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1. 마스크를 쓰고 숨을 쉬면 방사성 요오드 약의 냄새가 올라 옵니다.
 
2. 미각은 상실되어 대략 60% 정도만 느껴집니다.
 
3. 턱이 붓고, 침샘염이 올 듯 말 듯 해서 음식 먹기가 힘듭니다.
 
4. 무엇보다 힘든 것은 메스꺼움입니다. 여성 환우들은 심한 입덧이 24시간 계속 되는 것이라 표현합니다. 정말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 것 같습니다.
 
5. 뱃속의 모든 유산균이 죽어 버린 듯...변을 보는 데 상당한 고통이 따릅니다. 1일 1쾌변 하던 저로서는 참 어려운 경험입니다.
 
6. 컨디션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즉, 극단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상태로 만들었던 터라 여전히 가만히 서있어도 현기증이 날 때가 있습니다.
 
암 투병의 절정은 항암치료. 갑상선암은 방사성 요오드 동위원소 치료에 있다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고, 힘 있게 살기만 하다 이런 극한의 경험을 해보니...질병으로 고통 받는 교인들의 마음이 찐으로 공감 됩니다. 그래서 저는...
 
1. 평소 몸이 약한 분께 밥도 잘 먹고, 운동 좀 하라 잔소리 했던 걸 반성합니다.
 
2. 변비로 고생하던 친구들을 놀렸던 것을..ㅠ.ㅠ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3. 입덧...네, 입덧을 안 해본 분은 삶을 논하지 마세요. 현재 24시간 극단적 입덧 6일차인데요...정말 괴롭습니다.
 
특히, 신혼부부 애송이들아~(김재우 버전 ^^). 지금 잘 해라. 그래야 네 인생이 피는 거야~그리고 지금 잘 하면 그 고마움이 평생 갈거다.
 
4. 식사가 어려우신 어르신들...부드러운 유동식을 왜 선호하시는지...왜 국수 한 그릇 말아먹자 하시는지...어르신 마음. 이젠 알겠습니다.
 
5. 먹을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적절한 거리를 둔다는 것. 이 와중에 밥을 보며 감사기도를 드리고, 밥 속에 하나님의 생명이 있음을 고백하는 것. 역시 밥은 하늘입니다.
 
6. 저를 비롯 모든 암투병 중인 환우분들...우리 이 고비를 잘 넘겨 봅시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마음이 약해지잖아요. 아니 무너지잖아요. 다 말라버린 듯 한 눈물이 아직도 흐르잖아요. 우리 주님 마음 붙잡으며, 우리 마음도 붙잡아 봅시다.
 
다른 환우들을 보니 이게 2주 정도 간다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한 달 정도 간다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1년 정도 갔다는 분도 계시네요. 저는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이게 감사의 시간이 되네요. 수많은 영혼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네요. 예수님의 고난이 내 고난이 되고, 다른 이들의 고난과 내 고난이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깊은 은혜의 2022년 사순절입니다.
 
(현재 저는 제주도에 있습니다. 원래 요양병원에 갈까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아무튼...바깥 바람도 쐬고, 가볍게 산책도 하며 잘 관리 중입니다. 너무 염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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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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