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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8 내 아이를 지키는 안전운전 노하우-교통사고 경험기

올해 3월 20일 나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두번째선물을 받게 되었다. 첫번째 선물이었던 아내가  예쁜 공주님을 출산한 것이다. 핏덩어리 녀석을 내 두눈으로 확인한 순간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 어지러운 시간이었다.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아이와 아내가 퇴원한 후 나는 나를 길러주신 아버님과 같은 할아버님 산소를 찾아 갔다. 산소는 전북 임실에 있는 국립묘지였다. 거리가 상당하지만 우린 가벼운 마음으로 소풍 가듯 편안히 갈 수 있었다. 아이는 출산 한달전부터 차에 싣고 다니던 카시트에 예쁘게 누워 자고 있었고 아내는 그 옆에서 아이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산소에 무사히 도착하고 할아버님께 아이를 보여드린 후 우린 맛난 음식을 먹고 집으로 출발하였다.

오는 길 역시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집을 불과 10여분 남겨둔 상태였다. 길은 매우 한적하였다.(경기 화성시 병점동에 살고 있을 때)다른 때 같으면 시원하게 달리면서 왔겠지만 아이가 있어 나는 네비게이션 상 속도 시속 75-78킬로(계기판상80)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었다. 신호등 역시 연동되어 있는 터라 한번 도 걸리지 않고 여유있게 올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불법유턴하는 스타렉스 차량이 눈앞에 나타났다. 너무나도 여유롭던 내 마음에 여차하면 우리 모두 죽는다는 본능적 불안감이 엄습하였다. 기어를 변속하며 엔진브레이크를 급하게 걸고 풋 브레이킹을 하며 차체를 운전석을 향해 최대한 꺽어갔다(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내 운전실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이 순간을 최대한 모면해야 내 아이와 아내, 할머님을 살릴 수 있다는 아비와 남편, 자식으로서의 본능적 움직임이었다)

속도가 순식간에 줄어들었고 주행속도에 비해 짧은 스키드 마크를 그리며 차체가 끌려 나갔다. 하지만 충돌을 피할 수는 없었다. 상대방 운전자 역시 당황했는지 차량을 움직이지 않고 그저 가만히 서있었던 것이다. 결국 우리는 스타렉스 차량 뒷바퀴 차축을 들이받게 되었다. 우리 차량은 본네트(엔진룸)가 2/3가량 들어가며 운전자석 문짝이 삐걱거리며 겨우 열리는 상태였다.(다행히 조수석 쪽은 잘 열렸음)

내 가슴은 안전벨트 자리가 몹시 뻐근하여 숨을 쉬기 힘들었다. 조수석에 계시던 할머님은 큰 충격은 없으나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계신터라 몹시 힘들어 하셨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출산 4주밖에 안된 아기와 산모였다. 정신없이 문을 열고 뒷자리를 살피니 아내는 뒷 좌석에 엎드린 채 카시트 위에 있는 아기를 부여잡고 있었다. 우린 놀란 가슴을 안고 아기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아기는 아무런 외상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해맑은표정으로 나를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카시트와 아내의 노력 덕에 땅에 구르지도 않고 자기 자리에 그저 예쁘게 누워만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겉보기와는 다른 것. 또한 며칠이 지나야 그 통증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 나는 급히 사고처리를 하고 모두 119에 실려 아주대병원으로 향했다. 아이와 할머님이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우리야 젊으니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이 어린 녀석은 아무 말도 못하고 얼마나 고통속에 시달릴 것인가..정말 상상조차 끔찍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에겐 1초가 1년과도 같았던 순간들이었다. 만에하나 아이가 뇌에 충격이라도 받았다면..!!!!...정말..아..어쩔 수 없이 우린 눈물을 머금고 그 핏덩이 같은 것을 CT촬영까지 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아이는 아무런 내상도 입지 않음이 밝혀졌다. 실제 사고 후 아이는 아무런 후유증 없이 무럭무럭 자랐고 지금은 벌써 8개월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은 너무 건강하고 튼튼해서 우리 부부가 지칠 지경이다. 만약 유아용 카시트를 사지 않고 일반적인 모습처럼 엄마가 아이를 안고 타는 형식을 취했다면 분명 그 때 우린 상상하기 힘든 큰 아픔을 겪게 되었을 것이다. 아기가 엄마품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엄마와 함께 앞 좌석을 들이받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이 아이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카시트의 안전성 덕분에 살아난 것이 아니겠는가.

사실 올해 초만해도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한 가정을 거의 보기 어려웠고 심지어 나에게 뭐 그렇게까지 하냐고(어려운 형편에 많은 돈을 써야 했으므로)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카시트의 효용성과 중요성을 깨닫게 하였고 우리 부부는 힘든 여건 속에 과감한 선택을 한 것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 기뻤던 것은 우리 가족의 사고를 보고 주변의 여러 가정에서 카시트를 구입 및 설치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이제 긴 글을 마무리 해보겠다.

먼저 적어도 7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반드시 카시트를 설치 하길 바란다. 일반 할인매장에도 많지만 가격이 매우 고가인 경우가 많으므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입해야한다는 것이다. 실제 사고 사례 중 카시트 불량으로 인한 유아의 사상도 꽤 많다고 한다.(우리 제품은 유럽 안전인증을 통과한 제품이었다)  

둘째, 아이가 아무리 싫어한다 해도 꾸준한 교육을 통해 카시트에 앉히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 처음은 물론 나중에도 아이들은 답답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또 처음에는 아예 앉으려 하질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며 자신과 엄마, 아빠를 위해 꼭 해야하는 것임을 지속적으로 지도하면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앉게 되어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부모의 의지이다. 쉽사리 화를 내서는 안된다. 말 그대로 지속적인 설득과 교육만으로 가능한 것이니 인내심을 갖도록 하자.

끝으로 운전하는 아빠 또는 엄마의 습관이 중요하다. 평소 차량의 안전점검은 물론 특히 타이어의 공기압 및 마모도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자. (필자의 경우 K사의 꽤 이름있는 타이어를 사용하였고 산소로 가기 전 공기압 역시 다시 체크한 상태였다. 이것은 타이어의 접지력과 연관된 것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조금 더 나아가 브레이크 액과 패드의 상태까지 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또한 가능하면 ABS를 채택하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속을 하지 않고 적정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역시 조금만 더 과속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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