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 이맘때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교회 주일학생들과 함께 한창 트리를 꾸미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함께 있던 장난꾸러기 초등학교 남학생에게 물었습니다.
"선물이요? 음...."
"왜 받고 싶은 선물 없어요?"
잠시 말이 없던 아이는 갑자기 말문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대답이 끝이 없습니다. 질문을 한 저는 어이가 없어 한참을 웃었습니다. 이 친구는 교회는 물론 동네에서 소문난 장난꾸러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때 어린 친구가 저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왠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은 원래 어린이만 받는 거잖아요"
"왜요? 어른들은 착한 일 별로 안했어요? 그러고보니 우리 엄마 아빠도 선물 한번도 안 받던데 .."
사실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의 생각보다 훨씬 눈치가 빠릅니다. 아는 것도 많습니다. 말은 없어도 부모님께서 하시는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지켜보고 있지요.
그리고보면 부모님께서 아이들과 대화가 안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내 아이로부터 받는 '신뢰'가 약해져 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과 하는 수많은 약속이 물거품이 되고 부모님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면서 약해져가는 바로 그 "신뢰"말입니다. 어쩌면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을 존경하느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을 못하거나 아니 라고 하는 오늘의 현실은 부모님 스스로 만든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이제 점점 송년회 술자리가 늘어가기 시작합니다. 직장부터 동호회까지 종류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자녀들과는 송년회를 안하거나 그냥 가볍게 지나칠 때가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송년회는 온 가족이 모여 진솔하게 자기 고백을 하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부모님이 먼저 하신 솔직한 고백은 지키지 못 할 서툰 약속보다 더 큰 신뢰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얼어있는 나와 자녀들의 벽을 좀 더 녹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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