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는 군 관련 문제 속에 성폭력과 관련한 보도가 눈에 띕니다. 이른바 '성군기 위반사고'를 말하는 것입니다.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일주일에 1건씩 군에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활관과 복도, 체육관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발생유형도 매우 다양했습니다. 이는 사병간에서 뿐 아니라 간부와 사병, 간부와 간부끼리도 일어나고 있어 더욱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군대에서 이런 성폭력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너무도 쉽게 '남자들만 모인 곳' 이란 얘기나 '혈기왕성한 청년들을 모아 놨기 때문'이라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많은이의 믿음과 달리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저는 그 이유를 밝히며 글을 작성해나가고자 합니다.

먼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성폭력이 일어나는 맥락입니다. 흔히 사람은 이성이 있는 동물이라 합니다. 그렇지요. 배가 고프다하여 길거리에 있는 음식을 훔쳐 먹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절합니다. 차를 타고 가며 소변이 마렵다고 차안에 모두 소변을 보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성충동이 일어났다하여 성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습니다. 즉, 성충동이란 것이 성폭력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논리는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할 수 있기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은 사실 경직되고, 수직적인 권력구조 속에서 자주 일어나곤 합니다. 군대는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군에서는 나이나 학벌 등이 필요 없습니다. 고립된 곳에서 수직적인 질서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고, 하급자는 상급자의 행동을 반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상급자는 하급자를 손쉽게 지배 및 통제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구조가 우선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같은 환경조건은 성군기 위반사고가 처리되는 과정을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성군기 위반사고 중 무려 48%가 불기소 처분되었습니다. 피해자가 무력감을 느끼고 성폭력을 쉽게 드러내기 어려운 그러나 반대로 가해자는 더욱 마음놓고 성폭력을 가할 수 있는 조건들입니다. 여기서 만약 성폭력 가해자가 직속 상급자 또는 간부일 경우는 더욱 어렵지요. 어디서 하소연할 수가 없게 됩니다.

두번째 문제점은 군대내 성교육 시스템에도 있습니다. 어떤 군 관계자는 우리 나라에서 군대만큼 성교육을 많이 시키는 조직도 없을 것이라 얘기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 횟수가 아닌 교육진행방식과 내용입니다. 만약 군대내 성교육이 집단적으로 병사들을 모아 놓고, 일방적인 강의를 한정된 시간 속에 일회성으로 진행하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성교육은 그 특성상 매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또 흐름에 맞춰 다차원적인 교육접근 방식을 통해 다회 교육으로 진행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교육은 단순히 '성'을 다루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을 매개로 '인권''배려''평화''양성평등' 등 다양한 측면이 결부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는 일방적인 전달로만은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요.

군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제시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그럴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고, 우리가 군생활을 잘 하기 위해 선택하고 만들어가야할 문화는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찾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로 수차례에 걸친 소규모 집단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군대내 성폭력 사건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왜곡된 남성성을 그만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총은 자기 애인 다루듯 부드럽게 다뤄야 한다' 거나 '남자가 그 정도도 못 참나?' 등 왜곡된 남성성에 기인한 교육이 여전히 팽배한 지금의 군 문화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합니다. 또한 자신이 부당한 대우나 가혹행위를 당했을 때(특히, 성폭력은) 손쉽게 그 처지를 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두번째로 다양한 방식의 성교육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군대는 고립된 장소에 매우 많은 이들을 수용하는 가장 경직된 계급구조를 가진 조직 중 하나입니다. 또 우리 나라 국민의 절반이 의무적으로 거쳐가야만 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훈련병 시절부터 제대를 할 때까지 다양한 형태 예를 들어 워크숍이나 역할극 등의 방법론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부터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세번째는 성군기 위반'사고'가 아닌 '사건'으로 바라보며 가해자 관리를 강력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솜방망이 처벌만이 존재하고, 교육과 치료가 없는 부실한 체계 속에서는 가해자가 또 다시 재범을 할 확률이 너무도 높습니다. 따라서 가해자 처벌은 좀 더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이 후 교육과 치료 등이 꾸준히 병행되어야 합니다.

끝으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처우를 좀 더 잘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성'이란 이유만으로, 또 부모님 등이 걱정하실까봐 등 다양한 이유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상처를 치료하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리대책을 좀 더 전문가와 함께 세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일단 피할 수 없는 곳이 군대이고, 최근에는 여성도 많이 입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게다가 군대는 한번 계획을 세우면 체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군대는 성문제가 가장 많이 생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성문제를 가장 모범적으로 해결해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를 통해 군대가 음침하고, 무서운 곳이 아니라 좀 더 친근하고,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성숙해질 수 있는 (특별히 성문제에 있어서도) 조직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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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열외, 왜곡된 남성주의


한겨레 신문을 보다보니 성매매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기수열외' 당한 해병대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남성주의를 개탄하게 됩니다. 너무도 광범위하고, 우리 아이들이 매우 어릴 적부터 이렇게 교육받고 있다는 것은 더욱 문제입니다.

가령, 우리는 흔히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라' '사내자식이 그것도 못 참아' '총은 자기 애인 다루듯 하여라' 등의 이야기는 왜곡된 남성주의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문구들입니다. 사실 남자만이 아닌 누구나 뭐든지 한번 일을 시작하면 깔끔한 마무리를 짓는 것이 좋겠지요. 남자도 아프면 아프다고 해도 괜찮고, 총기관리를 신중히 하는 것은 굳이 자기 여자 애인 얘기를 하지 않아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해병대 기수열외 사건의 이면에는 '남자는 이래야해'라는 가부장주의에 기초한 왜곡된 남성주의의 한계가 남성성이 극대화되어 있는 해병대에서 표출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군대도 양성성 또는 양성평등 의식을 함양해야...
 
저는 우리 사회가 한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 의식을 함양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보게 됩니다. 남성이지만 여성성을 동시에 고루 갖춰야 하고, 여성이지만 동시에 남성성을 고루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여자 같은 남자를 만들거나 남자 같은 여자를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양성이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그 감수성을 기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는 무엇을 하든 양성이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 줄 아는 그래서 서로 차별하지 않고, 동등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학습을 하고, 능력을 배양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야만 강한 조직력이 나오고, 갈등이 생겼을 때 원활히 해결해갈 수 있으며, 동시에 강한 추진력도 얻을 수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더 느리고, 덜 효율적인 것 같지만 이렇게 조직문화를 행복하게 바꿔가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을 쌓아가는 게 종국에는 더 효율적이며 강한 응집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군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왜 군대는 '남성성'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터프해도 좋고, 싸움을 잘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되지 않지요. 예를 들어, 군기를 폭력으로 잡는다는 생각 같은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구타나 폭언은 일시적으로는 순종하게 만들 수 있어도 근본적인 동기부여나 자발적 복종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소위 말하는 대표적인 '남성성' 만으로는 안 된다는 거지요.

또 다른 예로는 여군간부 비율도 들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자 ROTC는 이제야 시작되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사관학교의 경우 예전부터 여자 후보생을 선발하였으나 전체적인 우리 나라 여군 간부비율은 3.5%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여군 자체가 적은 것도 있겠으나 여군으로 입대하여 진급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수많은 기업이 여성 간부비율을 할당해 집중 육성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하는 조직이 되기를

저는 이참에 군대가 한국 사회의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하는 조직이 되면 어떤가하는 바람을 가져 보았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 군대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각 종 기술교육부터 전투력 강화를 위한 정신안보교육까지 종류도 참 많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효'나 '가족사랑'에 대한 것이 있지요. 아마도 군생활에 동기부여를 위해 도입한 것일 겝니다.

그렇다면 군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양성성 개발교육도 할만 합니다. 소위 '여성성' 의 특징으로 일컬어지는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참고 : 저는 '남성성' '여성성'으로 규정된 것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갈등을 인식하고, 대화로 해결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로 힘이 되어주는 교육. 조직력 강화를 위한 부드러우면서도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리더쉽. 남군과 여군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제도개발과 의식함양 등 교육 할 수 있는 분야와 방법은 참으로 많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군대가 '마초'를 기르는 집단이 아닌 이 사회의 참된 일꾼을 양성하는 집단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최소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성매매'를 하지 않으면 기수열외 시켜버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지요.
 
정리하며

인생에 있어 가장 예민한 시절이 바로 20대 초반입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이 때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의 진로가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때 어떤 교육을 받고, 경험했느냐는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남성은 모두 군대를 가게 되고, 이곳에서 공통된 경험 즉, 남성성을 극대화시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군 조직력이나 전투력을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 지금이야말로 양성성 또는 양성평등 교육을 도입할 시기가 아닐런지요. 그래서 최소한 여성을 성적 노리개나 대상으로 보지 아니하고,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며, 리더쉽이 단순히 '나를 따르라'만 있는 게 아님을 알기만해도 우리 군대나 사회는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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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회색빛 도심과 답답한 차안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약간은 센티해진 듯 한 기분이 들때도 그렇지만 일상에 지쳐가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맘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한적한 교외로 나가거나 등산을 가는 것도 좋지만 마음처럼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음악은 바로 이러한 우리의 영혼에 평안함을 줍니다.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을 따라 영혼을 날개짓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것이 위트 있는 연주자의 말솜씨와 함께 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지난 주 찾았던 이루마 콘서트는 바로 이런 두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날씨는 약간 쌀쌀했습니다. 마치 자로 잰듯 갑자기 추워진 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공연장은 추위마저도 녹여버릴 설렘과 들뜸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있었고, 흥분된 분위기였으며 저 역시 이 흐름을 굳이 거스르거나 태연한척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흐름에 자연스레 함께 하며 설렘을 안고 공연장에 들어섰습니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종이 울렸습니다. 화면에 사막의 모래가 금빛물결을 이루며 흩날리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피아노 건반소리가 들리면서 조명은 한 남자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이루마의 등장이었습니다.



첫 연주곡은 익히 들어본 적 있는 친숙한 곡들이었습니다. 연주를 마친 후 인사하던 그의 모습은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라기 보다는 친숙한 옆집 청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수줍은 미소와 약간은 썰렁한 듯한 농담을 던졌지만 이는 어색함이라기보다 편안함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꾸준히 연주를 해나갔습니다. 연주 하나하나에 열정과 마음이 있었습니다.연주가 클라이맥스를 향해가고 있을 때쯤 눈을 감고 듣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마음이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결혼 후 세상에 나온지 50여일 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두고 군대에 갔던 터라 그가 군대를 가기 전과 군대에서 느꼈던 감정이 마치 나와 같았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길 끝에는 내가 있을까" 라며 부르던 노래를 들을 때는 마치 다시 군대로 돌아간 듯한 끔찍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연주자와 하나되는 소통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1부가 끝나고 2부의 마지막을 향할 때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몰려 왔습니다. 그의 앵콜 공연이 이 마음을 달래주었지만 공연장을 나서며 느꼈던 아쉬움에 비할바는 아니였습니다. 다시 이런 기회가 있으면 또 오겠다며 스스로를 달래보았고, 평안함과 기쁨이 충만함을 상기해보았지만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은 다시 공연장을 향하고만 싶었습니다.

얼마만에 다녀온 피아노 콘서트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덧 문화조차 즐길 수 없어진 나를 보며 세월의 흐름과 일상의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그의 연주가 평안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공연을 통해 느꼈던 감동은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루마 콘서트는 한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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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국가의 아픔이란 건 생각지도 못 한 다양한 방면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선 떠오르는 이산가족의 슬픔이라던지, 어쩔 수 없는 과도한 국방예산의 지출에 따른 예산운용의 비효율성, 군대로 인한 각종 논란과 군내 사고사 등 참으로 다양하지요. 이 중 특히, 군대 문제는 가장 많은 논란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군대는 자기만 아는 홀로족이 증가하는 젊은이들에게 공동체를 알게 한다는 점이나, 자신을 이기는 수련을 하게 한다는 점,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점, 부모님이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는 점, 좀 마초적인 얘기이긴 하나 남자로써 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내손으로 지켜낸다는 자부심 등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물론 이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겠구요)


하지만 역시 단점도 존재함을 인정할 필요는 있지요. 가장 에너지가 넘치고 머리가 좋은 시기에 가야한다는 점, 획일적인 사고를 강요받고, 상명하복 식 구조로 인해 창의성이 상실된다는 점, 그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의문사나 사건 사고들 등 다양한 문제를 열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문제는 직업적으로 전문성을 갖고, 내가 지원한 자발성보다는 강제 징집되어 온 수동성이 훨씬 크기에 더 크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종교적 사유로 병역 거부를 하여 전과자가 늘어나는 경우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구요(과거 특정 종교자들만 그랬다는 데, 요즘은 다른 종교나 양심상의 이유로 거부하는 비율도 증가추세)


그러다보니 우리 사회에도 모병제나 대체복무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지요. 모병제는
제외하더라도 대체 복무제 얘기는 상당히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실제 이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의식 역시 급변 있는 데요. 리얼미터가 지난 해 9월 조사한 결과를 보니 찬성이 35.5% 반대가 49.7%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지요. 찬성이 44.3% 반대가 38.7%였던 겁니다.

지역별로 보니 대전/충청 지역은 찬성 26.4% 반대 49.8%, 전남 광주 지역 역시 찬성 35.8% 반대 50.7%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밖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체로 찬성이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서울이나 인천/ 경기 지역은 각 각 찬성이 50.4%, 47.5%가 나왔더군요.

성별로 보니 여성분들이 대체복무제 찬성을 많이 하셨더군요. 찬성 48.8%로 반대 29.6%보다 무려 20여퍼센트 이상 높았습니다. 남성은 찬성 40.1%에 반대 47.3%였구요.



그런데요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사실 위의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바로 "지지정당에 따른 여론"이었습니다. 왜냐면 기존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의견이 많이 나왔었기 때문이죠. 

일단 당연히 진보신당 지지자에서는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무려 84.3%이지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유일한 진보정당으로 그 지지자 역시 색깔이 워낙 선명하니 그럴 수 있겠다 싶더군요.

반대로 가장 보수적인 자유선진당 지지층반대로 나왔겠지요? 네, 당연합니다. 찬성 36.5%에 반대 50.1%였습니다. 자유 선진당 역시 워낙 보수 성향이 강한 정당이고, 그 지지층 역시 보수세력이 많아 그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은 찬성 58.6%에 반대 32.4%였습니다. 민주당은 자칭 중도개혁 세력이라 하지요. 물론 제가 볼 때는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만..대안 정당을 못 찾은 좀 더 진보적인 분들이 민주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창조한국당과 한나라당, 친박연대 지지층의 조사 결과 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 것 같으십니까?ㅎㅎㅎ결과가 상당히 재밌습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나왔거든요.

(음..일단 이게 이슈의 주제이기에 답을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이제 본격적으로 대체복무제를 얘기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은 충분히 되어가고 있다는 거겠지요. 물론 최근 경색되어가는 남북관계때문에 시기상조라 할 수도 있으나 지금 논의하기 시작해도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에 그리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면 이에 따르는 사회적 손실비용이 더 크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한 것이겠지요. 이런 과정 자체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높여 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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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예측 이슈에 참여하실 분은..참고하시기를.. (기간~9월 30일까지)

약간의 힌트를 드리자면 창조한국당 지지층은 찬성과 반대 중 하나의 의견이 두배 가깝게 월등히 높았습니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사실상 하나죠) 지지층은 둘다 두 의견 중 하나가 근소하게 많았습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매우 근소한 차이였습니다. 매우 팽팽하더군요. 

세 정당 지지층의 대체복무제 여론.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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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14일 오마이뉴스에 올렸던 글
[주장] 우리가 정말 '축구'를 사랑하는 걸까?
목적론적 사고와 승리 지상주의 넘어야
  임정혁(kkuks81) 기자   
2002년 월드컵 당시 전국은 축구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붉은 옷을 입었다. 거리를 가득 메우며 매 경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우리는 12번째 선수로 그 자리를 지켜나갔다. 너도나도 얼싸안으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난 후 그 열기는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기 힘들다. K-리그 관중석은 매일같이 비워져 있다. 그 원인에는 제도적 문제, 경기력의 문제, 서비스의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는 듯하다.

우리는 축구 자체를 사랑하고 즐기는 '과정'에 중심을 두었다기보다는 축구를 매개로 승리를 즐기는 '목적'에 중심을 두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축구는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승리의 쾌감을 주는 꽤 스펙터클한 운동경기로 우리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문제는 목적론적 사고와 승리지상주의 문화다

이것은 비단 축구 얘기만으로 끝낼 성격은 아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목적론적 사고'와 '승리지상주의 문화'이다. 축구는 이것이 표출된 또다른 예일 뿐이다.

이러한 사고 방식의 뿌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조심스레 그 뿌리를 과거의 군사독재 시절을 거치며 생긴 군사문화와 획일적인 교육, 특히 남성의 경우 군대 경험에 두려한다.

군대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강한 목적론적 집단이다. 패배는 곧 죽음이라는 승리지상주의적 집단이다. 물론 군대는 그래야만 하는 측면이 강하다. 군대의 승패는 곧 국가의 흥망성쇠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임무 달성에 실패하면 더 많은 집단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통해 형성된 개개인의 사고틀이다. 20대의 가장 좋은 시기를 군대에서 보낸 수많은 청년들은 자신도 모르게 군대의 가치를 마음에 새기며 길들여졌을 수 있다. 본래 인간의 사고란 한번 그 방향과 틀이 잡히면 그것을 깨고 나오기 매우 어렵다. 제대 후에도 그 틀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전반에 걸쳐 형성된 군사문화는 더 심각한 문제이다. 교육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친다. 우리 교육의 내용은 하나같이 획일적이다. 내용은 물론 가르치는 방식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들어 의견을 묻는 서술형 문제가 늘었다고 하지만, 이것 역시 모범답안이 존재해 학생들은 그 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선생님들의 노력에도 학교의 현실 자체가 선생님들의 창의성 발휘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직도 아이들은 두발 길이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세상에 호소하고 있는 게 현실 아니던가.

지금 기성세대를 형성하고 있는 과거(?) 교육 수혜자들은 어떠할까.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학생의 인성형성과 급우관계 및 교육시스템을 통한 사회성 향상 등과 상관없이, 우리는 오직 1등을 하고 1류 대학만을 가야하는 4당 5락의 교육을 받아오지 않았던가. 2등을 하고 한 문제를 틀려 96점을 맞으면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이런 교육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목적에만 치우친 승리 지상주의의 또다른 모습이라고밖에 할 수 없지 않은가.

다시 말하면, 우리는 사회 전반의 군사문화와 어린 시절부터 거치는 획일적인 교육의 세계를 받으며(특히 남자들은 군대를 거치며) 목적론적 사고와 승리 지상주의에 길들여지고 있다. 이것은 여자 남자를 가리지 않고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는 것이다.

어째서 자신의 모든 걸 바쳐 경기를 치른 선수가 패배 후 고개를 숙이며 다음 번 승리를 약속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왜 이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도 자신을 채찍질하며 아파해야 하는 건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새로운 월드컵 문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목적론적 사고와 승리 지상주의에 물들어 살아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마치 이에 반대되는 개념처럼, 과정론적 사고와 즐기는 문화만을 추구해야 하는 걸까?

현실을 주도하는 이런 문화에 버금가게끔 반대적인 성격의 문화를 부각시켜, 일종의 기세를 몰아가야한다는 것도 일면 일리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측면의 강조는 또 다른 목적론적 사고와 승리주의일 수 있다. 하나를 밟고 내가 일어서야 한다는 논리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온전히 통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 문화의 단점을 지적하고, 또다른 문화의 장점을 부각하며, 하나를 없애고 다른 하나를 세우는 것이 아니다. '변증법적 통일의 과정'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목적과 승리는 그 자체가 아닌 과정의 지향점으로 추구되어야 하고, 과정은 승리를 향한 노력으로 추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6년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상업주의에 빠져 월드컵 마케팅에 빠져 있는 그리고 승리와 목표 달성에만 빠져 있는 사회전반의 분위기 및 문화를 직시하자. 재벌의 사욕을 충족시켜 주거나, 목표 달성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언론의 의도에 휘말리지도 말자. 말 그대로 전 국민과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되는 아름다운 월드컵 문화를 만들어 보자. 승패를 떠나 모두가 하나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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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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