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여성 또는 여성의 몸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지니고 있다. 연애를 할 때는 잘 노는 여자가 좋지만 결혼을 하려 할 때는 좀 착하고, 남자 경험도 없는 여자여야 한다. 남성도 이렇게 생각하지만 여성도 자신을 이 기준에 맞춰간다.

우리 모두 이 사회의 가부장적 문화에 길들여져 육덕과 참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러니 한쪽에서는 미성년자 걸그룹에게까지 노출을 강요하고, 섹시댄스를 외쳐대며 꿀벅지를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시에 청순하고,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순진녀를 요구한다. 

자, 여기서 이 글을 본론으로 돌아가자. 최근 모 걸그룹의 춤이 방송금지 요청되었다. 한 마디로 웃긴다. 모 남성 그룹이 윗옷을 찢어가며 벗어제끼는 건 괜찮고, 여성 그룹이 살짝 셔츠를 들어올려 배꼽을 보이는 건 안된다는 것인가. 과연 이들의 여성 또는 여성의 몸에 대한 그들의 사고방식과 기준은 무엇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이것은 최근 보수화된 높은 분들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든다. 물론 필자 역시 최근 갈수록 선정성만을 강조하는 문화를 찬성하지 않는다. 지금 이 글에서 필자가 강조하는 건 여성 또는 여성의 몸에 대한 '높은 분들'의 지나치리만큼 보수적이고, 이중적인 성향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가 보는 이들의 특징은 간단하다. 겉으로는 굉장히 근엄하고, 훌륭한 것 같다. 하지만 뒷 편에서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다. 예를 들어 국회를 보라. 이들은 여성의 문제에 있어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면서 뒤에서는 성접대를 받거나 성희롱을 가한 국회의원이 언론에 거론된 것만도 여럿이다. 

방송사에서는 이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 이들의 이중적이면서도 보수적인 모습에 비위를 맞추려면 배꼽을 허락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나와 핫팬츠에 배꼽을 드러내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갈수록 선정적으로 변하는 가요계나 방송은 문제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에게 이중적으로 가해지는 기준과 줏대 없는 방송사는 더 문제고, 이들에게 영향을 끼친 '높은 분들'은 가장 큰 문제다. 만약 허용을 하지 않을거면 똑같이 허용하지 말고, 허용을 할거면 똑같이 하라. 그리고 본인들부터 깨끗한다음 너희보고 깨끗하라 얘기하라.  

최근 모 걸그룹의 노래 가사를 보면 내가 춤출때는 넋을 놓고 보다 끝나면 손가락질 하는 위선이 싫다는 내용이 나온다. 참 잘 들어맞는 가사이다. 아마도 이들은 배꼽을 드러내는 춤을 넋을 놓고 보다가 끝나고 손가락질을 시작했지 않았을까.

                         이  글에 공감하신다면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

잠깐 짬을 내어 책을 펼쳤다. 논문을 엮음 모음집이었는 데, 이런 저런 어렵고 중요한 내용이 많아 밑줄을 그어야 했다. 필기도구가 필요했다. 평소 연필을 자주 쓰던 터라 연필을 찾았다.


그런데 허걱..연필심이 부러져 있다..ㅡ.ㅡ;;


흔히 "샤파"라고 하는 연필깎이를 찾았다. 보이지가 않았다. 이런..ㅜ.ㅠ;;

연필꽂이를 보니 커터가 있다. 무심결에 집어들고 연필을 깎기 시작했다. 연필이 너무 작아 깎는 게 쉽지가 않다. 순간 어린 시절 기억이 오버랩 되며 스쳐 지나갔다.


나는 생선장사와 삯바느질을 하시던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할아버지께서는 월남에서 허리를 다치셔 거동이 불편하셨기에 할머님께서 돈벌이를 하셨었다. 그래서 나와 여동생의 교육은 할아버지의 몫이었다. 할아버지께서는 내가 고교 졸업을 할 때까지 아버지이자 어머니의 역할을 하셨었다.

다섯살에 시골에 내려간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였다. 할머님은 시장에서 3000원짜리 가방과 800원짜리 철제필통, 1200원짜리 연필 한다스(지우개 달린 것)을 사오셨었다. 학교에 처음 가던 날 할아버지께서는 연필을 손수 깎아 주셨었다. 정확히 다섯개를 깎아 주셨었다. 한시간에 하나씩 쓰고, 혹시 모르니 한두개는 여유분으로 두라는 거였다.

이 후로도 할아버지는 매일 밤마다 연필을 깎아 주셨다. 자기 전에 미리 미리 책가방과 준비물을 챙기라는 평소의 가르침을 주셨었고, 내가 모든 준비를 끝내면 최종적으로 할아버지께서 깎아 주신 연필을 필통에 넣어 확인을 해주셨다. 

하루는 내가 직접 연필을 깎아 보겠다 한적이 있다. 할아버지께서는 위험해서 안된다 하셨다. 허나 나는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검정색 학생용 칼을 들고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고사리 같던 손에 무슨 힘이 있어 연필을 제대로 깎겠나..당연히 삐뚤빼뚤했고, 할아버지께서 마무리를 해주셨다.(지금 생각해보면 손가락을 베이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사실 당시 친구들은 모두 "샤파"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끝이 뾰족한 연필을 사용했었다. 저학년 시절은 샤프의 사용이 금지되었었기에 뾰족한 연필심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샤파가 필요했다. 그래서 사실 나는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그러나 우리 집은 샤파를 살 여유까지는 되지 않았었다. 내가 아직도 당시 책가방과 필통, 연필 가격을 기억하는 건 우리 집의 수입에 비해 너무도 큰 지출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저 이런 것마저도 쓸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야 했다. (또 사실 감사했다. 두분이 얼마나 힘들게 우리 남매를 기르셨는 지 잘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할아버지는 돌아가셔 곁에 계시지 않는다. 살아생전 너무 고생만 하셔 내가 반드시 호강시켜드리리라 다짐했건만 내가 결혼하던 그 해 돌아가시고 말았다. 매일 밤 연필을 깎아 주시던 할아버지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보답하지 못한 것은 두고 두고 가슴의 한으로 남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사실 나는 작년 초까지 안산의 한 작은 교회에서 독거노인을 섬기는 일을 해왔다. 지금 잠시 사정이 있어 떠나 있지만 언젠가 반드시 돌아갈 곳이다. 그러나 몸뚱아리만 움직여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다.

그렇다. 다시 책을 잡는 일이다. 현장에서 경험한 것을 체계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또한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여의도를 감시하는 일이다. 저 양반들이 함부로 국민의 이름을 들먹이며 팔아먹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아니 어쩌면 이것도 너무 먼 얘기이겠다. 당장 모시고 있는 할머님부터 챙겨야겠다. 장인, 장모님께 전화라도 드려야 겠다. 아내와 좀 더 행복한 가정을 이뤄야겠다.

아하..오늘 저녁은 내가 해야하려나..   



,
BLOG main image
하늘바람몰이
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by 바람몰이

카테고리

큰 머리 제목 (1160)
[성교육] 학교 교육용 영상 (0)
[LIFE]이 남자의 인생 (193)
[LIFE]몸짱 프로젝트 (21)
[LIFE]여유와 지혜의 장 (63)
[LIFE]육아 이야기 (3)
[교육]자녀교육 한마당 (73)
[안전] 안전교육 (49)
[안전] 응급처치 (18)
[성교육]생생 강의현장 (37)
[성교육]성교육 이야기 (177)
[성교육]낯설게 바라보기 (79)
[문화]방송,영화,격투기 (102)
[문화]신바람 자동차 (78)
[문화]블로그 인생 (24)
[기독교]하늘바람몰이 (87)
[기독교]변해야 산다 (35)
[경제]주식투자종목분석 (23)
[시사]세상살이 (82)
리뷰 아르바이트 (7)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NM Media textcube get rss
바람몰이'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