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는 거듭되는 아동 성범죄를 보며 상당히 당황한 듯 하다. 아니 사실은 너무 '분노'한 나머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못 찾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는 이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무기력감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이 가해자들을 어떻게 해야하냐는 답답함이 공존하는 것이라 필자는 판단한다.

그러나 분노만으로는 5-60%에 이르는 아동 성범죄의 "재범"을 막아낼 수 없다. 허나 우리 사회는 화학적 거세나 전자발찌 등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처벌 이외에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필자는 이 글을 통하여 처벌 일변의 현 정책수립방향을 비판하고, 가해자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함을 일본의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1.'화학적 거세'로 처벌만 강화시키면 예방된다?

최근 논의되는 아동 성폭력 예방대책은 처벌을 강화해 예방하겠다는 데 핵심이 있다. 물론 지금의 처벌수위가 너무 낮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형이 있다하여 강력범죄가 줄어드는 게 아닌 것처럼 아동 성폭력 역시 강한 처벌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특히, 이는 아동 성범죄자의 심리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자의 심리에는 성적 좌절과 열등감, 낮은 자긍심, 부정적인 성적 자아 이미지 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범죄자보다 더욱 자아통제력이 약하고, 폭력에 대한 허용도 역시 높았다. 이런 아동 성범죄자들의 특징은 자신보다 훨씬 힘이 없어 지배와 통제하기가 쉬운 무력한 아동을 성폭력 대상으로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학적 거세 등을 통해 성욕을 조절하겠다는 발상은 일종의 '오진'과도 같다 할 수 있다. 이들은 결국 화학적 거세를 넘어 물리적 거세를 통해 성기를 절단한다해도 또 다른 방식 예를 들어, 여아의 성기에 이물질을 삽입하거나 강한 폭력을 사용하는 등의 다른 방법을 통해 아동에게 성폭력을 가하게 될 것이다.

관련글 : 양깡 님의 조두순 사건 화학적 거세가 정답일까 , 의사들은 화학적 거세 어떻게 생각할까


2.가해자 치료전문병원이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가해자는 처벌과 함께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범죄학자인 Hall의 경우 약물은 2-5년 정도만 필요하다 주장하고, Langevin 역시 약물의 사용은 일시적이어야 하며 sex drive가 아닌 erotic preference를 바꿀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치료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얼마 전 우리 나라를 방문한 성범죄자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 윌리엄 마셜 퀸스대학 석좌교수 역시 성범죄자들이 치료 후 재범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은 단 한명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로써 성범죄자 치료의 중요성을 설파한바 있다. 실제 그가 치료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캐나다의 치료결과를 보면 치료자 그룹의 재범률은 비치료자 그룹의 재범률 13.6%보다 훨씬 낮은 3%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가해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그나마 존재하는 몇 안되는 치료센터조차도 너무도 미약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는 법무부에서 성폭력치료재활센터를 운영해 성범죄자를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08년 12월 치료감호법 개정이 후 수감된 성범죄자는 28명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아동 성범죄자는 12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 치료마저도 수감기간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아동 성범죄의 재범은 항상 출소 후에 이뤄지는 것인데도 말이다.

 
3.성범죄자처우프로그램-일본의 사례

일본 역시 성범죄가 큰 문제가 되었고, 지난 04년 나라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여학생 유괴,강간,살인 사건을 계기로 적극적인 대처를 시작하였다. 이른바 '성범죄자처우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요지는 인격의 미숙함과 편중에 대한 교정치료,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훈련과 교육 등으로 일본은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여 생각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은 총 4종류 즉, 도입 프로그램, 코어 프로그램, 지도강화 프로그램, 가족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각 각 동기부여, 자기이해와 통제 능력의 향상, 대상자의 생활실태 지도를 통해 재범방지, 대상자 가족의 동의하에 가족의 측면지원할 수 있도록 돕는 것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범죄자의 출소 후 생활에서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재범을 막고, 개인만이 아닌 가족과의 관계성을 통해 측면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밀도와 기간 역시 자세히 나누고 있었는 데, 고밀도의 경우 전체 66세션으로 주2회 8개월간 실시한다. 중밀도는 전체 45-47세션으로 주 2회 6개월 실시, 저밀도는 전체 14세션에 주1회 3개월 반을 실시하고 있었다.(1회의 세션은 100분) 상당히 길고, 자세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일본의 경우는 30년전부터 개발하여 시행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약 6개월마다 프로그램을 새롭게 편성하여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역시 여러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우리의 현실에 맞는 성범죄자재범방지를 위한 치료와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종합정리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심리단순히 성욕에 국한되지 않는 보다 복잡한 문제이다. 따라서 화학적 거세와 같은 처벌위주의 정책은 수많은 헛점이 존재하는 매우 국한된 방식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만약 처벌만을 강화해서 뭔가 예방할 수 있다면 스위스처럼 종신형을 시키든지 해야한다. 지금의 정책은 그리 강력한 축에도 못낀다는 얘기다. 

아동 성범죄자의 사후처리에는 처벌과 함께 치료, 교육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지속적이어야만 하고, 세부적으로 자세히 준비되어야 한다. 허나 이제야 겨우 중앙지원단이 발족하는 등 주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1년 평균 1천여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성범죄에 피해를 입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지금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보다 차분히 체계적이고 검증된 아동 성폭력 예방대책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아동 성범죄자를 다루는 2회로 기획된 글의 2부이다. 다음에 포스팅 될 글에서는 아동 성범죄자의 특성을 분석하고,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진짜 강력한 처벌이란 무엇인가 외국 사례와 비교해 포스팅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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