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여배우의 '가슴'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단 섹시 스타의 기본 조건으로 가슴을 먼저 꼽게 되었고 몸매 역시 가슴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지요. "착한 가슴" "베이글녀" 니 뭐니 하는 문구와 내용은 그 대표적 예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은 연기자나 가수 데뷔 역시 가슴 마케팅을 먼저 시도하는 경우도 흔한 것 같고 말입니다.

가슴이 일종의 상품이자 자기 과시의 중요한 수단이라는 의미라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지 싶습니다. 수많은 남성팬의 관심을 받아야 먹고 사는 걸그룹 또는 여자 연예인은 가슴이 곧 돈이 되고 섹시스타로서의 기본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가치부여가 '가슴'으로 상징되는 '외모'에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지점입니다.  

그러다보니 여자 연예인 뿐 아니라 일반 여성들도 '외모'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가슴 사이즈나 몸매에 대한 남성의 열망은 상상 이상이니 말이지요. 늘씬하고 하얀 다리를 잘 드러내고, 큰 가슴을 보여주면 이제는 아예 새로운 개념의 '덕德' 이 생겼다며 '육덕'이 있다 하면서 취직도 잘 되고, 보다 능력 있는 남편을 만날 수도 있다 하니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런 현상이 여성비하 또는 차별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여성의 몸에 대한 규격화 되고 정형화된 이미지 덕에 이른바 "쭉쭉빵빵"한 일부 소수의 젊은 여성만이 아름다워졌고, 수많은 대다수의 여성은 섹시하지 않고 아름답지 않은 여성이 되었으며,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여성은 자신의 몸이 볼품 없어졌다 여긴채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의 배후에는 우리 사회의 여성의 지위가 숨어 있습니다. 물론 우리 나라는 언듯 보기에는 '여성상위시대'로 보이지요. 가정에서도 엄마의 힘이 더 세고, 사회에서도 엄마의 입김이 장난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즉, 경제권이나 정치적 권력, 출산 후 사회진출, 기업내 임원비율 등을 보면 여전히 우리 나라는 매우 후진적임에 틀림없습니다.

특히, 신자유주의 이 후 자본주의의 고도화는 여성의 몸과 성을 매우 치밀하고, 교묘하게 상품화 시킵니다. 결국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뚱뚱해도 안되고, 쌍커풀이 없어도 안 됩니다. 키가 작을 수는 있으나 그러면 어떤 연예인처럼 오밀조밀하게 비율 좋은 몸매와 귀여운 외모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성의 두세배가 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물론 남성도 참 많이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은 남성에 대한 폭력이기도 한 것입니다. 쉽사리 "착한 가슴"을 갖고 있는 여배우를 보며 환상에 젖어 판타지에 빠지게 되지요. 이는 여성의 몸을 대상화 또는 물화 시키며 여성의 몸에 대한 소유와 통제의 욕구를 강화시킵니다. 결국 여성을 상대로 배려나 존중보다는 일방성을 담보할 확률이 증대되구요.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통념을 증대시키고, 남성 스스로를 이중적인 모습에 빠지게 합니다.  

또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면 남자 취급을 못 받습니다. 키가 작으면 남자 축에도 못끼고, 야외에 나가면 힘도 잘 쓰면서 용감한 척도 해야 합니다. 숯불 한번 제대로 못 피우면 핀잔을 듣기 일쑤입니다. 직장에서는 매일같이 야근에 술자리를 가져야만 하구요. 여직원 컴퓨터 본체나 포맷도 일일히 다해줘야 합니다. 또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 '무슨 남자가 쪼잔하게 그러냐'며 핀잔을 듣습니다. 이것 역시 정말 피곤하지요. 결국 양성간 성적차별과 격차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고,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남자만 행복한 것도 아닌 매우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겝니다.

러니 참 어려운 얘기지요. 저도 딸만 둘인데, 이녀석들이 살아갈 인생도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견하게 됩니다. 또 아들만 있는 분들도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지요.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여전히 가부장적 개념에 빠져있는 이상은 그 누구도 쉽게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없을 겝니다. 이제 더이상 성평등의 문제는 쉽게 외면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갑자기 트래픽이 너무 늘어 무슨일인가 했습니다. 다음 메인에 글이 실렸군요. 오랜만에 실린 거라 참 반갑고, 이곳에 방문하신 독자님을 환영합니다. 오늘 하루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며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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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신의 ‘몸’에 대한 고민은 사실 저자의 집필 동기이기도 하다. "팔, 가슴, 어깨, 허리, 엉덩이, 허벅지, 다리, 손과 발, 손가락, 발가락 그리고 얼굴의 부분 부분들. 정말이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내 자신이 그것들을 혐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심지어 혐오와 인정의 상태를 넘어서기까지 할 수 있을까." - 1996년 1월 26일 일기는 이러한 저자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란 정체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몸’에 대해 자유롭지 못함을 반성하며 저자는 ‘몸’의 역사와 이해의 역학관계를 역사적으로 성찰하고, 우리 삶의 영역에 적용하는 도식을 따라 책의 내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책의 흐름은 굳이 여성학에 대한 전이해가 없어도 이 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이런 구조는 자칫 내용이 장황하고, 거창해져 지루해지거나 부담스러워질 위험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현실의 구체적인 논쟁의 지점을 제시하고, 생생한 증언을 제시하며 우리의 주의를 끌고 간다. 예를 들어, 외모 가꾸기가 굳이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라 남성에게도 적용되지만 이것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무게감과 사회적 영향력으로 귀결되는지 밝히는 대목은 굳이 냉철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외모에 대한 저항이 봉쇄되는 메커니즘을 밝히고, 이것을 실제적인 증언들로 채우고 있어 이 책이 아카데믹하다는 느낌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느낌을 받게 해준다. 그러나 저자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상당히 진지하고, 독자로 하여금 그 의식을 공유하게 한다.

그런데 그래서 더욱 아쉬워진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저항의 역사를 서술하고, 마지막 줄에 ‘저항 없는 치유는 불가능하다’ 는 드라마틱한 명언으로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물론 10여년 전 출판되기도 했지만-‘몸’에 관한 문제를 여성의 문제로 국한하여 그 해결책으로 여전히 ‘저항’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책의 중간중간 남성의 문제를 함께 언급하기도 한다. 또한 현실의 문제가 여성에게 직접적이고 보다 비중 있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양성평등 또는 성평등의 문제로 함께 남녀가 풀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사라진 오늘에 있어 상호주체적 인식과 의식의 공유 없이 풀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은 전략적으로나 세계적 여성운동의 흐름에 있어서도 약간은 미진한 대안이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독서를 마친 후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재미나다’라는 것이다. 분량도 적어서 넉넉히 세 시간이면 이 책의 독서를 마칠 수 있다. 더욱 좋은 것은 가격도 착한 데, 내용도 알차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고민할 수 있는 문제를 해박하고, 전문적인 식견으로 풀어가는 책의 흐름은 외모 때문에 고민하는 한신의 후배들에게 꼭 한번 권하고 싶은 맘이 들게 한다.

부제 :「다이어트 성정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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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여러 언론은 김주희 선수의 사진을 제시하며 "여자 얼굴이.."라고 말을 흐린 적이 있었다. "여자 얼굴"이 이렇게 될 때까지 경기를 진행시키는 데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경기 진행과 선수보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려면 다른 방식이 얼마든지 있다. 김주희 선수의 땀과 눈물을 보면서까지 굳이 "여자 얼굴"을 들먹였어야 했던 것일까.


비단 이 경우만이 아니다. 한번은 이런 사례가 있었다. 모 대학의 조교로 근무했던 A씨가 있었다. 그런데 A씨가 상당히 예뻤던 모양이다. 그랬더니 수업 전 출석을 부르는 등 조교활동을 하다가 남학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후 과게시판에는 누구누구 누나 예뻐요 너무 좋아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A조교는 게시판에 자신에 대한 평가를 그만 해달라고 하였다. 자신은 공적인 자리에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입장이므로 업무에 관한 얘기를 해야지 외모로 평가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는 잘 정리되는 듯 하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 다음 반응이다. 도대체 이쁘다고 하는 데 뭐가 불만이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칭찬을 해줘도 뭐라 하니 어이 없다는 것이고, 배가 불렀다는 말이 나왔다. 역시 얼굴이 예쁘면 000가 없다는 말이 나왔던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늘 외모로 평가받아야 한다. 구인광고에는 늘 "용모단정"이란 애매한 기준이 존재한다. 도대체 어떤 게 용모단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키가 안되면 귀엽기라도 해야한다고 한다. 만약 미모가 안 되면 몸매라도 좋아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이것이 누구의 시선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인지 모르겠다. 언제쯤 여성의 몸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걸까.

조금은 낯설게 바라보면 좋겠다. 그 동안 당연시 해왔던 '남성-여성'의 성역할과 기대치를 낯설게 바라보는 질문을 해보자. 기존의 관념을 '역발상'을 통해 '낯설게 바라보기'만해도 우리의 젠더 감수성은 좀 더 향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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