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하는 얘기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고로 여자는 거칠게 다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모 방송인이 모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저도 남자이지만 이 이야기를 들으며 상당히 불쾌하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 물건도 아니고 어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요.
비슷한 류의 얘기로는 '싫어 싫어 싫어~~~좋아 좋아 좋아' 도 있습니다. 여성들이 싫다고 할 때 좀 더 세게 나가면 결국 더 좋아하더라는거지요. 괜히 자기도 좋으면서 내숭을 떤다는 겁니다. 주로 성범죄자들이 갖는 생각인데요. 전문용어로 '강간통념'이라고도 합니다.
성폭력의 주된 피해자인 여성은 물론 남성 피해자나 아동의 거절 혹은 no 표현은 말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상대방이 명시적인 '동의' 표현을 하지 않았다면 이 역시 '동의'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 자리에서 말을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 역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저 역시 교육현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중고교생을 꽤 여럿 만났더랬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점점 무서워지지요. 밀양 고교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비롯 요근래에만도 여러 차례 청소년 성범죄가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참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철저한 성교육으로 풀어가는 것이 가장 손쉬우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만 건강한 성지식과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를 통해 효과를 본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살펴볼 때 더욱 이런 확신을 갖게 됩니다.
가령 영국은 통합형 섹슈얼리티 교육을 진행하며 십대 임신률이나 성범죄 가담률 등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자신들의 성문화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진단하고, 수년간에 걸친 교육체계를 구축해 진행한 결과였습니다. 우리도 이같은 노력은 참고할 필요가 있겠지요.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면 좋겠습니다. 특히, 주된 피해자인 여성과 아동이 좀 마음놓고 지낼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이 사는 곳에서 범죄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으나 분명 최소치로 끌어 내릴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노력을 경주하는 곳에서 비로소 인권이 서고,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겠지요. 온전한 성교육을 통해 이런 나라를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해 봅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464187&NewsCategoryCD=60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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