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과의 졸업여행

[LIFE]육아 이야기 2023. 1. 14. 16:28 Posted by 바람몰이
 
큰 아이는 중학교, 둘째는 초등학교. 한날 한시에 졸업을 했고, 그간 고생했던 것을 (나에게도) 격려하고자 우리 세 부녀만의 여행 중이다.
벌써 3일째 밤인데, 오늘은 동묘시장과 동대문을 돌며 시간을 보냈다. 나도 고향이 서울인 나름 서울 사람이지만 사실 서울에 큰 정이 없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이곳을 돌고, 흥정도 해보니 사람 사는 느낌이 확 올라왔다.
겨우 5만원에 패딩, 스웨터, 청바지, 모자, LP 두장에, 장갑까지 약 10개 이상을 득템한 아이들도 신나고, 나도 흥미로웠던 하루였다.
새삼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돌아다니는걸 보니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거울을 보니 나도 옆머리에 흰머리가 가득하다.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닌데 이런저런 고생도 참 많이 했고..
오늘은 도심야경을 보며 사이다 한 잔 해야겠다^^ 그렇게 지난 시간을 위로하고, 새로운 3년을 상상해 보는 것도 제법 낭만있는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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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보살피고 있지만 늘 부족하고 미안한 것이 아빠의 마음이다. 이런 아빠도 사랑해주고, 잘 커주는게 고마운 것이니..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련하고, 눈물이 흐르게 된다.

그래, 이 아이들을 두고 내가 죽을 수는 없다. 요즘처럼 극한의 상황까지 내 몰릴 때, 주변에 누구하나 없는 고독감에 서있을 때, 아이들은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된다. 사춘기 갈대와 같은 건희, 동생이 귀찮아서 막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싶은 도희,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주는 루희.

내가 힘들다고 이 녀석들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는 일.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처는 주지 말아야지...그래도 나처럼은 살지 않게 해야지..남들만큼은 못 해줘도, 자기 인생은 살아가도록 해줘야지..내 인생 자체가 사고로 시작되서, 버림으로 점철되고, 외로움으로 지속되니...그래, 어쩌면 그래서 아이들을 더 악착같이 잘 키우려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건희가 몇 살이 되면,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될까. 건희가 지금의 내 나이 쯤 되면 내 삶을 이해하며 함께 웃을 수 있을까. 도희는 자기 삶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감사와 감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인생을 긍정하며 살 수 있을까. 루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어쩌면 내 인생은 이 아이들을 온전히 성장하게 하기 위한 디딤돌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일선 학교에 가면 나 같은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내 인생자체가 이 아이들에게 희망이 된다는 사실에 한 두 번 놀란 것이 아니다. 그래, 이렇게라도 내 인생을 긍정하고, 또 아이들과의 오늘, 내일을 그려 나가야지.

아이들 얘기를 하다보니 절망에서 웃음으로 고개를 넘는 기분이다. 아이들 얘기를 하는 건 그래서 무섭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어둠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내가 다시 일어날 이유가 생긴다. 그냥 이 아이들이라도 내 모든 것으로 사랑하고, 자기 인생을 살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 훌륭한 인생일 것이다. 내가 그렇게 못 살았다보니 더 그 평범한 인생이 간절하다. 내 아이들도, 또 다른 수많은 내 아이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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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마음으로 큰 아이로

[LIFE]육아 이야기 2017. 4. 18. 13:59 Posted by 바람몰이

코이의 법칙을 아시나요?

코이라는 관상어가 있습니다.

작은어항에 두면 5-8cm정도 자라나지만

수족관이나 연못에 두면 15-25cm까지 자라난다 합니다.

또한 자연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라난다 합니다.

같은 물고기지만 성장환경에 따라 피라미만해지기도 하고 대어가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오늘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있습니까?

부모의 학력, 재산 등보다 중요한 것이 부모의 마음크기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고, 아이에게 비젼을 품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더 큰 코이가 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큰 어머니, 아버지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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