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암투병 이후 몸에 염증이 쌓이고 부으면서 체중이 무려 17키로 이상 늘어 97.5키로였습니다. 이대로는 암을 떠나 성인병에 또 죽을수도 있겠다싶어 1년간 감량을 해서 90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암환자는 면역력 문제로 인해 급격한 감량을 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94키로, 마스터2로 출전하였죠. 하지만 상대가 없었고, 어덜트에 통합되며 급 청년들과 시합하게 되었습니다.

현장에 가서보니 20대 -94키로 선수들은 정말 건장하더라고요. 저처럼 몸이 부어서 체중이 늘어난 아저씨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매트 앞에서 대기하는데 긴장감이 상당하더라고요.

23세 청년과 붙게 되었습니다. 체격은 제가 작지만 당기는 힘이 제가 좀 더 낫다는걸 느끼고 바로 상대를 당기며 가드풀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상대가 바로 회피하며 사이드를 파고 듭니다. 클로즈가드 대실패..ㅠ.ㅠ

손을 뻗어 골반과 어깨-턱에 이르는 구조를 세우려 애쓰며 방어 하였습니다. 이에 상대는 회전하기 시작하며 제 구조를 넘어가려 했습니다. 당연히 저도 같이 돌며 계속 방어하였죠.

그런데 이 친구가 저보다 발이 더 빠르더라고요. 어느새 남북 포지션까지 왔습니다. 이때도 저는 이스케입 및 리커버리를 위해 애썼는데요. 이게 거의 2분간 진행됩니다.

순간 잠시 움직임이 잦아들기에 몸을 돌려 세우며 터틀자세로 빠져 나왔습니다. 비록 점수는 뺏겼지만 아직 할 만했고 터틀자세에서 다시 기회를 만드려 했지요.

ㅋ그런데 또 이게 웬걸..이 친구가 그 큰 덩치로 순식간에 몸을 빼며 백으로 올라탔네요. 사실 체육관에서 스파링 할 때는 대부분 저보다 가벼워서인지 백을 잡혀도 잘 나왔거든요. 근데 -94짜리 청년이 올라오니 와..이스케입이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작전을 바꿔 초크를 방어하며 가만히 있기로 했습니다. 움직임이 한참 없으면 일어나라고 하잖아요. 그걸 노렸죠. 나중에 영상을 보니 실제 주심도 시간체크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상대도 기회를 놓치기 싫었겠죠. 어떻게든 손을 파고 들더라고요. 저는 결국 탭을 치고 말았네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는데, 좋은 소식 못드려 많이 민망하네요..ㅠ.ㅠ

그래도 크게 부상 없이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20대 친구들에게 크게 배웠네요. 앞으로 또 열심히 수련하고 또 참가해 보겠습니다. 음..이제 남북자세, 터틀자세 연습도 좀 하고, 20대들과 스파링도 좀 더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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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달만 버티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주짓수가 벌써 1년 2개월이 되었다. 작년 개관멤버로 등록했던 것인데, 그간의 수련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회복되었다.
일단 체력이 좋아졌고, 호흡도 많이 돌아왔다. 상하-좌우-전후로 움직이며 밸런스가 잡히고, 상대를 믿고 기술을 주고 받으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주짓수는 나와 상대를 두루 살피며 구조를 만들어 힘을 빼고, 지렛대 원리와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이용해 적은 힘을 극대화 시킨다. 그래서 바닥에 깔려도 역전이 가능하고, 체격이 작거나 힘이 약해도 상대를 넘길 수 있다.
반대로 상대를 이기며 깔아누르려 무리하면 꼭 부상이 오고, 강한 힘을 쓰다보면 여지없이 뒤집히게 된다. 서둘러 급히 기술을 걸면 되는게 없고, 오히려 카운터를 맞기도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온 몸으로 배울 수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 운동이다. 때론 작은자를 들어 큰 자를 꺾으시는 성경의 수많은 사건이 생각날 때도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엊그제 승급식에서는 영광스럽게도 3그랄 승급을 이루었다. 지금은 머리로 이해한 것을 기술적으로 딱 3그랄 수준 정도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몸과 정신, 의지가 합일을 이루는 경험이 쌓이니 자신감도 그만큼 충전되었다.
이제 다음 주에 있을 시합을 잘 마무리 해야한다. 다치지 않고 그간 연습한 대로 가보자. 또 재밌고 신나게 건강해진 만큼 신명나게 남은 한해의 사역을 감당해 보고자 한다.
움직이는 구름과 흐르는 물처럼. 욕심은 비우고, 내가 갈 수 있고, 가야하는 길을 성령의 인도하심대로 가다보면 또 하나의 열매가 맺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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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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