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한 환상은 있어야 됩니다. 앞으로 수십년을 살게 될 삶인 데,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에 대한 꿈이 있어야지요. 저희 부부는 이를 위해 참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끊임 없이 대화하며 준비하였지요. 그리고  그 성과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인생관이나 자녀교육, 양쪽 집안에 대한 의견이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결혼생활을 하며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오늘은 그 중 다섯가지만 골라서 함께 마음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1.카드, 캐피탈 회사의 압박

경제적인 부분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살림을 하다보면 이래저래 지출해야하는 곳이 너무도 많지요. 예전에 차량 할부금 결제일을 한번 놓친 적이 있습니다. 깜빡 한거지요. 그랬더니 세상에 그 다음 날부터 엄청난 전화가 오더군요. 그리고 바로 카드가 정지되어 버렸습니다. 휴~할부금을 곧바로 냈지만 카드는 일주일이나 있어야 회복되어 참으로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비단 이것만이 아니지요. 제가 말씀드렸듯 결혼 후 경제적인 문제로 다퉈보지 않은 부부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한 건 아니지만 가족이 먹고 살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그 기준이 높을 수록 현실에 불만이 많이 생긴다 생각합니다.


이 접시를 깨뜨려 말어~ 결혼이란 환상의 접시!



2.딸아이의 아픔

아이가 아플 때 겪는 아픔은 예습되지 않습니다. 공부로는 알 수 없는 뭔가 좀 더 깊고, 오묘한 가슴이 금가는 애절함입니다. 흔히 내가 대신 아프고 싶다는 말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요. 특히, 그것이 내 잘못 또는 부모의 잘못 때문이면 더 할말이 없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큰 애가 어린이집 안가고 아빠와 함께 있고 싶다는 것입니다. 당시 저는 전업주부 생활을 할 때였는데요. 시원하게 '그래, 오늘은 아빠랑 있자!'라고 했었습니다. 하루 종일 우리 부녀는 재미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잠시 제가 10분정도 휴식을 취하며 컴퓨터를 하게 되었는데요. 갑자기 비명 소리와 함께 '쿵!'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딸아이 앞으로 전신거울이 넘어졌던 거지요.

딸아이의 상태는 말이 아니였습니다. 다행이 거울은 깨지지 않았지만 그 틈에 손가락이 끼어 손가락이 절단될 뻔 하였지요. 그 작고 여린 손을 수술하고, 수술에 지쳐버린 아이를 보던 기억은 제 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습니다.(관련글 : 10분간의 방심이 딸아이 손가락을...)


3.아내의 삐짐

흐흐흐, 이건 참 어려운 얘기입니다. 사실 많은 남편들이 아내가 왜 삐졌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남자 또는 남편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이게 왜 삐질 일이냐는 거지요. 그리고 때론 화날 일이 없는 데, 울고 있는 아내를 보며 '도대체 내가 뭘 잘 못했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그렇지 않지요. 아내 입장에서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말을 해도 남편은 듣지도 않고, 결국 너무 화나고 답답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요. 이 사람하나 믿고 살아가는 데, 이게 뭔가 싶기도 합니다. 

부부간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고, 많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는 부분이지요. 평소 대화가 있어야 서로 배우자 탓만 하지 않고, 마음을 나눌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서로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해주려면 이 수 밖에는 없습니다. 그저 대화하고, 이해해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필자 부부 결혼식은 양성평등 결혼식으로 모교 예배당에서 진행되었다.




4.익숙함 그리고 긴장감 제로

연애시절 제가 부부사이에 있어 갖고 있던 가장 두려웠던 부분입니다. 서로에게 너무도 익숙해버리면 어떡하나...아무런 긴장감도 없어 그냥 사는 인생이 되어 버리면 어떡하나...제가 이런 기준으로 삼고 있던 게 바로 "방귀"입니다. 이걸 스스럼 없이 트는 순간 우린 부부 또는 연인이 아닌 그냥 '가족'이 되어버린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 지금도 저는 이런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익숙함 속에 서로를 향한 더 깊은 신뢰와 우정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사랑이란 떨리는 감정은 길어야 3년밖에 안되는 호르몬 작용이란 점을 아예 무시할 수 없는 데, 그것을 넘어서는 게 바로 신뢰와 우정이란 것입니다. 

저는 지금 결혼 5년차인데요. 다행이 아직은 설렘이나 사랑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조금씩 서서히 신뢰와 우정을 함께 쌓아가는 것 같습니다. 혹시 독자님께서는 결혼 몇 년차이시고, 어떤 노하우를 갖고 계신지요.(댓글을 통해 지혜를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5.꿈의 사라짐-그냥 사는 인생

개인적으로 (아내와 자녀를 모두 내려놓고 봤을 때) 가장 두려운 것입니다. 저는 결혼생활을 하며 제 꿈이 사라지고, 현실에 타협하며 사는 삶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꿈이 없는 삶이란 마치 회색빛 삶과도 같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마음이 말랑말랑하고, 촉촉하게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내 꿈이 있고, 이를 이뤄가며 최선을 다해가는 삶에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나 두려워만 하니 참 피곤하더군요. 이걸 싫어한다하여 변하는 게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두려움을 나에 대한 반성의 지점으로 삼고 매일 자신을 발견하며 나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스스로 제 꿈을 버리고 그냥 사는 인생이 되어버린다면 아마 아내는 물론 아이들도 매우 속상해할 것입니다. 아빠 또는 남편의 살아있는 눈빛 속에 가족의 희망을 볼 테니 말이지요.

필자가 결혼식 순서를 만들 때 넣었던 그림이다. 푸른 꿈을 잃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고자 하는 맘을 담았다.



결혼은 현실이란 말도 있고, 아예 미친 짓이란 말도 있지요. 그러나 저는 부부가 어떻게 얼마나 노력하는 결혼생활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이에 따라 현실 속에 여전히 환상이 살아있고, 미친 짓을 넘어 행복함이 있다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무리 많이 미리 준비해도 결혼생활을 하며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어려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허나 이것마저도 내 자신과 부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다르게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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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대하다보면 여러 감정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특히 남자는 살면서 늘 미안하기만 한 사람이 둘이 있다 합습니다. 첫째는 어머니고, 둘째는 아내입니다. 제 경우는 조손가정에서 자라다보니 어머니의 사랑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확실히 아내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이 들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저와 아내는 대학 동창이었습니다. 같은 신학교에서 아내는 학회장, 저는 학회교육가배(후배를 지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까지 친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저 학회장과 가배라는 사무적인 만남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5년이 지난 어느날 우리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서로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불타는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인생관이 비슷합니다. 정치적 성향이나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 신학적 노선도 거의 일치합니다. 또 욕심 없는 것도 비슷하고, 삶에 대한 마음도 비슷합니다. 예, 저희 부부는 세상의 부귀영화는 둘째로 둔채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어린 아이들을 지도하며 살아가기로 평생을 살아가기로 작정한 사람들입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으로써 미안한 마음은 없을 수 없습니다. 특히, 엊그제는 더욱 그랬습니다. 요즘 저는 대학원 입학과 새로 부임하게 된 교회일 등으로 매우 바쁩니다. 집을 비우는 경우가 유독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매우 지쳤고, 많은 활동 때문에 생활비 역시 부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엊그제 있었던 아내의 생일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 저는 없어도 맛난 미역국과 정성으로 생일을 챙겨줬었는 데, 이번에는 미역국조차 끓여주지 못했던 거지요.

참 미안했습니다. 아내에게 맛있는 것도 좀 먹고, 필요한 것도 얘기하라 했습니다. 그랬더니 생일 선물로 "머리띠"를 선물해달라 하더군요. 순간 제 자신이 어찌나 초라해지던지요. 순간적으로 아내에게 '그게 뭐야'라며 콧방귀를 뀌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피곤하고, 어려운 가정상황 때문에 저를 배려해 얘기한 것일텐데 말입니다.

본래 화를 내는 것보다 콧방귀 등이 더 기분 나쁜 것이지요. 아내에게 참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 마음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대로 밖을 나갔지요. 그나마 가장 예뻐 보이는 머리띠로 생일 선물을 대신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저는 또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란게 일은 많은 데, 돈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니 아내에게는 또 다시 미안했지요. 형편은 여전히 어려운데, 일 때문에 가정과 아내에게 점점 소홀해진 듯 해서 말입니다. 

아, 
하늘을 보며 큰 숨을 쉬고 싶은 수요일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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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잔소리쟁이야~제발 그만 좀 해!!

며칠전 있었던 얘기 하나 해볼까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저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웹진 "우리" 의 필진입니다. 한달에 한편씩 원고를 보내야 합니다. 운영자님은 큰 부담 갖지 않겠금 문자를 주시지만 저로써는 정해진 날짜에 특정 주제의 글을 써서 보내야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원고 마감의 압박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그나마 지난 달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희 집에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그걸 토대로 쓰니 제법 반응도 괜찮더군요. 하지만 이번 달은 참 어려웠습니다. 원고 마감 이틀전까지 글의 컨셉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휴~상당히 마음이 답답하고, 급하지요.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졌습니다. 그리 큰 일도 아닌 데 자꾸 신경질을 내었습니다. 아내의 임신 후 제가 도맡아 하던 집안일조차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참 웃긴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엄청난 잔소리를 해대는 것입니다. 아내가 출근에 쫓겨 그냥 던져놓고 간 옷을 일부러 가만히 두고 퇴근 후 돌아온 아내에게 '이게 뭐니?!' 라고 하는 걸 시작으로 사사건건 놓치는 게 없었습니다. 신경이 예민하니 사소한 것까지 모두 보이더란 것입니다.

하하, 이런 저 때문에 아내의 고생은 보통이 아녔습니다. 오죽하면 저보고 "이 잔소리쟁이야! 제발 그만 좀 해!! " 라고 할까요..ㅠ.ㅜ;;  나중에는 본인도 힘이 들어 저에게 짜증을 내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이미 짜증난 상태니까 같이 짜증을 냈지요. 같이 짜증을 내니 서로 다툼이 일게 되었습니다. 결국 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서로 다툼이 일어나고 말았던 거지요. 


제 장인 어른께서는 농사를 지으시는데요. 가만보면 땅과 자연 때문에 많이 울고 웃으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많은 정을 주어도 태풍 한방에 농사를 망치기도 하고, 때론 자연의 도움으로 풍성한 수확을 하며 웃기도 하시구요. 그러면서 더욱 생명의 소중함을 아시고, 인자한 주름이 깊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결혼 생활이란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서로의 말과 행동 때문에 많이 울고 웃곤 하지요. 나는 많은 정을 주며 노력하지만 배우자의 한마디와 행동 하나로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반면 뜻밖의 작은 정성을 보며 웃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서로 나이를 먹어가고,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인생이 하나의 인생이 되어 인생이란 큰 농사를 지어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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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배우자에게 더욱 "격"을 지켜야 한다

가까울 수록 격을 지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누구일까요? 부모-자식일까요? 친구일까요? 아니요. 저는 부부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가장 먼 관계란 소리도 듣지만 이는 너무 가깝기에 더 멀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가깝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고, 실망도 클 수 있으며 쉽게 감동받고 상처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잘 조절하는 것은 한 여자의 남편으로써. 한 남자의 아내로써 사는 나의 조절능력이 있습니다. 가끔 '예쁜 짓을 해야 예뻐해주지' 란 말을 하시는 분도 있지만 그 전에 나는 얼마나 예쁜 짓을 했고, 또한 내 배우자가 나를 통해 변화될 수 있도록 노력했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로를 부르는 "호칭"에 신경써야

저는 부부간에 가장 조심하고 조심할 부분이 바로 "말" 이라 생각합니다. 사회생활할 때도 중요합니다만 이는 어느 정도 '가면' 을 쓰고 있는 상태라 그만큼 수습하기 수월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간은 다르지요. 한마디 말로 "정내미" 가 떨어져버려 "웬수" 와 사는 현상이 일어나 버리게 됩니다.

그 말중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배우자를 부르는 "호칭" 이라 생각합니다. "야", "너", "네가" 등의 표현을 쓰면 왠지모를 거리감과 차가움이 느껴집니다. 또 실제 싸움을 할 때 이런 표현이 나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친정이나 시댁 얘기가 나와 집안과 부모님 문제가 나오면 이젠 완전히 적이 되어 죽기 살기로 싸우게 됩니다. 만약 욕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갈만큼 가서 수습 안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무엇이 배우자를 부르는 적절한 호칭일까

평소 습관이 중요하지 싶습니다. "00엄마", "00아빠" 등은 배우자보다 자녀를 중심에 두고 있어 부부 중심의 표현이 아닙니다. 또한 "바깥양반" "집사람" 등 역시 상당히 양성의 성고정관념에 근거한 것이라 오늘날에는 맞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요즘 남편들이 자주 쓰는 "와이프" 란 표현은 비교적 여성의 지위에 대한 중립적 가치를 지닌 듯 하나 외래어이기에 기왕이면 좋은 우리말을 쓰는게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표현이 내 배우자를 부르는 적절한 표현이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해 저는 일단 배우자가 원하는 호칭을 사용하는게 가장 좋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통계를 보니 남녀가 각 각 배우자에게 듣고 싶어하는 호칭 1위가 "자기야"와 "여보" 라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예, 좋지요. 서로에게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표현해 줄 수 있다면 괜찮다 싶습니다. 특히, "여보" 란 표현은 조금 나이들어 보이는 듯하여 꺼려하는 젊은 커플도 많으나 그 의미는 '보배와 같다' 는 것이라 아주 훌륭한 표현이란 생각이 듭니다.


부부 서로의 부모님과 집안에 대한 얘기는 매우 민감한 것

그 다음 주의해야 할 것은 "부모님" 과 "집안" 에 대한 얘기입니다. 물론 부부 모두 배우자의 부모님과 집안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서로 협의해가며 잘 모실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꼭 그러다보면 '너네 엄마한테는 이렇게 했는 데, 왜 우리만 그래' 나 '너네 집에 이렇게 했드라~' 라며 막말과 불만, 비아냥이 나오고 급기야 언성이 높아지며 싸우게 됩니다. 꼭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해도 결국 안좋게 되더라는 거지요.

여기서 일단 우리는 내 부모님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쉽게 흥분하고 만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상황판단이나 제어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고, 결국 별것 아닌 문제를 갖고도 부부간의 큰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배우자를 향한 고마움의 표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

가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서로 아예 말을 안하는 게 낫다 하는 분들을 뵙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나요. 말을 안해도 마음으론 계속 쌓여가게 되는 걸요.

저는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서로 더 해주기"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의 핵심이 바로 내 배우자에게 "고마운 표현 더 해주기" 입니다.

내 부모님께 작은 것 하나만 해줘도 고맙고, 사랑한다 자주 많이 표현해주는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큰 힘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부모님을 잘 모시는 것은 내 배우자의 동의와 지지가 있어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또한 고마움의 표현은 생각보다 쉽게 되지 않습니다. "의식적인 노력" 이 필요한 부분이란 얘기입니다. 내가 한번 더 노력하는 자세가 있어야 배우자의 표현도 한번더 나오게 되는 것이지 나는 가만히 있는 데 배우자가 고맙다 할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정리하며

왜 우리네 어른들은 '부부가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관계' 라 하신 걸까요. 저는 그것의 핵심이 바로 "말" 에 있다 생각합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 가장 크고 쉽게 감동하고, 반대로 가장 크게 서운해하며 멀어지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평소 배우자에게 존중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부르는 호칭이나 부모님과 집안 문제 등을 두고 "의식적" 으로 고맙다 더 많이 얘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배우자를 향한 존중과 사랑은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고마움의 표현 역시 "훈련" 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말 한마디로 울고, 웃으며 빚도 갚는 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기왕이면 배우자에게 좋은 표현을 써서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어가면 좋지 않을까요. 부부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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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다이어트가 비가 오는 어제도 끊임없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 의지가 참으로 멋지더라구요. 이런 모습을 보며 뭔가 하나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메뉴는 섬유질과 단백질을 보충을 고려한 고소한 미역국이었습니다.

단, 만드는 방식에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요. 평소 만드는 미역국과 달리 소금간을 하지 않거나 해도 매우 조금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미역과 닭가슴살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보는 거지요.

1.우선 미역을 냄비에 넣고 참기름을 살짝 넣어 볶아 줍니다. 좀 더 맛나고, 고소한 향이 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2.국물을 내기 위해 따로 멸치를 넣어주었습니다. 운동을 하다보면 칼슘보충 역시 필요한데, 국물맛까지 잡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었던 것이지요. 확실히 이렇게 약간의 수고를 해주면 더욱 맛난 미역국이 가능해집니다.



3.자, 이것이 바로 훈제 닭가슴살입니다. 훈제로 사는 이유는 이것에는 일반 훈제와 달리 소금이 들어가지 않고, 닭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다양한 요리를 해먹는데도 괜찮습니다. 포장을 뜯어 전자렌지로 해동 후 이리저리 잘께 찢어 미역국에 넣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항상 주문하는 옥0에서 샀는 데, 이번에는 포장이 약간 바뀌었더군요.



4.이제 아까 멸치를 넣었던 물과 참기름으로 볶았던 미역, 닭가슴살을 한데 모아 줍니다. 사진이 좀 밝게 나왔는데요. 이렇게 넣어주면 제법 맛난 향과 보기 좋은 모습이 나옵니다.




5.이제 끝으로 간장 약간을 넣어주면서 한동안 푹~끓여주면 됩니다. 너무 싱거운 듯 해도 운동을 할 때는 괜찮습니다. 이미 다른 반찬에서 염분이 충분히 보충되기 때문이지요.

다행이 아내가 미역국을 잘 먹어 주었습니다. 딸아이 역시 "이거 아빠가 해준거예요" 라면서 잘 먹었습니다. 갑자기 주부의 마음이 되어버린 저는 참으로 흐믓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 ㅋㅋ


요즘 집에서 공부와 운동만 하고 있다보니 살림을 주로 제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집에 있어도 노는 게 노는게 아니지만(여름 캠프 2회 준비중) 그래도 아내보다는 제가 시간이 더 나니 말이죠. 그러다보니 나꾸 아내의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을 짜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렵고, 대단한 걸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두유 한팩 챙겨주고, 야채 샐러드 살짝 만들어주기만 해도 아내의 반응이 매우 좋고, 여유를 많이 찾는 듯 하였습니다. 내가 불과 몇 분 투자한 것인데 말이지요.

예, 참 그렇습니다.

가정의 화목, 부부간의 금술은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 시작하는 것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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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처가일까 애처가일까?

[LIFE]이 남자의 인생 2009. 7. 2. 13:57 Posted by 바람몰이


얼마 전 아내의 마법기간 중 밥을 챙겨주는 글을 올렸습니다. 조회수가 수백회가 넘어가자 여러 반응이 나오던데요. 문득 그 반응들을 보며 문득 '공처가와 애처가' 의 차이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사전에서는 아내에게 눌려 지내는 남편을 공처가라 합니다. 애처가는 아내를 각별히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라 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눌려지내는 것이고, 어디까지가 각별한 사랑을 하는 것인가요.

아마 그 동안 제 글을 읽어오시고, 제 모습을 처음 보는 분들은 제가 "애처가" 라 할 것입니다. 그 동안 제가 써온 글을 보면 알 수 있듯 저는 대학시절부터 페미니즘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아내를 사랑하며 가정에 충실하려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주변에서는 저를 애처가를 넘어 공처가라 하기까지도 합니다. 너무 아내의 말을 많이 들어주며 풀어주려 한다는 거지요. 집안 살림도 너무 많이 한다고 합니다. 처가에 너무 많이 신경을 쓰려 한다는 얘기도 들은적이 있습니다. 

참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저는 그냥 제 "소신" 대로 살아오고 있는 데, 주변 반응이 저를 "애처가" 와 "공처가" 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지요. 

사실 이런 표현자체가 상당히 우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자한테 눌리고, 잡혀산다는 말 속에는 이미 여자를 휘어잡고, 강하게 리드하며 살아야한다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또 애처가란 말자체에도 여성은 그저 남자의 사랑을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여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고 말이지요. 이런 용어 속에 이미 남성 중심적 사고 방식이 강하게 박혀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대단한 페미니스트이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또 대단히 앞서나가는 진보적인 여성관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사람이란 게 어떤가요. 일방적인 순종이나 수동적인 태도를 요구받으면서 행복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또 나 혼자 독불장군으로 주도하는 삶을 살면 반드시 큰 실수를 하기 마련입니다. 

조금 앞서 나간 이야기지만 우리가 결혼을 하는 이유를 돌아봐도 그렇지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이란 꿈에 기초가 있고, 행복한 가정을 꾸림에 삶의 방향성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네 조상님들은 결혼 후 삶을 "살림살이"라 하였지요. 예, 서로를 살리는 삶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바로 결혼생활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결혼생활에서 아내 또는 남편의 일방적인 순종을 요구한다...하...이럴려면 결혼을 왜 하는 가요? 제 상식으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저는 공처가든 애처가든 다 좋습니다. 제가 열심히 가정에 충실하려는 것은 저와 긴밀하게 엮여진 아내의 인생에 제가 부담되는 존재가 되지 않고, 기왕이면 행복하게 해주려는 데 있습니다. 또 이것이 바로 내 인생의 행복을 담보하는 일이고, 어린 딸아이 인생의 첫단추를 잘 끼워주는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그래야 서로의 삶을 살리는 "살림살이"가 될 수 있을테니 말이지요.

흐흐흐..여러분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저는 공처가인가요 애처가인가요?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설픈 페미니스트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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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시계를 보니 6시 10분이더군요.

잠깐 눈을 비비며 사진을 찍으니 그새 2분이 지나 6시 12분이 되었습니다.



최대한 조용히 냉장고 문을 열었습니다. 고양이 발을 하며 조심조심 다녀왔지요.
그리고 오늘의 요리 재료를 꺼내왔습니다. 왼쪽부터 장인 어른께서 직접 농사지으신 딸기로
만든 딸기쨈, 식빵, 치즈, 머스타드 소스, 달걀, 닭가슴살입니다.
한번에 꺼내려고 두손이 고생을 했네요.



가스렌지의 "딱" 소리가 왜 이리도 크게 느껴지던지요.

한방에 점화시키고, 후라이팬 위에 빵을 올렸습니다.

노릇노릇 맛나게 구우려고 집중에 또 집중을!! ^.^



달걀도 부치고, 닭가슴살도 전자렌지에 데웠습니다.

달걀은 빵에 잘 맞을 수 있도록 최대한 모양을 내보았습니다.

닭가슴살은 마치 회를 뜨듯 심혈을 기울여 얇게 잘라내었구요.



저와 오늘 요리의 주인공 아내를 위한 두유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24팩 한박스에 6천냥 주고 구입했습니다.

요즘은 저, 아내, 딸아이, 할머님까지 모두 열심히 두유를 마시고 있답니다.




제 요리의 맛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장모님께서 만들어주신 딸기쨈 하나만 있어도 이미 훌륭한 맛을 내기 때문이었지요. 
 




자, 딸기쨈을 잘 펴서 발라주고 그 위에 달걀과 치즈, 얇게 썬 닭가슴살을 올려주었습니다.




짜잔~아내를 위한 아침 요리가 끝났습니다!

어떤가요..먹을 만해 보이는가요? ^.^;;



요리를 마치고 시계를 보니 6시 30분 조금 넘었더라구요.
대략 30여분 정도 요리했던 것 같습니다.



'요리를 마친 후 아내와 함께 즐거운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ㅠ.ㅠ;;

오늘은 요즘 마법에 걸려 피곤해하는 아내를 위해 준비한 아침이기에
아내가 더 잘 수 있도록 일부러 깨우지 않았습니다.



출근길 아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신을 위해 준비된 샌드위치를 보고 맛을 보았나 봅니다.


샌드위치 진짜 맛있다~

땡큐 자기~



라는 문자가 왔네요.

고맙긴요..겨우 이런 걸 가지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아내를 위한 아침을 준비하고나니

아내의 고마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아내에게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네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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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저는 수첩이란 게 없었습니다. 노트 역시 거의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보고 듣고, 그 자리에서 암기하고 뭐 그런 나름 "똑똑한" 편에 속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생활도 잠시. 나이 스물셋에 전신마취 후 허리 수술을 한번 했더니 사람이 요상하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확한 의학적 지식을 근거로 댈 순 없으나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한 이 후부터 자꾸 '깜빡~깜빡~' 하는 습성이 생겼던 것입니다. 이 때 부터 제 핸드폰과 노트는 항상 꽉~꽉~메모로 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안경이나 자동차 키 등 사소한 물품을 던져놓고 깜빡 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번은 아침에 일어나 다 씻고 난 후 안경을 찾는 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머리를 쥐어 짰더니..세상에 제가 안경을 쓰고 있던게 아닙니까..ㅠ.ㅜ;;;(실화)


이런 저에게도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지금의 제 아내였습니다. 아내는 연애시절부터 제 작은 소지품을 잘 챙겨주었습니다. 제가 한참 운전을 하다 '아~맞다! 그거 놓고 왔다!' 라고 하면 항상 아내의 가방 안에 그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던 아내가 얼마 전부터 이상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를 낳고 난 후 부터 조금씩 변했던 것 같습니다. 아내 역시 자꾸 '깜빡~깜빡~' 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내의 출산은 꽤 고단한 편이었습니다. 대학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골반이 벌어지지 않았던 아내였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자연분만을 하기 위해 많은 운동과 준비를 했었습니다. 출산 당일 역시 계속 운동을 하며 준비를 했었고, 하루종일 계속된 진통을 이겨냈더랬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결국 담당 의사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이야기 했고, 의사 역시 산모의 안위마저 걱정되던 상황이라 수술을 하고 말았을 정도 였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 아내는 확실히 몸이 약해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개 여성들은 아이를 낳으며 이른바 '진기'를 소진하게 되지요. 그리고 많은 영양분이 빠져나가고, 그 동안 약해져 있던 몸에 본격적인 반응이 오기 시작합니다. 이 때 이걸 제대로 관리 못해주면 평생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지요. 산후조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알수 있는 대목인데요. 저희 역시 아예 시골로 내려가 산후 조리도 하고, 나름 좋은 것도 많이 먹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출산 후 여성이 출산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간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결국 요즘은 저희 부부 서로가 서로의 물품을 챙겨줍니다. 차에 타면 서로 묻곤 하지요.

"자기 핸드폰 가져왔어?"
"어~내가 챙겼어"
"지갑은 내가 가방에 넣어 놨어"
"어~그럼 이제 출발할까?"
 "어~"
"건희야, 아빠 이제 간다 자~출발~"
"추발~"


어디선가 하나보다는 둘이 낫다는 글을 읽었는데요. 요즘 많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때로 둘이 하나인 것만 못할때도 많겠지요. 허나 이같이 좋고, 나쁨을 만드는 것은 결국 그 구성원이 특히, 내가 하기 나름이고, 이를 어떻게 느끼느냐는 내가 받아들이기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그러고보면 부부끼리 행복하게 사는 거 별게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 먼저 챙겨주기 시작하다보면 어느 샌가 서로를 더 믿고, 서로에게 더 감사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테니 말이지요.

하하, 오늘 저녁에는 무얼 챙겨줄 수 있을려나요~

퇴근 후가 기다려지는 수요일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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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집으로 비유하자면 부부는 집을 지탱하는 커다란 대들보와 같다 생각합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 집도 대들보가 부실하거나 무너지면 유지가 안되듯 가정 역시 부부 관계가 온전히 정립되어야만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강하고, 튼실한 접착제나 이음제를 첨가했다 할 수도 있겠지요. 왠만한 일들은 아이를 보며 참기도 하고, 또 아이때문에 웃으며 해결해 나가기도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가정을 유지해주는 원천은 아닐 것입니다. 역시 가정은 부부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 위에서 저는 평소 갖고 있는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제게 있어 딸아이는 늘 두번째 문제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이가 예쁘고,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바쳐도 제 중심의 첫번째는 반드시 아내가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훗날 아이가 자랄수록 저는 이 원칙을 더 강조하며 아빠에게는 늘 엄마가 첫째이자 최고의 여자임을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제 마음과 달리 보이는 경우도 있는가 봅니다. 특히, 아내의 눈에는 더욱 그런가 봅니다. 요즘들어 가끔 '자기 나 사랑해?' 라거나 '자기는 건희만 있으면 되지?' 라는 아내의 질문을 받곤 합니다. 


예, 사실 많은 다른 아버지들처럼 저는 제 딸을 너무 사랑합니다. 이 녀석을 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습니다. 또 이 녀석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을 주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 이 후- 물론 조부모님의 사랑을 풍족히 받아왔지만- 부모 없이 사는 설움과 상처..충분히..너무나도 충분히..느껴왔기 때문에 적어도 내 자식에게만큼은 이런 아픔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니 요즘 제 핸드폰에는 아내의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상당수가 딸아이의 사진입니다. 전화를 해도 아내와 제 얘기보다는 딸아이 얘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정말 요즘 제 삶은 딸아이가 중심이 되어 돌아가고 있는 게 맞나 봅니다.


하, 요즘 우리는 기묘한 삼각관계에 빠져버렸나 봅니다. 이거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런지요. 아이가 좀 더 자라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일까나요. 아니면 제가 뭔가 일을 하나 꾸며(?)서 아내의 마음을 녹여 봐야 할지요. 혹시 이거 저만 의식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하하..

이거 참..
 
정말 머리가 찌끈거리게 고민되는 세찬 바람 부는 날의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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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는 30년 같이 길게만 느껴지던 너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결혼 3년만에 처음으로 아내에게 휴가를 주었다 (☜클릭)하였지요. 제가 딸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찾아 집에 가서 보니 식탁위에 왠 편지가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보낸 것이더군요.

편지 겉봉투를 보니 "건희 아빠 보시오~오늘의 미션봉투"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사진이 좀 흐려서 그런데 분홍빛 바탕에 예쁜 집 그림이 있는 봉투였습니다.



봉투의 뒷면을 보니 예쁜 그러나 메세지가 있는 스티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마지막 "행복해" 에 새까만 "ㅇ"과 하트 표시가 있지요. 자세히 보니 원래 문구는 "너 때문에 올 한해 너무 행복했어"인데, 아내가 자신의 뜻을 전하려고 "행복행 " 로 바꾼 것이더군요.



내용을 열어보니 아내 특유의 둥글둥글한 귀여운 글씨로 두장이나 되는 편지가 있었습니다. 아내의 솔직한 마음과 사랑이 듬뿍 담겨 있는 첫 휴가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휴가 준 것에 대한 보람이 팍팍 들더군요.



편지를 읽으며 아내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 그에 대한 표현도 짧게 해주었더군요. 또 한켠으로는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다음 문구때문에 그랬는 데요.

우선 불고기와 찌개가 있으니 데워서 먹고. 냉장고 윗칸에 반찬이 있어 꺼내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사놨어....(중략)...건희와 즐거운 식사시간 갖고. 설거지는 내가 아침에 해도충분하니깐 그냥 놔두고~건희 어제 목욕했으니 오늘은 그냥 손, 발, 세수만 하고 자도 될꺼야.  우유는 왼쪽 맨 끝 아래 싱크대 윗칸에 있어~1분만 살짝 돌려줘~

저에 대한 마음과 딸아이에 대한 걱정때문에 이렇게 자세하게 쓴 것이겠지만 어느 덧 그 순수하고, 맑던 막내 딸 아가씨를 소위 말하는 "아줌마"로 바꿔놓은 것 같아 그랬던 것입니다. 그냥 어제 하루쯤은 모든 걸 잊고 쉬었다 오기를 바랬는 데 말이지요..

아무튼 아내는 장문의 편지를 마치며 이런 표현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나도 근사한 휴가를 줄게. 기대해줘~사랑해요~정혁씨~감사해요~당신의 큰 사랑~

자, 이런 표현을 본 후 제 반응이 어땠을 것 같으십니까. 당연히 기분 짱~이었지요! 세상에 어느 남편이 이런 최고의 표현을 보면서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편지봉투에 있는 집 그림입니다. (핸드폰 카메라에 상처가 많아 좀 지저분하게 나오긴 했습니다만..실제로는 참 예쁘고, 따뜻해 보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 가정을 더욱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되게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보았습니다. 언덕위의 예쁜 집까지는 아니어도 우리 부부의 마음 속에는 늘 이런 분홍빛 사랑이 살아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정과 애 때문에 웬수'와 함께 사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인격을 알아가며, 더욱 설레는 사랑을 하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행복이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고,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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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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