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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9 할머니께서 보이스피싱에 당하셨습니다... 276


110만원이란 돈. 어떻게 보면 그리 큰 돈이 아닐 수 있습니다. 허나 1만원도 너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 속에 할머니의 땀과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자식에게 부담주지 않기 위해 피땀 흘려 지난 겨울 내내 번 돈이었습니다. 그렇게 드시고 싶다던 함흥냉면 한 그릇도 참아가며 모으시던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화한통에 모조리 잃고 말았습니다..


전화는 오후 세시쯤 왔다 합니다. 처음에는 전화국이라 하였답니다. 누군가 할머니 이름으로 전화를 개설해 수십여만원이 연체되었다는 거지요. 할머니께서 우린 그런 일 없다 부인하시자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경찰에 신고하여 할머니께 손해가 전혀 없도록 해드린다 했다 합니다.

잠시 후 경찰청이라며 전화가 왔습니다. 자신을 서울지방경찰청 강일구 형사라 소개했다 합니다. 그리고 아까 걸려왔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며 그럼 이 일은 누군가 할머니 명의를 도용한 것이니 전혀 피해가 없도록 다 알아서 처리해주겠다 했다 합니다.

그러면서 물었답니다. 지금 현재 은행을 어디 어디 거래하느냐는 겁니다. 할머니께서 주로 거래하시는 새마을 금고에 잔액이 얼마 있는지 확인한 그 사기범은 전화를 끊지 말고 인출기까지 가라 했답니다. 인출기에서 그는 옆에 사람이 있으면 경찰일은 비밀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끊었다 다시 전화를 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덧1-다른 통장에 있는 돈과 지금 남아 있는 잔액까지 명의도용으로 빠져나갈 수 있으니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했다 하는구요. 계좌보호조치를 해야한다는 거지요. 그렇게 인출기까지 유인했다합니다.


그리고는 또 혹시 지금 아들이나 주변 지인에게 삼백만원 정도 더 얻을 수 없겠냐 했다 합니다. 자신들이 수사를 하기 위해 필요하니 잠시 뺐다 다시 넣어주겠다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할머니께서 우린 월세방에서 살아서 그런 돈이 없다 하자 그럼 일단 그거라도 보내라 했다는 겁니다.


할머니께서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누가 할머니 이름으로 사고를 쳤다는 겁니다. 무슨 말씀인가 했습니다. 그 때 저는 퇴근 후 병상에 있는 여동생에게 가 있었는데요. 순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용을 여쭤보았습니다. 위의 내용을 말씀하십니다.

아뿔싸.........가슴이 철렁합니다............

혹시나 하는 맘에 서울지방경찰청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예, 당연히 강일구 형사란 사람은 없지요. 전화받으신 경찰께서 경찰은 그런 일을 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십니다.

다시 할머니께 전화를 했습니다. 당장 통장 잔액을 확인하시라 말씀드렸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말입니다. 잠시 후 제가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님을 받지 않으십니다......

두번세번을 다시 해도 받지 않으십니다.....

역시나.......

전형적인 보이스 피싱이었습니다............


집에 가보니 할머님께서는 울고 계셨습니다. 억울해서 어떻게 사냐...하십니다...지난 겨울 내내 힘들게 그렇지만 기쁘게 한푼 한푼 모으셨던 돈인데.....별거 안되는 돈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걸 보면 참 든든했었다 하시며 또 우십니다....작은 아버지와 통화를 하시며 또 우십니다.....그 옆에서 저는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기는 왜 사기일까 생각해봅니다. 사기는 내가 사기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게 하기에 사기이겠고, 걸리면 빠져나오지 못하기에 사기인가 봅니다. 할머니께서도 그러셨다 생각합니다. 평생 장사를 하시어 분별력도 좋으시고, 핸드폰을 해드린 3년전부터 모르는 번호는 받지 마시라,,놓친 전화도 다시 하지 마시라,,말씀드렸지만 이렇게 걸리니 어쩔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찰쪽에서는 돈이 입금된 계좌 등 상대방과 관련된 정보를 은행에서 찾아서 방문신고해줄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예, 이제 경찰서로 갈 예정입니다. 부천의 경우는 보이스피싱 전담팀이 있더군요.

덧2-경찰서에서 얘기를 해보니 요즘은 돈을 인출할 때 범인을 많이 잡기도하고, 통장명의자 추적 등을 통한 검거사례와 축적 노하우가 많다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 본세력은 중국 등 해외에 있기에 완전 검거는 어렵다하더군요. 당연히 보상도 어렵구요. 다만 통장명의자에게 소송을 걸어 보상 받을 수 있는 데, 요즘은 소장만 넣어도 거의 승소한다 합니다. 실제 이런 사례도 좀 있구요. 허나 이 역시 대포통장이거나 명의자도 속았던 경우가 많아 그리 현실적이지 않더군요.

하지만 그간 보았던 언론보도를 통해 생각컨대 이 돈은 수업료 냈다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다양한 방법으로 전화가 올지 모르니 말입니다. 

보이스피싱...일명 전화사기..

이거 남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 바로 내 부모님과 내게 걸려올지도 모릅니다.



P.S : 모두 경각심을 갖고 참고하시라 하여 여러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내 자녀나 등록금, 공과금 환불 등은 젊은 사람도 쉽게 낚일 수 있는 것이기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기관문서까지 위조하는 데는 특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참고> 다양한 보이스피싱의 예

1)통신사라고 하면서 잠시 통화품질 테스트를 할 것이니 약 30분에서 1시간정도 핸드폰을 끄라 한다. 그리고 부모님께 전화하여 자식이 납치 또는 긴급 수술을 해야하니 돈을 보내라 한다.

2)전화국 등 공기관에서 전화하여 명의도용을 당해 경찰에 연락해주겠다 한다. 경찰이라며 전화하여 계좌보호조치를 해야한다며 인출기 앞으로 유인한다.

3)고객님 앞으로 등기나 소포가 왔는데 여러 차례 방문해도 만나지 못했으니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몇 번을 눌르라 한다. 그리고 카드가 왔다 하면서 이런 저런 주문을 한다.

4)팩스로 국가기관 문서를 위조하여 보낸다. 이 문서에 장관 직인까지 찍혀있는 등 치밀함을 보여 대개 넘어가게 된다.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함(문서에 있는 번호가 아닌 기관에 직접 전화하여)

5)국제소포나 우편물이 왔는데,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 하며 전화번호나 주민번호를 요구한다.

6)학교를 위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등록금이 두번 납부 되어 계좌번호와 이름, 주민번호를 얘기하면 환급해주겠다 하는 것. 보험회사, 전화국, 인터넷 회사 등을 사칭해 중복인출이 된 요금을 환급해 주겠다 하기도 한다.

7)금감원이나 자산관리공사 등을 사칭하여 누군가 명의도용을 하거나 불법대출을 받았다며 이를 해결해드릴 테니 은행에 있는 돈을 잠시 다른 곳에 이체하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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