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만난 친구는 초등생, 성범죄 미수 가해자로서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언어소통이 불가하고 관련 예산문제로 여기저기 떠넘겨지다 나에게까지 연락이 온 사례이다.

당초 엄마와 아이 각각 50분씩 만나기로 했으나 실제로 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고, 또 아파서 훨씬 긴 시간동안 상담, 교육, 심리치료를 진행했다.

특히, 아이는 마치 어린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다섯살부터 오랜기간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고, 타국에 있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채 살아왔다. 무섭고 어려운 양육환경에서 성장하며 늘 쳐져있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불안과 우울감, 타인에 대한 적대감, 왜소한 모습, 사회성 부족 등은 낯선 한국생활에서의 어려움까지 더해지며 급기야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르게 하였다.

어쩔 수 없이 한 번의 만남으로 정리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나 지금 깊은 방황을 딛고 서있는 나라는 존재자체가 곧 공감이자 메시지가 될 수 있었다.

그 결과, 평소 10분도 집중하지 못한다는 이 친구는 나와 무려 80분을 만났고, 뭐랄까...우리만 알 수 있는..언어를 넘어서는..일종의 울림이랄까? 아무튼 그런게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투병 이후 이런 류의 만남을 갖는게 많이 힘들어졌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급격히 지치는게 느껴진다. 맛있는거라도 먹으면 좀 나으려나..좋은 구경이라도 할까나..좋은 친구를 만나면 전환이 되려나..

이 아침, 결국 내 모든 것의 근원은 주님임을 고백하며 은혜를 구해본다. 은혜로만 살 수 있고, 걸을 수 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내게 손을 내미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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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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