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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17 셋째 안 낳느냐는 말에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 20


셋째는 안 낳을거야?

엄마를 빼닮은 3.3kg의 건강한 딸아이를 낳았습니다.(관련글 : 1억이면 어떠랴 네가 주는 행복이 그 이상인데..) 이 녀석을 낳기 전날밤도 잠못 이뤘는 데, 녀석을 안고 나니 또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하하, 주책맞아 보이긴 해도 너무 좋으니 어찌할 줄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맘을 흐트러놓는 말이 있습니다. 출산을 축하하기는 한데, 셋째는 안 낳을거냐는 것입니다.

이 분들은 저와 아내, 아기를 축복해주러 오셨습니다. 서로 가까운 관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것은 이 분들의 의도가 나빠서가 아니라 이 한마디에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보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남자애 하나는 있어야해!

최근 양성간 성비를 보면 지난 96년 여아 100명당 남아는 111명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08년도의 경우 106.4명까지 줄었습니다. 또 호주제 폐지와 사회적 성별역할에 따른 생각이 바뀌면서 남아 선호사상도 많이 줄었다 합니다. 심지어 부산일보의 2010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여아를 낳기 위한 비법까지 등장했다 합니다.


하지만 이 분들의 한 마디 속에서 우리는 여성이 살아가기 너무도 힘든 우리의 현실을 보게 됩니다. 수많은 범죄에 노출되고,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져도 외모가 딸리면(?) 취업조차 할 수 없는 현실과 출산과 동시에 모든 꿈을 접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뚜렷한 이유는 없으나 '어쨌든' 남자애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막연한 남아선호를 보게 됩니다. 말로는 부정하지만 우리의 내면은 여전히 이것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지요. 

예, 우리는-2009년 보고된 세계성격차보고서에 따르면-양성평등 순위가 134개국 중 115위 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너무도 아쉽습니다. 분명 일상에서는 여성이 더 기를 펴고 사는 것 같고, 남성은 인권을 보장하라는 개그프로까지 있는 데 세계적인 기준에서 보면 여전히 성격차가 심하다는 거지요.


출산 보조금으로 출산율을 높인다?

저는 이런 우리 사회의 후진성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제가 굳이 '후진성'이라 표현한 것은 세계적인 흐름에서 너무 뒤쳐진 우리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미 소위 말하는 선진국은 양성평등을 국가적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지속적인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를 통해 출산률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 스웨덴은 낮은 출산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설픈' 출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성격을 강화하여 출산율을 높인바 있습니다. 프랑스는 여성 정치인 50%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 30%를 법제화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양성평등에 신경을 쓴 것은 양성평등을 이루는 것만으로도 국가경쟁력과 삶의 질을 훨씬 높일 수 있다 보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양성평등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부실합니다. 교사부터 훈련되어 있지 않으며 연중 이벤트성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양성평등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경우 교사는 물론 어릴 때부터 꾸준히 양성평등 교육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남녀 즉, 양성모두 더욱 삶에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글 : 나는 왜 양성평등 운동을 얘기하는가남자인 내가 여성단체에 들어간 이유)

양성평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적 흐름을 보아야..

저는 딸아이를 잘 기를 자신도 있고, 충분히 노력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개개인의 노력과 자신만으로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구조적이고 의식적으로 양성평등을 이뤄가야만 가능합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 및 국가 경쟁력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며 나아가 성범죄 문제와도 긴요한 관계가 있으므로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우리의 육아에 대한 개념 역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입니다. 이럴 때 양성성을 고루 갖춘 인재로 자녀를 양육하지 못하면 내 아이는 결국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와 수학도 중요하나 그 이전에 성평등 교육부터 해야한 다는 것입니다. 성평등 교육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중으로부터 시작하는 전인교육이므로 가정에서부터 노력을 기울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관련글 : 지금은 자녀교육의 방향성을 고민해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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