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격언에 보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최저점을 찾을 수도, 최고점을 찾아서 팔수도 없다는 얘기지요.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주식이란 욕심을 내면 그 순간부터 지는 것이라 얘기하기도 합니다.
또 주식격언에 보면 한 종목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종목이 반드시 올라간다는 과도한 믿음은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할 때는 철저한 원칙에 입각하여 임해야만 이른바 "쪽박" 신세를 면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치란 것도 그렇습니다.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과도한 기대 또는 믿음을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분명 아무리 대찬 사람이라도 현실의 한계와 벽은 존재하는 것이고, 역사의 흐름 속에 성취해낼 수 있는 부분과 토대를 닦아야 할 부분이 따로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공과를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믿음으로 인한 감상적인 실망에 젖어들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그래야 그 다음 정권과 세대들이 이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일테니 말이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저는 과도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직접 선거운동을 한 건 아니였지만 그에 대해 열심히 얘기하였고, 그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비젼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결국 과한 실망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FTA 와 주식판에 국민들을 끌어들이는 모습을 보며 지지를 철회하기도 하였습니다.
허나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감정에 치우쳐 그 분이 했던 공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금 내가 해야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보는 데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노 전 대통령이 떠난 지금에야 그 뒷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회한에 젖은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내가 해야할일은 무엇일까요. 또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 는 그 분의 마지막 한 마디와 김수환 추기경 님의 '서로 사랑하세요' 는 여전히 제 마음을 울리지만, 전직 대통령마저 죽게 만들고, 그 분향마저 가로막는 이 무서운 현실을...역사의 수레바퀴가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이 현실을 보며 제 마음이 불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너무 맑은 출근길 하늘을 보면서..
그러나 너무 큰 한숨을 내쉬어야만 하는..
안타깝고, 무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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