 실패를 겁내지 않는 기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무탄트 메세지라는 책을 보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보고 화를 내거나 싫어하는 것은 그에게서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란 대목이 나오는 데요. 그만큼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즉, 다툼 후
어색함을 깨뜨리는 데 용기가 필요한 것은 바로 '
나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 해야 하기 때문이란 얘기입니다. 내 잘못을 인정하는 생각처럼 쉽지 않지요. 허나 배우자와의 다툼에서야 말로 씩씩하고, 굳센 기운으로 통 크게 잘못을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존심 센 내가 먼저 사과할 수 있게 된 것은 

예전 연애시절이나 신혼 초기 저는 먼저 사과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자존심도 센 편이고, 아내보다 상대적으로 논리적인 판단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도 조금은 이런 구습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자평해봅니다. 요즘은 먼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해와 공감을 자꾸 하려 하다보니 상황이 조금씩 정리되었습니다. 상황을 정리하다보니 스스로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게 되었지요.

제 잘못을 명확히 보게 되고, 아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니 제가 먼저
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아내와 다툰 후 화해하는 방법

저는 많은 남성분들처럼 애교를 잘 못 떠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어색함을 깨기 위해 주로 시도하는 게 하나 있는 데요. 그것이 바로 '코알라 놀이' 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딱 달라 붙어 있는 겁니다. 제 경험상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뒤에서 안기' 였습니다. 뒤에서 안아주면 싫다 뿌리치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흥분이 살짝 가라앉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흥분이 서로 좀 누그러지면 이 때부터가 중요한데요. 무엇보다 다른 사족을 붙이면 안됩니다. 어느 광고처럼 진지하게 이것저것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사과하는 거지요. 그러면 집안이 망할 정도로 잘못한 일이 아닌 이상 대부분 그냥 자연스레 다른 이야기를 하며 넘어가거나 웃으며 화해하게 됩니다.

저는 대화를 하면서는 '차'를 한잔씩 하곤 했습니다. 그냥 얘기하다보면 어느 순간 또 다시 흥분하는 자신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 때, 물 한잔 하거나 커피 한잔씩 하며 대화를 하면 한층 온화하고, 차분하게 대화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며

부부싸움이 칼로 물베기라 누가 그러던가요. 저는 결별 직전까지 가던 시절을 겪으며 부부간 다툼은 사소하게 시작하여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의외로 쉽게 사과하기도 어렵고, 한번 기회를 놓치면 이것이 쌓이고 쌓여 결국 서로를 '웬수'라 부르는 지경에 이르거나 가정이 해체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부 간 다툼만큼 내가 먼저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용기'가 필요한 일도 없다 생각합니다. 평행선에 서있는 배우자를 향해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평생 거리를 두고 떨어져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누가 이기고, 지냐 기선을 잡았냐 같은 유치한 문제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내 자신의 인격을 닦고, 가정을 지키는 아름다운 헌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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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결혼 생활이 주는 가르침>

대학 동기인 우리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다. 서로 사는 방식이 너무도 달랐던 터였다. 그러나 연애를 시작한 우리는 서로 불같이 뜨겁게 사랑을 했고,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만나며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곤 했었다.

우리는 연애에 대한 이야기부터 정치, 경제, 사회에 이르는 토론을 하기도 했고, 우리의 비젼과 결혼생활 즉, 자녀교육부터 처가와 시댁 식구에 대한 이야기, 진로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준비와 공부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모든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나를 길러주신 할머님을 모시면서부터 이런 저런 문제가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가정은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부딪히지 않는 일이 없었다


문제의 원인과 진행

할머니께서는 나를 막내 아들처럼 여기시어 잔소리가 유독 많으신 편이었다. 아내가 맡아야 할 고유 영역이 구분되지 않고, 어린 아들 키우듯 계속되는 간섭과 잔소리가 있었다.

이 때, 아내는 사실상 소외되는 모양새가 연출되었다. 당연히 신혼의 단꿈을 꿔보지도 못한 아내는 이런 할머니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었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 나이가 내가 26세, 아내가 25세였다. 솔직히 할머니와 마찰이 생길 때마다 모든 걸 이해하고, 맞춰드리기에는 너무 어렸었다. 사실 같이 사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다.  


역시 문제가 많았다. 이 때 나는 공익요원으로 늦은 군복무를 막 시작했었다. 할머니는 물론 어린 딸아이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면서 동시에 군복무까지 수행해야 하는 터라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물론 당시는 이래저래 도움의 손길도 있고, 과외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먹고 살 만큼은 되었지만 아내와 할머니를 중재하기까지 여유도 없고, 그럴 힘도 남아 있지 않을 만큼 지쳐 있었다. 

문제의 누적과 극단에 이르게 된 싸움

당연히 계속해서 문제가 누적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연로하신 할머니와 다툴 수도 없고, 속상한 일을 내가 아니면 풀 수 없는 아내는 밤 늦게 돌아온 나를 붙잡고 할머니와 있었던 일을 말하곤 하였다. 

피곤하고, 지친 터에 여유도 없는 나는 이럴 때마다 아내가 할머니 욕을 한다 발끈하며 당신도 문제가 있다 양비론을 펴기 시작하였다. 해답 없는 매우 소모적인 그러나 서로의 감정에 아물수 없는 상처를 내며 무서운 싸움을 시작하는 것이다. 


누군가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했던가. 미안하지만 이 말은 당시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서로에 대한 비아냥과 비난이 계속 되었다. 급기야 내가 집을 뛰쳐 나가거나 아내가 나가는 일이 시작되었다. 나는 흥분하여 할머니께 소리를 지르기도 하였다. 심지어 종국에는 서로 헤어지자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에 이르게도 되었다.

 이런 생활이 일년 넘게 계속되니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정말이지 하루가 1년 같은 나날이 반복되었고, 지금보면 지난 3년이 마치 30년쯤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다시 찾은 비결

지금 우리는 다시 신혼초와 같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직 할머니 역시 모시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 부부가 서로 헤어짐까지 결심했던 극단적인 상황을 타개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서로에 대한 공감과 이해에 있었다. 약 6개월간 주말부부로 지내며 우린 왜 그 때 서로가 그런 말을 했는 지 각 자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았다. 특히, 아내는 자신의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 후 정신영역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고, 시할머니와 나에 대한 이해의 폭이 매우 깊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아내와 할머니 같은 외부에서 찾던 것에서 그것이 내게 있음을 깨닫고 스스로 마음수련을 시작하였다. "화"를 다스리는 훈련을 하고, 좀 더 친절하게 대하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시작하였다.  서로 이런 노력을 약 6개월을 넘도록 계속하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에게 준 첫 휴가와 결혼생활의 의미

오늘 나는 결혼 3년만에 드디어 아내에게 첫 휴가를 줄 수 있게 되었다. 뭐 그리 대단한 휴가를 주는 건 아니다. P블로그 사이트에서 리뷰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내가 시사회에 당첨되었기에 아이와 가정살림은 내가 책임질테니 대학시절 단짝과 재밌게 영화를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늦게 와도 된다는 정도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지난 시간동안 매일 같이 아내를 울리고, 힘들게 했던 날에 대한 반성이자, 변화된 우리 부부의 상징적인 첫 열매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이제 이 첫열매를 시작으로 우린 더욱 풍성한 행복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거란 믿음을 갖고 있다. 지금 행복한 것처럼 앞으로도 행복하고, 지금 이 힘든 시간을 잘 풀어내며 온 것처럼 앞으로도 여러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갖고 있다. 

이렇게 서로를 통해서 사람을 배우고혼자만의 삶이 아닌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것이 바로 결혼생활이 우리에게 주는 참된 인생의 가르침일 것이니 말이다.


대학 연애시절 찍었던 사진. 상당히 겉늙어 보이는 나와 달리 아내는 여전히 매우 어려보인다.

작년 여름 가족휴가 때 찍은 사진. 세식구 모두 초췌한 모습이다 ^.^;;

결혼 초 가족이 쇼핑나갔던 모습

결혼 초 갓난 딸아이를 봐주시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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