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길라임 폭풍키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2.28 시크릿가든, 성추행 논란이 왜 쓸데없는 일인가? 5


최근 논란이 되는 인기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성희롱-성추행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는 드라마의 시청률이 30%를 넘나드는 인기와 더불어 한 언론에 의해 제기되었는데요. 이에 대해 수많은 네티즌이 반박 댓글을 쓰며 논란이 증폭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논란을 보면서 '과연 저게 성추행이 맞냐?'라는 질문이 문제의 핵심인지 의문이 듭니다. 뭔가 우리가 함께 봐야할 부분이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이에 저는 오늘 이 글에서 세가지 지점을 제시하며 우리의 사유를 넓혀보고자 합니다. 

우선 첫째는 언론의 역할입니다. 최근 시크릿 가든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드라마의 내용을 단순 요약하거나 '폭풍키스' 등의 이름을 붙여 흥미를 자극하는 기사를 자주 보게 됩니다. 아마도 이것은 수많은 시청자들에 대한 일종의 '부담'과 '기대'가 작용한 것 같습니다. 어설프게 비판 기사를 쓰면 된통 당할지도 모른다는 부담이 있는데 반해 기사제목을 잘 잡으면 엄청난 트래픽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저는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견제 또는 비판기사는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언론이 드라마에 대한 아무런 비판이나 견제 없이 그저 앵무새처럼 내용을 반복하고, 홍보하는 모습이 언론의 역할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한 두 언론쯤은 다른 언론이 보지 못하거나 문제제기 하지 못한 것을 두고 비판을 가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그래서 이런 논의를 진행해보고, 한번 더 성폭력이나 언론, 미디어의 영향력 등을 생각해보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굳이 이런 논란 자체를 쓸데 없거나 무의미하다 치부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영상매체가 끼치는 영향력입니다. 드라마 속 길라임은 늘 김주원이 키스하거나 포옹하려 할 때 처음에는 거부하다 결국 그대로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보이곤 하지요. 이는 성폭력 범죄자들이 주로 갖고 있는 통념입니다. 또 이른바 '야동'에서 자주 나오는 모습이기도 하지요. '안 되요 되요 되요 되요...' 라고 하는 대표적인 잘못된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30%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젊은이들에게 폭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는 드라마에서 여과없이 방영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건 드라마일 뿐 인것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드라마라해도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라는 명제가 언제나 참이 되려면 '드라마가 대중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과 '대중은 늘 이것을 분별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왜곡하거나 가학적인 장면 등이 나왔을 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지요.

영상매체가 끼치는 영향력 특히, 대중에게 매우 인기 있는 스타가 아름다운 장면과 함께 연출한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따라서 쉽게 무시할 내용은 아니지요. 좀 더 세밀한 주의는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세번째는 고정화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부분입니다. 드라마 속 길라임은 첫 회에 맹활약을 하였습니다. 차를 타고 도주하는 소매치기범들을 자전거를 타고 뒤쫓아 격투 끝에 대여섯명을 모조리 제압하여 버렸지요. 반면 김주원은 길라임이 모는 차를 타고 매우 겁을 먹는 기존의 남성상을 기준으로 볼 때 매우 유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길라임은 그냥 '여자'가 되어 갑니다. 범죄자들을 가볍게 때려 눕힌 그녀가 김주원 한사람을 당하지 못하고, 손짓과 표정 하나까지 사랑을 갈구하는 '천상 여자'의 모습으로만 그려집니다. 오스카를 위해서는 다소곳하게 밥도 잘 해주지요. 반면 김주원은 '남자' 아니 '마초'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싫다는 여자를 강제로 쫓아다니고, 끌어안곤 하지요. 목표로 정한 대상을 열번 찍어 기어코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기왕 시크릿가든이 남-여의 영혼이 바뀌는 그리고 스턴트우먼과 트라우마가 있는 상위 1% 남성을 다루는 드라마인만큼 이런 성역할을 바꾸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길라임이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대쉬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김주원이 수줍어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성역할에 대한 도전을 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통념상 이는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마 이렇게 진행되었다면 드라마는 인기를 끌지 못했겠지요. 대장금도 그렇고, 동이도 그렇고 이산의 송연이까지도 모든 인기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터프하고, 씩씩하지만 늘 남자 앞에서는 다소곳하고, 부끄럼을 타는 존재여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요즘처럼 성범죄로 인한 사회적 피로가 더해진 시기에는 잘못된 성폭력에 대한 통념을 줄 수 있는 장면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도 나쁘진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특별히 언론의 경우는 이런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또 해야할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성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우리의 드라마에 나오는 여성의 모습이 진일보하긴 했으나 여전히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아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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