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등산을 갔습니다. 부천의 명물 하우고개를 올랐는데요. 소래산까지 한바퀴 쭉~돌고 오는 코스였습니다. 집에서 걸어서 출발하여 돌아와보니 약 세시간 이상 소요되었더군요.
사실 어제는 갑자기 몸이 안 좋아 병가를 냈던 터였는 데, 등산을 하고 오니 몸이 가뿐해졌습니다. 역시 사람은 자연의 정기를 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인가 봅니다.
성주산 약수터 고개를 시작으로 쭉 넘어오다 하우고개의 명물 구름다리에 도착했습니다. 이 사진은 이 구름다리에서 찍은 부천시 모습입니다. 핸드폰 사진이라 화질은 좀 그렇고, 날이 너무 흐리더군요.
하우고개의 구름다리는 멀리서 보면 참 튼튼하고, 멋지게 생겼습니다. 허나 막상 그 위에 올라서니 바람과 진동때문에 꽤 흔들리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순간 우리네 인생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역시 화려하고, 멋진 모습을 보며 부의 축적과 명예의 획득을 원하지만 막상 그 위에 올라서면 이것만큼 불안한 것이 없습니다. 쌓이면 쌓일 수록 뭔가 더 나아지고, 좋아져야 하는 데 오히려 갈급함과 불안이 더합니다.
역시 인생이란 적당히 욕심을 내려놓고, 내 삶의 작은 것에 감사하며 가족과 오손도손 사는 게 제일이지 싶습니다.
이 사진은 소래산 정상방향으로 오르며 찍은 것입니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 참 재밌는 갈림길이 있어 이렇게 남겨보았습니다. 가운데 나무 하나를 중심으로 길이 나 있는 것이었는데요. 오른쪽(위)은 자갈이 깊이 박혀 있는 울퉁불퉁한 모습이었고, 왼(아래)쪽은 평평하게 잘 닦인 길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왼쪽으로만 가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길이 좀 더 좋아보였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오르려보니 모래 때문에 오히려 힘이 드는 게 아닙니까.
순간 저쪽은 어떨까 싶어 다시 내려와 자갈길을 가보았습니다. 아하, 이런..돌을 지지해 오히려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가만보면 우리네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며 많은 어려움과 고비가 있지만 이것을 잘 지지해가며 나아갈 때 오히려 우리에게 성장이 있고, 인생을 잘 살아가는 비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인생을 편한 길만 찾으며 내 삶에 직면한 문제와 현실을 도피해가는 건 결국 더 어려운 길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내 삶에 찾아온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고난이 지지대가 되어 힘을 줄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 거겠지요.
음, 야간 산행을 하고 왔더니 여러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도 자연을 통해 한수 배우고 왔습니다. 역시 자연은 인간의 위대한 스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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