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며칠 이상한 냄새와 소리가 난다 했습니다. 엊그제 늦은 시간까지 영화를 보고 양치를 하러 문을 여는 순간 깜짝 놀랐지 뭡니까. 손바닥만한 쥐 한마리가 싱크대와 가스렌지 배관을 타고 천장에 기어 올라가는 겁니다. 싱크대 구석으로 쌓여있는 쥐의 배설물이다. 집안에서 냄새가 날 수 밖에 없다. 할머니께서 쥐를 유인하는 먹이를 종이에 깔아두신 모습 쥐 끈끈이 몇 개가 펼쳐진 모습. 탈출하려 할 수록 몸이 조여드는 이것은 내가 볼 때는 가장 무서운 덫이다.
헉..어린 시절 생쥐를 친구 삼아 잠이 들곤 했던 저였지만 여전히 징그러운 건 어쩔 수 없더군요. 다음은 싱크대 바닥에서 발견한 쥐의 배설물입니다.
얼마전 주말부부로 살며 느꼈던 글을 올리기도 했었지요. 사실 그 전까지는 아내가 아기때문에 집안 위생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었지요. 저도 그랬구요.
그런데 제가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자연스레 양쪽 집 모두 예전에 신경 쓰던 것의 반도 집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고, 결국 지어진 지 약 24년된 할머님 집에서 쥐가 나오고 말았던 겁니다. (사실 저희 할머님도 나름 신세대 감각을 지닌 분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연세가 드셔서 그런지 예전만큼 집안 위생이 관리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아..이래서 제가 할머님 혼자 두고 집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또 나름 양쪽 집 모두 잘 한다 했지만 부족한 제 모습을 또 다시 보게 되었구요 ㅠ.ㅜ;;
어제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또 다시 이상한 냄새가 났습니다. 알고 보니 할머님께서 쥐를 유인하는 먹이와 끈끈이 몇 개를 놓으셨더군요. 다음은 그 사진입니다.
일단 할머님께서 두신 것이니 상황을 하루 이틀 두고 볼까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현재 자주 방문하는 쥐 선생을 잡는 다 해도 결국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시 다른 녀석이 들어올 것이기에 약간 회의적입니다.
만약 정말 별 효과가 없다면 앞으로 장단기로 나눠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말이면 아내와 아이도 오기에 사실 마음이 좀 급한 편입니다.
먼저, 청결문제입니다. 쥐가 들어오는 건 따뜻함과 먹을 게 있기 때문이기에 좀 더 청결을 유지해야 겠다 싶습니다. 제가 더 해야죠 뭐. 일단 저 끈끈이들을 빼낸 후 락스 청소를 싹~할까 합니다.
두번째는 구멍 문제입니다. 사실 지금은 쥐가 어디서 들어오는 지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상황입니다. 일단 의심되는 곳은 싱크대 및 하수구와 보일러실 배관 벽틈인데요. 청소 후 이 두 곳을 가볍게 "봉인" 해야겠습니다.
끝으로 마지막은 주인집과의 상의입니다. 좀 오래되긴 했어도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잘 지낸 집이었기에 좋게 얘기해서 쥐가 들어오는 곳을 시멘트 처리 하든지 해야하겠습니다.
저는 쥐를 바퀴벌레, 파리 모기와 함께 '인류의 3대 공공의 적' 이라 여기는 데요. 요즘은 집안에 먹을 게 워낙 풍부해 "아파트"에서도 쥐가 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가 가끔 있지요.
물론 쥐선생 퇴치에는 고양이가 최고이긴 합니다만 저희는 워낙 어린 딸아이 때문에 고양이를 키울 수도 없고, 또 키울 자신도 없네요. 어린 시절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쥐를 반쯤 잡아먹고 버리던 장면 ^.^;;을 딸 아이에게까지 보여주고 싶지도 않구요.
혹시 여러분은 쥐 선생 퇴치에 좋은 아이디어 있으신가요?
있으시면 지혜 좀 나눠주세요~~
'[LIFE]이 남자의 인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휴가 아내. 감동의 <편지>로 답하다 (27) | 2009.01.13 |
---|---|
결혼 3년. 아내에게 첫 휴가를 주다 (10) | 2009.01.11 |
주말부부 6개월. 가정의 소중함을 온 몸으로 느끼다 (107) | 2008.12.11 |
오천원으로 가족 만찬을 즐기다. (4) | 2008.11.24 |
어느 페미니스트의 이중생활 (15) | 2008.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