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는 100분 토론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를 각 입장의 사람들을 통해 모조리 공부할 수 있어 사고의 확장과 세상을 보는 눈을 뜨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프로그램의 초반에는 항상 오늘의 패널이 등장하곤 하는 데, 나는 국회의원만 나오면 일단 한숨을 한번 쉬게 된다. 이들이 한번 말하면 그 끝이 없고, 상대방을 전혀 존중하지 않으며 특히, 인상깊은 것은 이들에게는 "인정"이 없고 "변명" 만이 존재한다는 것 때문에 그렇다. 사회자의 진행을 따르지 않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실 이런 토론프로에서 볼 수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책임정치"라는 단어가 없는 한국 정치계의 씁쓸한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것 이기도 하다. 공약이 빈말이 된다는 건 이미 어린 애들도 다 아는 얘기고, 심지어 지금 용산참사를보라. 무고한 시민과 경찰이 죽어도 궁색한 변명을 일삼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니 더 이상 말하면 무엇하랴.
잘못한 게 있으면, 뭔가 책임있는 자리에 있으면 좀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그런 통 큰 모습을 보이면 안되는 걸까. 왜 정권만 잡으면 모두 변명과 거짓, 꼼수로 일관하는 것일까. 내 잘못을 인정하면 어디 덧나기라도 하는 걸까.
大丈夫 處其厚 不居其薄 處其實 不居其華
노자의 대장부에 대한 이야기다. 내 얕은 지식과 눈으로 이 문구를 보자면 대략 "대장부는 도의 두터움에 있고, 얕음에 머무르지 않으며, 도의 알속에 있지 꽃에 머무르지 않는다"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의역해보자면 "대장부는 얄팍한 잔꾀 따위나 겉보기만 화려한 것에 있지 않고, 두터운 도 즉, 바른 것 또는 진리 속에 머무른다"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혹시 잘 못 해석했다면 수정 부탁드립니다)
어차피 공직이나 정치는 국민을 섬기려 있는 자리. 국민 앞에 고개 숙인다 하여 지는 것도 없고, 손해보는 것도 없다. 아니 어쩌면 이 겸허한 모습을 보는 국민은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는 긍정의 힘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 정치에는 좀 더 책임있는 "대장부" 기질이 필요하다.
얄팍한 꼼수나 변명, 거짓말은 이미 국민이 다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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