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였던가요..아니 지난 해 뿐 아니라 여러번이었던 듯 합니다. 9시 뉴스를 보는 데 교복값이 비싸다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실제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부모님들과 상담해보면 비싼 교복값을 하소연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자식이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내 아이가 이렇게 건강히 자랐다는 뿌듯함에 기쁜 마음으로 사주게 되는 것이 우리네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자식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것 역시 부모의 마음 아닙니까.
그러나 우리가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는 것은 교복값 안에 숨겨진 거품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실제 언론보도에 의하면 교복업체끼리의 가격 담합은 물론 그 품질 조차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라 보면 될 듯 합니다. 부모님의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하는 상술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유명 메이커를 붙인 고가의 교복이 잘 팔리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사달라고 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들끼리는 교복 메이커를 비교하며 자신을 과시하는 습성이 있지요. 심지어 같은 메이커 교복을 입은 친구들끼리-일시적이긴하지만-따로 모이는 경우까지 있으니까요. 자연스레 저가의 옷을 친구들은 자신감을 잃어가구요.
상황이 이러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내 자식 기죽이지 않으려고 아이들이 원하는 데로 따르게 되지요. 말하자면 뻔히 바가지이고, 거품인 걸 알면서도 사줄 수 밖에 없게되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는 거지요.
저는 유통구조의 개선 및 옷 값 거품을 없애는 교육당국의 개선과 더불어 우리네의 자녀 교육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봅니다. 아이들이 이러는 것은 결국 부모님의 가정교육과 우리 사회의 문화가 만든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외모를 중시하고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하는 문화..말로는 이걸 비판하고 싫어한다 하면서도 결국 동경하고 따르고 있는 문화..물질에만 지극히 치우쳐 있는 물질만능문화..끼리끼리 뭉쳐대는 패거리 문화..그리고 이 모든 걸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세워갈 수 있도록 아이를 도와주지 못하고 그것을 종용하는 듯한 우리네 현실..
진정 아이를 위한 교육을 하려면 제 값을 하는 물건을 제 값을 주고 사올 수 있는 지혜를 기르게 가르쳐줄 수 있어야 겠지요. 과소비가 가져오는 폐해를 알고 아껴쓸 줄도 알면서 꼭 필요할 때 과감히 소비할 줄 아는 교육을 해야겠지요. 겉치장도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그 속을 채워가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지도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한 정신을 갖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교육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비싼 교복을 원하는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께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1.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게 무언지 가르쳐 주세요. 겉치장을 통해 예뻐지는 것과 동시에 그 속을 채워가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해 주세요.
2.두번째로 비싼 교복을 사게 됨에 따른 여러 결과를 충분히 설명해 주세요. 왜 교복이 비싸졌는지도 설명해 주시면 더욱 좋겠지요. 또한 비싼 교복을 샀으면 그 반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 주시고, 저가의 교복을 샀을 때 역시 그 반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 주세요.
3.끝으로 비싼 교복과 저가의 교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아이에게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그 선택을 존중해주세요. 이 선택의 존중은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책임있는 자세로 살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저는 교복 사는 순간을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아름답게 가꿔가는 방법을 깨우치는 귀한 교육의 시간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 비싼 교복을 사도 소기의 성과가 있는 거지요. 이런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여 이 나라의 주축이 될 때 이 모든 걸 바꿔낼 수 있는 역량을 지닐 수 있게 될 테니 말이지요.
물론 가급적이면 선배의 것을 물려 입는 다거나 이름없는 중소업체의 교복을 사입음을 통해 소비를 통해 어려운 서민을 돕는 방법을 알게 하거나 물질을 효율적으로 아껴쓰는 방법을 알게 하는 것이 좋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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