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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6 영화 도가니 아역배우, 상담을 해보는 게 맞다 1


최근 영화 '도가니'에 출연한 아역 배우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화의 취지와 달리 이 아역 배우들이 받았을 상처를 어찌하겠냐는 것입니다. 영화 감독은 아역 배우들의 안정을 최대한 도모하고, 부모님 입회하에 촬영을 진행했다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걱정이 됩니다. 제가 오래 전 있었던 사례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담사례##


한 여자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한 남성이 초인종을 누르며 집을 찾아왔다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는 '지금 집에 어른이 없으니 다음에 오세요'라고 대답했다 합니다(이러면 안 된다는 글을 제가 지난 번 포스팅 한 적 있습니다. 관련글 참조).

그러자 이 남성이 '내가 지금 너무 목이 마르니 물 한잔만 달라' 했습니다. 당연히 '아저씨 나쁜 사람 아니니까 괜찮아' 라고 얘기했지요. 이 아이는 '착한 아이'가 되라 늘 교육받았기에 물 한잔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이 남성이 돌변했습니다. 이 아이가 너무 예뻐서 내가 어쩔 수가 없다며 강간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인 건 그 오래전에 이미 엄마가 아동 성폭력 관련 교육을 받았던 것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부모님이 아동 성폭력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것과 달리 매우 앞서나가는 분이었지요. 평소 준비가 잘 된 엄마인만큼 대응 역시 아주 침착하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상담소도 오고, 범죄 수사도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외상이 없어 진료 및 심리치료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약 두달 후 이 아이의 엄마가 상담소를 다시 찾았습니다. 당시 이 아이는 몸무게가 8kg 이상 늘었고, 양치와 세수 등을 일체 하지 않은채 머리를 스스로 쥐어 뜯어 놓은 상태였습니다. 여러 관계자들이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래서 상담에 들어갔지요.

아이가 얘기하였습니다. 우선, 자신의 모습이 싫다 하더랍니다. 가해자가 '네가 예뻐서 어쩔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자 이것이 아이에게 트라우마로 새겨져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이 아이는 가해자보다 엄마가 더 밉다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아이 엄마가 왜 자신이 병원에 가야하고, 상담을 받아야 하는 지 그리고 경찰서에 왜 가야하는지 아무 말도 안했다는 거지요. 아이는 매우 침착했던 엄마와 달리 이 침착함 속에 진행된 일련의 과정마저 폭력으로 느껴졌던 것입니다.

어른이 아이가 받았을 상처를 모두 알 수는 없다

이 사례를 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아역배우는 '연기'를 한 것이고, 어른들 역시 최선을 다해 아역 배우들을 배려했지만, 미처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미묘한 부분이 아이들의 가슴에 새겨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아이들은 그 당시는 쉽게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미처 자신의 상처를 발견 못 했을 수도 있고, 어른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니까 자신이 나설 자리가 없다 느꼈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저는 영화 출연 아역 배우들에 대한 차분한 심리상담이 진행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사전에 이 친구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00야, 너는 영화에 출연한 것이고, 연기를 한 것이지만, 엄마 아빠와 감독님은 너희가 늘 행복하기를 바란단다. 지금 삼당 선생님께 가는 것은 네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네가 더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기 위해서란다. 엄마 아빠는 네가 상담 선생님을 만나 좋은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 아동 성폭력의 위험성을 환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작진과 부모님 역시 영화 취지에 맞게 여러 배려를 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미처 우리가 알 수 없는, 아이들만 느낄 수 있는 상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왕이면 자세한 심리상담을 통해 혹시나 있을 지 모를 부분을 예방할 수 있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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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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