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차를 좋아합니다. 이륜차(바이크-오토바이는 국적 불명의 용어이지요. 이륜차 또는 바이크로 지칭하는게 적절합니다)도 좋아하고 사륜차도 좋아합니다. 운전하는 것도 좋아하고 여행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하기도 하고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하고 나가 보면 참 안타까운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 중 하나가 운전 중 고가의 외제 또는 대형 승용차가 내 앞을 가로 막거나 서행할 때는 별말이 없다가 경차가 끼어들면 말이 많아지는 현상입니다. 고급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역시 경차를 타고오는 사람은 대형 승용차를 타고 오는 사람보다 왠지 덜 신경쓰는 것만 같습니다.
특히, 인상깊은 것은 같은 배기량의 차량이다 해도 외제 승용차는 더 귀하게 취급받는 다는 겁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일단 외제차가 한대 있으면 그 친구의 위상이 달라집니다. 성공한 친구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자기 애인이 외제차를 몰고 오면 괜히 내 어깨가 으쓱해지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이나 사업가들 역시 비슷해 보입니다. 저는 초고유가를 달리던 작년부터나 몇 몇 정치인이 준중형 차량을 이용하거나, 경차 이용하는 것을 보았지 그전에는 국산 고급 승용차(에쿠스, 그랜져 등)나 외제 승용차 외에 다른 것을 타시는 분을 본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긴 고유가시대에 에너지 절약을 하자던 정부에서 역시 그나마 있는 몇 대조차 외면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기억나기도 하는군요.
물론 개인취향일 수도 있고, 대형차의 성능과 편의사항이 좋아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속에는. 우리 사회의 내면에 뿌리 깊이 자리잡힌 허례허식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이 속에는 물질만능 시대 속의 인간소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거지요. 내 내면에 자리잡은 피해의식이나 열등감의 표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우리 자동차 문화도 의식 수준을 조금 더 끌어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생각해봤습니다.
더 나아가 명품 등의 물질적인 것은 말 그대로 물질 자체 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내가 걸치고 두른 옷과 장신구가 곧 나의 인격을 대변하는 아니니 말입니다. 자동차 역시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닌다 해서 그 사람의 운전 매너까지 고급스러운 건 아니지요.
즉,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며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도 사회적인 책임 즉,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온전히 실천하는 분을 뵐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거지요. 참 우리 사회는 이게 약하지 않습니까. 그리 긴말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외제차를 몰고 대형 고급 차를 몰고 오는 분께는 저자세를 취하고, 마티즈나 티코 등의 경차를 모는 분 앞에서는 왠지 강해지는..나도 모르게 스스로 마티즈나 티코를 무시하고 있는.. 혹시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취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지요. 지금 높은 분들을 비판하고 욕하기만 할게 아니라 나 자신이 성공하였을 때는 꼭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될 수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각 종 장신구 등은 내가 가진 구매력의 표현이기 때문에 자신감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명품 구입을 통해 내 자신이 더욱 자신있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열심히 정직하게 일해서 부자가 된 후 보다 많은 구매력을 지닌 분들의 노력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좀 높다하시는 분들도 꼭 대형 고급차를 타야만 체면이 선다는 생각보다는 사회적 모범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비판과 욕을 하기전에 나 자신은 어떠한지 역시 살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나를 성숙하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의식과 문화를 성숙하게 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하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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