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나왔던 질문 시리즈입니다.
오늘의 질문은 정액을 먹는 것, 맛 등에 관한 부분입니다.
과연 학생의 질문은 어땠고, 저는 이 친구에게 어떤 얘기를 했을까요?
<추가설명>
1. 일반적으로 정액 특유의 향을 내게 하는 성분 즉, 스펠민, 인산 등의 요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밤 꽃 향'이란 말을 하는데, 그러나 이 역시 사람마다 향이 달라집니다.
2. 정액을 먹으면 대부분 위산에 의해 파괴 및 소화됩니다. 다만, 매우 희귀하게 다량의 정액이 점막에 닿으며 항정자 항체를 형성하여 난임의 원인이 된다는 일부 연구가 있으나, 이는 그 양이 매우~~~~~~~~많아야 하고, 일반적인 경우라 보긴 어렵습니다.
3. 여성 중 자신의 입에 쏟아져 나온 정액 먹기를 즐기는 경우는, 없진 않겠으나, 드문 편입니다. 사랑이란 것은 상호인격적 존중과 따스함, 열정 속에 안전하고 기분 좋게 이뤄져야 합니다. 어느 한 쪽이든 당황스럽거나 불쾌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https://youtu.be/yenCVKctL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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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문을 해준 노컷뉴스 기사를 모셔옵니다.

성폭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교육부에서는 올해부터 초중고교 성교육을 10시간에서 15시간으로 늘리고 이를 의무화했다.

시간뿐이 아니다. 분명히 과거와 비교하면 내용이 달라졌다. 보건 교과서 등을 보면 남녀의 신체 차이와 같은 생물학적 교육을 넘어 이제는 피임 방법과 종류도 실려 있을 정도다. 확실히 과거보다 개방적인 지금의 청소년 성 문화를 반영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대규모 인원을 모아놓고 진행하는 일회성 강의, 형식적인 수업, 보건교사 부족 등 '양'에 비해 '질'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성교육을 하는 것 못지않게 어떠한 관점과 내용으로 교육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성교육 전문가들은 "성 인지적 관점(gender perspective)을 반영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여성 화장실이 남성 화장실보다 많은 게 역차별일까?

'성 인지적 관점'이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우리를 둘러싼 문화, 규범, 제도 등이 특정 성별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지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관점을 말한다. 요즘은 주로 제도나 정책과 관련된 개념으로 시작된 것으로, 여성주의적 관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간혹 여성주의적 관점이 남성을 역차별한다고 생각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남성도 있지만, 그렇게 냉소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가장 쉽게 들 수 있는 사례가 공공 화장실이다.

야구장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화장실을 보면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남성과 여성의 변기 수가 같거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 이용 시간이 더 걸리는 여성의 처지에서 굉장히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남성 역시 그러한 여성을 기다리다 지쳐버리기 일쑤다.

'성 인지적 관점'이 반영된 화장실은 여성 화장실 변기 개수가 남성보다 약 1.5배 많다. 이것은 역차별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에게 모두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여성은 오래 줄을 서지 않아도 되게 됐고, 남성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 것이다.

◇ '성 인지적 관점'이 부족한 성 의식

성교육 전문가들이 제도나 정책과 관련된 개념으로 시작된 '성 인지적 관점'을 성교육에서 강조하는 이유는 "성차별적인 구조와 문화에서 비롯한 성 역할과 권력관계가 지금 우리 사회의 성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고정된 성 역할을 살펴보자. 남자는 많은 여자를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취하고 성 경험을 갖는 것이 좋은 것이라 이해하고, 여성은 참한 여성상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심심치 않게 여성을 몰아붙이며 스킨십을 하는 장면이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여성의 거부를 "안 돼요 돼요 돼요" 혹은 "싫어 싫어 싫어 좋아 좋아 좋아"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직장에서 야한 얘기를 하는 직원 때문에 불쾌함을 표현하는 여성이 있으면 '속으로는 좋으면서' 또는 '괜히 내숭 떨고 있어'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폭력 피해 여성이 자신은 피해자임에도 피해 사실을 숨기려 한다. 치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자신이 잘못해서 일어난 것과 같다고 느낀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왜 밤늦게 다니느냐, 왜 술을 취할 때까지 마셨느냐, 짧은 치마를 입어서 그런 것 아니냐" 책임을 전가하는 것 역시 2차 성폭력 가해인 동시에, 지극히 가해자 중심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성폭력 예방교육에서 여학생들에게 "밤늦게 다니면 안 된다" "스스로 조심해라" 등의 교육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상은 서로 안면이 있거나 교제하는 관계의 커플에게서도 나타난다.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 구애 행위나 성 행동을 하는 것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가진 남성 중심적 성격은 개별 커플에도 똑같이 작동하면서 늘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여성이 우월한 지위를 가져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거나 여성 중심적 구조를 가진 사회는 반대로 남성에 대한 여성의 폭력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성 인지적 관점'을 적용하면 사회 문화적인 차원에서 이슈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과 관련한 문제 역시 '개인'의 선택과 책임 문제로 돌릴 수 없다.

◇ '성 인지적 관점'으로 본 성폭력

성폭력과 같은 성 문제가 일어났을 때 그 원인을 여러 각도로 분석하곤 한다. 대표적인 게 ▲여성이 야하게 옷을 입어서 ▲ 성욕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 음란물 때문 등이다.

이러한 분석은 성 일탈에 대한 문제를 개인 차원으로 국한하는 것이다.

여성이 야하게 옷을 입기 때문에 성폭력이 발생한다고 하면, 왜 여름이나 겨울을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대부분 아는 사람에 의해 계획된 성폭력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성욕 때문이라면 여성도 성욕이 있는데 왜 성폭력 가해자의 절대다수가 남성뿐인지 설명이 안 된다. 음란물 때문에 성폭력이 증가한다면 모든 음란물 시청자가 성폭력 가해자가 되는 것이 아님 역시 설명할 수 없다.

성교육 전문가들은 "오히려 성폭력은 사회적 지위가 약하거나, 나이가 낮은 이들을 돈이나 지위, 물리력으로 대해도 된다는 통념과 이를 재생산하는 구조와 연관이 깊다"고 말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 추문 사건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위계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성매매 등 성교육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성 인권과 관련된 이슈들은 권력관계의 작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이목소희 팀장은 "성 인지적 관점을 기르면 스스로 성 관련 결정을 할 때 작동하는 사회 문화적인 요소들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해줄 수 있다"며 "그래서 '나'와 관계없는 일이 아닌 우리를 둘러싼 요소들에 대한 '문제의식 기르기'에 대한 얘기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성 인지적 관점을 훈련하면 성별만이 아닌 계급, 나이, 장애, 인종, 지역 등등 권력에 따른 위계를 작동하게 하는 것들을 바라보는 힘을 기를 수도 있다. 심지어 임신, 출산, 성 발달 등 생물학적인 과학 지식도 성 인지적 관점(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설명하면 달라질 수 있다.

도움 :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자문 : 임정혁. 경기도 오산 거주. 7살, 5살, 2살짜리 세 딸을 키우는 딸바보 아빠. 전 화성여성회 성 평등 강사단 교육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법무부 법교육 출장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집·학교·교회 등 1년에 300회 정도 성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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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이슈가 되었던 '개념 없는 중딩들'이 또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이 학생들은 처음 부임한 여선생님을 상대로 '성희롱'을 한 혐의를 받으며 공분을 샀던 사건인데요. 어찌된 연유인지 갑자기 인터넷에 해당 동영상이 불길처럼 번지며 각 종 포털 사이트마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창시절 좋아하는 선생님 또는 순한 선생님을 놀려본 적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겠습니다만 이 경우는(이번에도) 수치심을 느낀 선생님의 제재 마저도 너무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 도가 지나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이 학생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또 우리는 이 문제의 처리와 함께 무엇을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 저는 작년에 썼던 글을 수정보완하며 이 사건을 다시금 논해보고자 합니다.


이 사건은 성희롱 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을까?


우선, 이 사건이 많은 분들의 생각처럼 성희롱으로 처리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성희롱 특히, 이번처럼 직장내에서 일어난 성희롱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느냐'만 보는 건 아니란 것입니다. 직장에서 일어난 성희롱이 성립되려면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번째는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느냐는 피해자의 판단(관련글 : 피해자 중심주의란 무엇일까?), 두번째는 가해자의 존재, 세번째는 매개체 즉, 지위나 직장내라는 조건. 마지막으로 그에 따른 결과물 즉, 고용이나 승진 등에 지장이 생기거나 고용환경이 악화되는 것 등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학생이란 점이 상당히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직장내 성희롱 사건으로 처리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발생하지요. 또한 문제제기 할 수 있는 기한을 넘어섰다는 한계 역시 존재합니다.

물론 형사처벌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특히, 동영상을 유포했던 사람의 경우 특정 영상을 유포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기만 한다면 이는 공소시효 5년 이내이므로 처벌이 가능합니다. 기타 다른 학생의 경우 모욕죄의 공소시효가 1년 이내이므로 처벌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희롱인가 아닌가를 묻기 전에


그런데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 학생들의 처벌을 논하기 전에 그 이면에 깔린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것은 성희롱이 맞다 아니다'에 빠져버리거나 '이 학생들이 어떻게 처벌될까?'라는 호기심으로 접근하면 사건의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사건을 처리 또는 바라볼 때 다음과 같은 세가지 지점을 함께 생각해 볼 것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가해 학생들의 성의식의 수준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성교육을 진행하면서보면 학년이 올라갈 수록 자신들은 모든 걸 안다 생각하는 학생들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막상 테스트를 해보면 점수가 형편 없는 걸 보게 됩니다. 즉, 우리 학생들의 성지식이 매우 부정확하고, 나도 모르게 성폭력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입니다. 성지식이 부족하다보니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정확치 않지요. 상대를 배려하고, 내 자신을 다스리는 의식이 높아질 수 없습니다.(관련글 : 아동 성폭력 예방교육은 인성교육이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의식이 보다 함양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의식수준이 올라간다는 건 어느 한순간 가능한 것은 아니지요. 평소 꾸준히 교육을 받아 내면화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학교 등 공공교육기관에서는 보다 철저하고 꾸준한 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이미 수차례 말씀드렸듯 1년에 한번 1시간짜리 교육으로는 그것도 한번에 두세주제(예 : 양성평등+성폭력 예방)를 강당에 수백명씩 모아놓고 진행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입니다.(관련글 : 아동 성폭력, 1년에 40분짜리 교육으로 부족하다

둘째는 '엄함'이 없는 우리네 교육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체벌을 반대합니다. 또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강제로 밀어버리는 것, 억지로 교복을 착용하게 하는 것도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들 교육에 있어서 선생님의 '엄함'을 무시하는 것 역시 반대합니다. 말하자면 교육은 훈육의 차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딸아이 어린이집을 가보거나 교회를 가봐도 자기 자식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모님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에게 너무 끌려다니기에 아이들이 부모님 무서운 줄을 모릅니다. 그러니 행동에 제약이 없고, 남에게 피해를 주어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러다 청소년이 되어 덩치가 커지면 아무도 이 학생들에게 뭐라 하지를 못합니다. 인성교육은 학교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개념없는 중딩들을 욕하기 전에 내 가정은 어떤지 한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관련글 : 교권확립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끝으로 세번째는 '사람에 대한 예의'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실종된 것이 아닌가 매우 걱정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성과 관련해서는, 자신보다 조금만 약하게 보이거나 낮은 위치에 있으면 너무도 쉽게 성희롱을 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도 않습니다. 

10대 청소년 연예인과 닮은 음란 동영상을 너무 쉽게 공유하며 즐기며 해당 동영상의 학생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관련글 : 당신의 관음증, 집단 폭력입니다). 말단 여직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성차별을 자행하면서도 '이게 왜 문제인가?'라는 반문을 합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사회적 권리가 박탈당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지요. 특히, 성과 관련된 문제는 반드시 사회구조적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기본적인 전제는 바로 '사람에 대한 예의'입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권리는 '나'에 대한 권리 보장 뿐 아니라 '너'에 대한 권리보장이 될 때 즉, 사람에 대한 예의를 바탕으로 보장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바로 이 점을 보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 사회의 교육과 문화는 그 본질을 잊은채 배가 산으로 가는 결과를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리하며


'개념 없는 중딩들'은 도가 지나쳤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이 분명 다시금 훈육 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된 것에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 있음을 통감하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이것을 함께 보며 나아가야 상황이 개선되는 것이지 이를 놓친채 '이 아이들을 어떻게 벌줄 수 있을까' 만 얘기하는 건 흥미위주의 접근에 불과할 것입니다. 성의식의 함양을 통해서 그리고 가정교육의 재확립을 통해 사람에 대한 예의를 먼저 갖출 수 있는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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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창시절dp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초등 4학년 때 교육에서는 왠 비디오 한두번 본 정도이구요. 중학교 때는 보건 선생님께서 하셨는 데, 친구들이 워낙 장난이 심해 거의 배운 게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3년 동안 단 1회 받은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요? 제가 성교육을 하러 다니는 사람이지만 큰 확신이 없습니다. 며칠씩 밤을 새워 준비해가도 그렇습니다. 아마도 이건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2005년 서울 지역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적이 있습니다. 이 때 아이들은 남학생 80.3% 여학생 80.2%가 학교 성교육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정부에서 지난 해 조사한 결과를 봐도 비슷합니다.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성적위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약 32%정도의 학생만이 그렇다고 대답했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또는 잘 모르겠다를 선택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성교육의 내용진행방식의 문제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아무리 뛰어난 강사라도 한번에 몇 백명씩 강당에 모아두고, 두세개의 주제(예 : 성폭력 예방+양성평등)를 한번에 다루려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강당 끝에 있는 학생들은 소리가 울리기도 하여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요. 선생님들께서도 아이들을 데려다놓고 가버리시는 경우가 많아 처음 방문한 강사 혼자 상황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내용의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해줘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위의 정부조사에서 아이들이 불만족 또는 잘 모르겠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학년별 성교육 내용이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해마다 반복된다는 거지요. 두번째는 성교육 교재가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뭔가 아이들의 needs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지금의 이런 모습이 바뀌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성교육은 양성평등, 성희롱 예방, 성매매 예방, 성폭력 예방교육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뉘는 복잡한 교육입니다. 각 분야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회 진행을 해줘야 합니다. 따라서 여유있는 교육 시간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강당에 수백명씩 모아놓고 진행하는 게 아니라 각 반별로 1명씩 강사가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학생의 눈을 보고 직접 살아있는 강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서른명의 학생과 한시간동안 대화하는 교육과 일방적으로 수백명의 학생에게 전달하는 교육이 가져올 결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세번째로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올해 모 대학에서 나온 논문을 보니 아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성폭력 대처방법, 이성친구와의 문제, 좋은 배우자, 잘못된 성행동의 종류 등 관계성에 대한 내용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즉, 아이들의 1차적 관심은 이성관계 같은 현실에서 겪는 직접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실제 제가 중고생에게 진행했던 성교육 중 가장 집중력과 호응도가 높았던 것은 성폭력 예방교육 중 데이트 성폭력에 관한 주제였습니다. 이 때 저는 좋은 남자친구, 여자친구는 누구인가와 커플간 성평등한 관계성에 대한 언급을 했었는 데, 당시 학생들의 눈이 반짝반짝 해진 것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성교육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움과 부담을 느끼지만 전문강사를 초빙하거나 어른인 우리가 먼저 공부할 생각은 안 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이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게 되거나 일방적인 관계성을 가지게 됩니다. 또 정확한 성지식이 없어 미혼모와 낙태 문제 등이 나오게 됩니다.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성 훈련과 교육시간 확보, 예산 확보 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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