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0.30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연 직접 들어보니..

강연을 듣기에 앞서

매우 기대하였습니다. 신학교 학부시절 그의 동양학 강의를 거의 빼놓지 않고 모두 들었던 터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학교에 와서 어떤 강연을 할지 매우 기대되었습니다. 철학자가 신학교 채플 시간에 와서 강연을 한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될만하지요. 아마도 이런 생각은 저뿐만이 아니였나 봅니다. 저희 신학대학 채플에 여러 타학과생과 일반인이 함께 하였습니다.
 

강연의 내용

도올 선생님(이하 도올)은 저희 학교 선배님입니다. 사실 졸업을 하진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그의 저서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듯 그 분은 한신에 대한 사랑이 깊은 것 같습니다. 어제 강연 역시 이런 추억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된 계기와 철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참 재미나더군요.

신학교 1학년 때 장공 김재준 목사(이하 장공)로부터 중국사를 접하고, 다른 유명한 석학으로부터 여러 학문을 접하며 특히, "무전제적 사유"에 깊이 빠진 도올은 철학에 입문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단 1년의 시간동안 한신에서 배운 학문의 방법론과 사유방식 등은 그의 삶과 학문세계를 지배하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합니다.

계속해서 도올은 조선 신학교와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신학대학의 건학이념을 기억하며 장공의 정신과 역사적 의의를 밝혔습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당시 카톨릭의 자세와 처결을 예로 언급하며 외국 선교사가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신학을 넘어 민족의 주체적이고, 역량있는 지도자를 양성하려는 장공의 통찰과 선구자이면서 의식있는 자세를 높게 평가합니다.

여기서 좀 더 시대를 올라 도올은 북간도에 있었던 명동 학교를 설명하였습니다. 명동 학교는 민족의 선각자를 배출한 말 그대로 한반도를 밝히는 학교였습니다. 이곳에는 맹자를 만독했다하는 김약연 등 유명하고, 대단한 석학이 즐비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항일 독립운동의 기치를 드높이며 활동했던 실천가들 역시 즐비하였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윤동주, 문익환, 안병무 등을 열거하며 이들의 정신적 배후에 이 명동학교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안병무의 민중신학을 설명하며 지금 기독교가 보이는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예를 들어 봉은사 땅밟기 사건의 경우 명진스님과의 통화내용을 소개하기도 하였는데요. 그 청년들을 걱정하는 명진스님의 자세를 보며 전도사인 저 역시 부끄러움과 존경심이 우러나오더군요.

아무튼 강의의 막바지에 이르러 도올은 한신의 뿌리를 명동학교부터 찾아야한다는 말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에 대한 해석의 문제를 도출하였습니다. 역사를 어느 한 시선으로만 고정시키지 않고, 그 사건에 대한 폭넓은 접근과 뿌리를 찾아가는 시도, 이에 대한 해석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방송이 아닌 실제 강연을 듣고 난 느낌

일단 방송으로 보던 것과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너무 동안이시더군요. 생각보다 젊어 보이셔서 놀랐습니다. 또 굉장히 점잖으시더군요. 평소 방송을 보면 거친 말씀도 자주 하시고, 격정적인 어조로 강의를 하시지요. 그런데 막상 실제로 강의를 들어보니 보통 때의 모습과 자세가 매우 점잖았습니다.

그런데 방송으로 보던 것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우선 특유의 목소리 톤 말입니다. 이건 실제로 듣지 않으면 뭐라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마력이 있더군요. 두번째로 특유의 배짱이 상당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신학교에서 신학 강의를 하시면서도 전혀 꿀리지 않고 열정적인 강의를 하는 데, 학문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과 배짱이 느껴졌습니다. 끝으로 매우 재밌었습니다. 도올 선생님만이 갖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기질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여느 일반 학자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것으로 강의 내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도올의 강연은 일반 성도님이나 신학교 학부생 또는 일반적인 보수신학을 한 분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을 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그렇게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이는 안병무가 이미 <역사와 해석>이란 명저를 통해 상세하게 밝힌 바 있고, 김경재 역시 <울타리를 넘어서>라는 명저를 통해 상세하게 다룬바 있습니다(기존의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우려가 있으신 분은 이 책을 꼭 읽어 보십시오). 아마도 강연시간이 너무 짧아 더 깊이있게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며

강연 내용은 상당히 알찼고, 매우 중요한 주제를 던졌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역사와 사건, 해석이란 주제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참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 하나의 사건이 되고, 이 사건을 해석하는 우리의 자세가 곧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내 삶을 돌아보며 지금 이 순간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을 생각해 봅니다.

                   추천은 블로거에게 힘이 됩니다. 손가락 버튼 한방 눌러주세요~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