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최홍만의 인기는 최고였습니다. 의외로 뛰어난 격투센스와 저돌적인 야수본능은 고국의 팬들을 흥분시켰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비판의 소리가 더 높습니다. 물론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 볼 수도 있겠으나 예전과 달리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는 그에게는 애정어린 조언보다는 따가운 질책이 더 많아 보입니다.
1.가장 어려운 싸움 앞에 서게 된 최홍만.
실전(대련 및 일상 속 유사시)에서는 다양한 계산을 먼저 하지 않습니다. 그 이전에 몸이 반응하여 공격하기도 하고, 피하기도 합니다. 즉, 이성을 넘어 작용하는 힘이 바로 몸의 동물적 본능이란 얘기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몸이 한번 겁을 집어 먹으면 이걸 되돌리기가 참 힘들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최홍만 선수가 바로 이런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밥 샵과 싸울 때의 그 야수 본능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지요. 몸이 이미 겁을 집어 먹어 정신이 움츠러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지금 최홍만 선수는 몸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공포를 이겨야만 하는 정말 가장 근본적이고도 어려운 즉, 바로 자신을 이겨야만 하는 싸움 앞에 서있다는 것이지요.
최홍만 선수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것부터 정확하게 인지를 하셔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허탈한 마음과 비관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이번 상대가 누구인지 모두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참 어이가 없는 매치이지요. 한 때 효도르와 싸우고, K-1 지역대회 우승자였던 사람이 이런 이벤트성 경기에서 전직 야구선수와 싸우게 되다니..;;
이런 상황의 문제점은 -물론 기분이 나쁘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있겠으나- 보다 근본적으로 선수 자신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그 동안의 선수 인생에 회의를 느끼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면 경기 집중력이 갈 수록 떨어지고, 계속되는 비판에 자꾸 코너에 몰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문제는 육체적 한계를 이겨내는 혹독한 수련과 자신을 돌아보는 차분한 멘탈 트레이닝, 여유로운 휴식으로 극복가능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그가 얼마나 이런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문제를 극복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선 지난 겨울과 봄 일본에서의 각 종 영화출연이나 예능 출연 등의 행보를 보면 그의 수련량이 충분할지가 의문입니다. 또 국내에서는 끊임없이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이런 어이없는 매치에까지 몰렸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최홍만 선수는 알아야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격투가 최홍만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마음을 독하게 먹고 과감히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격투가의 본질로 돌아와야 재기가 가능합니다.
3.이번 경기의 목표는..
승패를 전망하는 것 자체가 좀 그렇습니다. 아무리 상대의 육체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최홍만은 수년간 K-1 에서 활동하던 격투가였지요. 물론 승부는 직접 내봐야 아는 것이나 저는 무난한 최홍만의 승리를 점칩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승리가 목표가 되어선 안됩니다. 이번 경기는 일종의 "평가전" 처럼 여기고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자신이 얼마나 야수본능을 회복하고, 정신적으로 강해졌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경기가 홍만 선수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과감한 공격을 시도해보며 자신감을 찾고, 한결 가벼워진 어깨와 스텝으로 링에 설 수 있는 재기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무술가나 선수도 무패일수는 없습니다. 60억분의 1 인 효도르도 패가 있고, 힉슨 역시 정상에 서기까지 수련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며 오른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일반 싸움꾼과 격투가, 무술가가 다른 것은 실패를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여긴다는 것이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아무쪼록 최홍만 선수가 이번 경기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되찾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성원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그의 팬들 역시 쓴소리도 좋지만 너무 쓴소리만 하기보다는 격려와 애정이 담긴 따뜻한 쓴소리로 거인이 다시 일어서는 데 함께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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