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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1 올림픽에서 좀 울면 안되나?! 2
A.퇴근 후 한 블로거의 글을 보고 나니 대학 수능시험을 치른 후 대학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시원 섭섭한 마음에 뭉클 했던 기억이 난다. 왜 그 때 그렇게 눈물이 핑돌았는 지 지금와서 보면 여러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우선 제일 먼저 어려운 형편에도 고3이라고 챙겨주신 조부모님 생각이 났기 때문에 그랬다. 필자는 어려서 부모님이 헤어지시어 빨간 대야에 생선장사를 하시던 할머님과 허리가 아파 5백원짜리 삯바느질로 나를 키우시던 조부님 가정에서 자랐다. 이른바 조손가정이었다. 나는 15년간 나를 길러주신 두분 앞에 대학합격증을 놓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두분을 모시겠다 다짐했었다. 아마도 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두번째는 힘든 고3생활에 대한 마음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고작 선풍기 4대로 한 여름을 보내고, 돈이 없어 밥을 굶어 가며 공부했으며, 친구가 다 푼 문제집을 지우개로 지워 공부하던 나로써는 이 한해를 잘 보내고 대학 합격까지 했다는 것 자체가 감동의 소재였다.

끝으로 원하던 바를 이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본래 필자는 육군 사관학교 지망생이었으나 신장 미달과 조부님의 반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이 후 개인적인 종교체험을 통해 진학하게 된 학교는 내 꿈을 위한 첫 열매였기에 기쁨의 눈물이 흐를만하게 하였다.

결혼도 하고 자식까지 본 지금도 잊지 못할 대학합격 소식이었다. 생각보다 수능 점수가 안나와 고민했던 나였기에 더욱 그랬다.

B.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오늘 한 블로거는 메달리스트가 우는 것과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 우리의 1등 지상주의 등을 엮어 논리를 전개한 글을 올렸다. 이 글은 그 논조가 다음 편집팀의 뜻과 맞아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블로거 뉴스 베스트에 올라 있었다. 나로써는 별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의 전반적인 주장 즉,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 1등 혹은 금메달 지상주의 등에 대한 비판에는 공감하는 편이다. 실제 예전에 비슷한 글을 오마이뉴스 기사로 올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최민호라는 특정 인물을 엮어 '징징'댄다는 식의 표현을 써가며, 좀 더 솔직해지자는 댓글까지 쓴 것을 본 순간 착잡한 마음이 들고 말았다.

거두절미하고 말하겠다. 올림픽 때 좀 울면 안되는 건가?! 나는 왜 그들의 눈물을 꼭 그리 삐딱한 시선으로 봐야만 하는 건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엘리트 체육의 문제점은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운동만 하는 체육 특기생이나 코치나 감독의 비위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에 뇌물이 오간다거나 하는 내용을 통해 얼마든지 그 논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다. 1등 혹은 금메달 지상주의 역시 과정이 생략된 채 결과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 풍조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써내려 갈 수 있다.

특히, 최민호의 경우는 지금까지 1)온 가족이 월세방에 거주하며 매우 어렵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역시 부모님께 번듯한 집한채 드리는 게 소원이라 인터뷰하기도 하였다. 겨울에는 기름값 부담에 보일러도 안땔 정도라 한다. 2)개인적으로는 만년 3인자라는 별명 속에 자신과 4년간 싸워온 것에 대한 감동일 수도 있었고, 좀 더 나아가 3)어려운 형편에 힘들어하는 국민들께 금메달이란 선물을 안겨줄 수 있었다는 것때문일 수도 있었다.

왜 꼭 굳이 그를 엮어 이런 글을 올려 함께 눈물 흘리며 감동받았던 대다수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어야만 하느냐는 말이다.


C.이번 올림픽은 올 한해 답답하기만 했던 우리 국민에게 청량제 같은 기쁨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한 언론의 진보와 보수라는 대결구도에서 오랜만에 하나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정국이 변하거나 하지는 않으나 한번씩 기분전환이라도 할 수 있어야 숨이라도 좀 쉴 수 있지 않겠는가..

나는 차라리 이런 글까지 올라온 기왕에 이번 올림픽을 통해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선수들도 울고 국민들도 울면서 가슴의 응어리를 풀어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겨도 울고, 져도 울고..그리고 이겨도 웃고, 져도 한바탕 시원하게 웃어보자. 그깟 메달 색깔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는 이렇게 진심을 담아 서로를 이해, 공감하고 박수쳐주면 우리는 진정 우리 국민의 하나됨과 따뜻함을 확인하고, 다시 이 어려운 정국을 풀어갈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첨부설문 :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눈물 흘리는 것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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