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내외가 차를 구입하겠다 상담을 요청했다. 사실 나도 아마추어지만 자동차 관련 글로 다음블로거뉴스 특종도 해보고 하니 조언을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현재 친구내외는 결혼 후 임신상태이고, 곧 출산을 앞두고 있기에 여러 혜택이 있는 요즘 차량 구입을 하려는 것 같았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117733
나는 13년 된 차량 오너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960233
나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다 '변속기'를 어떤 것으로 할지 물었다. 친구는 당연히 자동변속기를 택하겠다 하였다.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조언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에 따른 차이를 설명하며 수동변속기도 매력이 있다는 말을 덧붙였고, 이에 친구는 고려해보겠다는 대답을 하였다.
그렇다. 필자는 참 유별나게 수동 변속기 차량만 고집한다. 현재 몰고 있는 차량도 수동변속기이고, 가끔 아내와 여러 차량 얘기를 하면서도 굳이 수동변속기만을 얘기한다. 그것은 앞서 언급했듯 수동변속기만의 매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초보자의 경우 아닐 수도 있다. 어설픈 기어 조작이 오히려 자동변속기보다 연비를 떨어뜨릴 때도 있다. 그러나 이건 일부의 사례이다. 대부분 수동변속기 차량은 자동변속기 대비 최소 20%이상 좋은 연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기에 에코 드라이빙 습관을 잘 들이면 공인연비 이상의 기록도 가능하다.
(관련글 : 공인연비 이상의 기록 꿈이 아닌 현실이다)
자동변속기 차량은 수동 변속기 차량에 비해 미션 오일 가격이 비싸다. 또 교환주기도 좀 더 빠르다. 만약 미션에 문제가 생길 경우가 있으면, 같은 고장일 경우, 당연히 자동변속기 차량의 정비비용이 더 지출되곤 한다. 물론 한 때 유리미션이라 불리던 국산 차량들도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이래저래 오래 타다보면 기어관련 문제를 한번쯤은 겪게 된다(예, 미션 변속시 소리가 난다 등)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운전의 묘미 중 하나가 바로 기어변속에 있다 생각한다. 필자는 상황에 맞게 엔진 브레이크도 걸고,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 기어변속을 하는 손맛을 즐기고 있다. 어쩐지 자동변속기는 매우 편리하고 좋지만 허전함 느낌을 갖게 될 때가 있다. 또한 기어 변속 타이밍을 잘 맞추며 급가속을 하지 않으면 수동변속기 차량도 자동변속기 차량 못지 않게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클러치와 악셀레이터 조작과 함께 차를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은 당연히 수동 변속기 차량이 더욱 많다. 일반운전자도 쉽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예가 바로 엔진 브레이크이다. 물론 자동변속기 차량도 D에서 2로 내리며 순간적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걸기도 하지만 이른바 '반클러치' 나 '힐앤토' 등의 기술까지 따라올 수는 없다.
같은 차종이라면 자동변속기보다 수동변속기 차량의 환경오염물질 배출량이 더 적다. 당장 엊그제 발표된 모닝 LPI 모델만 해도 수동 차량의 CO2배출량이 자동변속기 차량에 비해 훨씬 적음을 알 수 있었다.
자, 이쯤되면 자동 변속기 차량 오우너들께서 매우 불쾌해하고 계실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오해는 안 해주셨으면 한다. 수동변속기의 장점을 쓰다보니 자동변속기 차량과 비교하여 쓰게 된 것이고, 당연히 수동변속기의 단점도 있음을 필자는 인정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도심이나 명절 고속도로에서 수동 차량을 몰다보면 다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또 기타 차량 내 움직임 자체가 자동변속기 차량이 훨씬 자유롭고, 편리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요즘은 자동변속기 차량도 예전처럼 힘이 딸린다는 말이 상당히 들어갈만큼 좋아졌으니 말이다.
즉, 자동변속기 차량을 비판하자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여성이나 어르신들, 운전을 직업으로 하시는 기사님들께 뭐라 하자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유럽의 경우를 보자. 글로벌 오토뉴스에 따르면 유럽은 여전히 수동 차량이 인기인 가운데 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자의 40% 이상이 다음번에는 AMT 즉, 자동화 수동변속기를 구입할 것이라 한다. 프랑스의 경우 자동변속기 차량은 출고 차량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자동변속기 자체가 원래는 장애가 있으신 분들을 위한 것이기에 이들은 굳이 자동변속기(AT)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의 교통흐름이 우리보다 너무 좋기 때문에 이런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유럽이든 어디든 도심의 교통정체는 팔다리를 힘들게 한다. 즉, 이것은 사회 분위기와 운전자의 의식에 달린 문제라는 얘기다.
요즘 수동 변속기 신차를 구입하면 주변에서 뭐라 할 것 같은가. 아마도 잠시 말 없이 쳐다보다 '뭣하러 수동 샀어? 그냥 오토사지' 라고 하지 않을까.
앞서 필자가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언급했듯 수동변속기 차량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특히, 환경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지금은 수동변속기 차량을 선택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예를 들어 H사의 A차량 디젤 수동 등 몇 몇 차량은 하이브리드카 못지않은 뛰어난 연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몸이 불편하신 분이나 여성, 어르신들, 기사님들은 자동변속기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이걸 뭐라 하자는 게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 자동변속기만을 선호하고, 귀찮고 신경쓰는 걸 싫어하는 사회 분위기나, 또한 이에 나도 모르게 무비판적으로 '당연히 이걸 사는건가 보다..'라는 마음을 품는 것 등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덧1)제가 잠시 착오했던 것 같습니다. K사의 포00 디젤은 수동이 없습니다. H사의 A차량 디젤 수동으로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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