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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5 플라톤은 가족폐지와 여성해방론자? 3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플라톤의 주장

플라톤 시대의 여성은 사적소유의 대상 즉, 재산이었다. 재산의 일부로써의 여성은 엄격한 제한이 있었다. 여기서 제한이라 함은 성행위에서부터 활동 등 삶 전반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성은 교육과 사회진출 자체가 불가능했다 봐도 무방하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람" 이 아니었다 보면 쉬울 듯 하다. 플라톤의 주장에 혁명성을 느끼게 되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자, 그럼 조금 더 깊이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의 수호자 그룹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이들은 완전한 이상국가를 완전하게 수호하는 이기심이 없고, 충성심이 강하며 형제애로 뭉친 그룹이다. 만약 이들에게 이러한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온전한 국가의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들은 사적인 부나 결혼 제도 없이(가족폐지)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의 부인이 있고, 가정의 살림을 맡은 여자가 가족의 특수이익을 위해 이기심을 발동하기 시작하면 공동체의 온전한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고, 이들이 수호자 그룹이기에 원칙적으로 국가에 대한 수호자들의 헌신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아이는 일종의 짝짓기 축제 등의 여러형식을 통해 임신을 하고 출생과 동시에 전문적인 교육기관에 맡겨져야 한다고 본다.(플라톤에게 있어 이상사회는 형제애로 결속된 정치 공동체이다.)

이런 논리적 흐름속에 전통적으로 남자의 소유가 되고, 가정내에 국한되어 있었던 여자의 역할 즉, 어머니나 가정주부로써의 역할은 자연스레 더이상 필요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여성을 더 이상 전통적인 역할을 통해 규정할 수도 없고, 이래서는 국가 운영의 효율성에 위배된다는 게 바로 플라톤의 시각이다.

이에 플라톤은 교육과 노동을 통해 여성의 잠재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본다. 양성간의 차이는 생식기능의 차이 정도일 뿐이고, 양성은 각자가 지닌 영혼의 성격에 따라 모든 기술을 연마해야한다 주장한다. 플라톤에게 있어 여성은 활용되지 못한 엄청난 능력을 갖춘 개인이다. 이런 그의 주장은 좀 더 나아가 마침내 국가를 통치하는 철인군주 역시 남성과 여성 모두 포함된 개념이 되게 된다.


다시 한번 곱씹어 보기

자,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번 처음 시작했던 그의 이상국가를 향한 논리적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플라톤은 이상국가의 통치를 위한 철인을 얘기하고, 구조를 얘기한다. 바로 이 구조 속에 "공동재산" 또는 "공동생활" 이 있고, "사유재산" 과 "가족" 의 개념은 배척되게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기심의 발로와 가족의 특수이익의 추구는 완전한 공동체 유지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플라톤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바로 이런 연장선상에서 나오게 됨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가 이 연장선상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 틀에서 봐야 플라톤이 여성의 교육을 주장하고, 가족제도의 폐지를 얘기하는 의미 또는 맥을 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만 하자면 여성은 국가의 필요에 따라 짝짓기를 하고 아이를 낳은 후 그 고통과 신비를 뒤로한채 이름 모를 전문기관으로 아이를 보내야 한다. 그리곤 다시 나와 군사훈련을 받으며 국가에 헌신하는 데, 그것도 남자들처럼 나체로 받아야 한다.

자, 그렇다면 보라. 이것은 양성간 성적 차이를 뒤로 한채 남성의 영역 또는 남성중심 사회 구조 속에 여성이 진출한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또한 국가가 개인과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여성)과 가족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본말이 전도된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플라톤이 여성해방 또는 친여성적 의식을 갖고 있어 가족폐지와 여성의 교육, 사회진출 등을 얘기한 것이라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그는 오킨 자신도 지적한 것처럼 하위층 여성에 대한 언급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플라톤의 의의와 한계

지금까지 필자는 오늘 읽었던 오킨 등 페미니즘 진영에서 얘기하는 플라톤의 여성과 가족관에 대한 짧은 생각을 적어 보았다. 그의 여성을 향한 시각은 물론 당시대에서는 혁명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평가할 수 있다. (오늘날 보기에도 상당히 세련미가 있고, 매력이 있다) 또한 양성간 능력의 차이가 없음을 밝히고, 여성 역시 소중한 존재임을 밝히는 의가 있다. 끝으로 가족제도 속에 존재하는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이라 이해되는 개념이 여성의 삶을 종속시키는 굴레가 될 수 있음을 밝힘 역시 의가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틀 속에서 보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가 아닌 국가를 위해 장기말 처럼 이용되는 개인 특히, 여성임을 볼 수 있다. 또한 양성간의 성적차이를 인정하고, 그 고유의 가치를 귀히 여김이 아닌 남성의 영역에 진출하는 여성 또는 남성화 되는 여성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적어도 내가 볼 때는 그를 아예 무시하는 것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친여성적이라거나 양성평등주의자 등이라 포장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수전 몰러 오킨의 "철인여왕과 가정주부-플라톤이 본 여성과 가족"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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