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둘째아이 출생신고를 하러 갔습니다. 지역 동사무소 직원분의 친절한 설명과 안내 덕에 수월하게 잘 하였습니다. 그런데 출생 신고를 하며 제가 문제제기 한 내용이 있습니다. 왠지 이것이 너무 과도한 정보를 요구한다 싶다는 거지요. 물론 그 직원분과 싸울 일은 아니라서 크게 일을 만들지는 않았으나 꼭 한번 생각해볼만하여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먼저, 상단부의 모습입니다. 출생자와 부모를 구분하여 작성하게 되어 있지요. 뭐 여기까지는 모두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혼인 중의 자인지, 혼인 외의 자인지 왜 쓰라는 것인가 입니다. 출생신고를 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한 아이를 등록하는 데, 왜 꼭 이걸 내용을 기재해야하는 건지요.
이 아이가 어떻게 출생되었든 내가 부모로서 양육을 결정했기에 출생신고를 하는 거지요. 게다가 만약 한부모 가정이거나 비혼 가정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요. 우리는, 이것 자체가 잘 못된 것은 아닌 데, 이들이 뭔가 죄를 지은 것 마냥 죄인처럼 느끼게 만드는 풍조를 갖고 있습니다.
또 이 말 자체도 말이 안되는 게, 혼인신고를 안하고 사실혼 관계에 있다 애를 낳으면 혼인 외가 되는 건가요 혼인 중이 되는 건가요. 또 만약 혼인신고를 했으나 별거중에 있다 애를 낳으면 혼인 외가 되는 건가요 혼인 중이 되는 건가요.
제가 잠깐 말꼬리를 잡았습니다만...이 말 자체도 말이 되지 않거니와 이 항목은 굳이 넣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과도한 정보요구라는 거지요. 출생신고를 하는 데, 혼인중인지 혼인외인지가 왜 필요한 것인가요(아는 분 있으시면 댓글 부탁합니다)
이것은 출생신고서의 중반부 모습입니다. 일단 제가 줄을 그어놓은 정보기재 이유가 나옵니다. 통계법에 의해 국가의 인구정책수립에 필요한 정보수집을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이걸 기재 안하면 신고가 안됩니다. 그리고 법이라 하니 어쩔 수 없이 다 적긴 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썩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우선, 서면으로 작성한 정보가 비밀보장 된다는 말부터 어불성설입니다. 개인 신상정보가 쉽게 유출되고, 거래까지 된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입니다. 이는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지요. 실제 저도 관공서에서 잠시 일을 하며 그곳에서 정보유출이 된 사례를 접한 적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인구정책수립을 위해 실제 결혼년월일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건 각 자 집안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중요한 건 아이를 출생했다고 신고하는 데, 이건 별로 필요 없는 항목이란 것입니다. 조금 심하게 비꼬으자면 차라리 "속도위반" 란을 만드는 게 낫다는 거지요. 과도한 정보요구이고,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을 해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끝으로 학력란입니다. 음, 학력란의 경우 뉴스에서 한번씩 학력에 따른 출산율 얘기가 나와 대충 이해가 되긴 합니다. 그러나 이걸 전수조사를 해야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본래 여론조사나 통계라는 게 전수조사를 꼭 해야는 건 아닙니다. 표본조사도 가능하다는 거지요. 만약 이로 인한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다면 표본조사 하는 게 더욱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렇게 학력, 실제 결혼일이나 동거일 등을 쓰는 게 관습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원래 해오던 것이라 하던 것이란 생각이지요. 또한 행정편의주의적 냄새가 진하다 싶기도 합니다. 굳이 전수조사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과도한 정보요구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비혼모나 한부모 가정 등에 상처 또는 차별을 야기할 우려가 있습니다. 즉, 제가 지적한 위의 세 항목은 없어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입니다.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제가 잘 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 주시고, 의견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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