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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4 아이의 안전을 왜 CCTV에 맡기는걸까?

 

몇 년 전 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에 정치권에서 내놓은 대표적인 대책 중 하나가 바로 CCTV 확충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며칠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학생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즉, CCTV는 아무 소용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친구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큰 실수를 해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CCTV에 의존하려 했던 것입니다. CCTV를 설치하면 그곳에서의 범죄량은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되지만 CCTV 사각지대에서는 오히려 늘어나게 되고, 이로써 전체적인 범죄량은 변화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아동 성폭력 문제가 이슈화될 때부터 우리 아이들의 안전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확충하고,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러 차례 강조하였습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의 생명이 지닌 기운을 회복시키고, 마음속에 뿌려있는 인간미의 씨앗을 틔우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은 본질적인 문제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기도 합니다.

아동 성범죄나 학교폭력 모두 홀로 방치된 아이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곤 합니다. 물론 학교폭력은 여러 아이들 사이에서도 발생하지만 대개의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자신이 깊이 신뢰하며 알릴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즉, 홀로 고립되어 있었다는 것이지요. 고립되어 있다는 것은 내 주위에 사람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닌 내가 인간적인 의지를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1차적 책임은 당연히 부모님에게 있습니다. 모든 인성교육과 아이의 케어는 가정에 1차적 책임이 있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 즉, 새벽까지 일을 해야 하고, 술을 마셔야 하는 그리고 근무시간에 제대로 앉을 수조차 없는 근로자가 태반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가정은 대화가 단절되고, 서로 피폐해져 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가정에만 모든 책임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지요.

2차적 책임은 담임교사에게 있을 것입니다. 담임교사는 아이들과 수시로 상담하며 심리적, 현실적 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요. 그러나 학교에서의 잡무와 담임 학생 수가 너무 많은 것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학교 선생님으로서도 정말 답답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저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기업의 가정친화 경영정책 도입이나 교과 과정의 분량 조절 혹은 수준 조절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가정친화 경영을 시행하는 기업에 일정 정도의 인센티브를 줍니다. 그런데 이것을 좀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가령, 업무평가를 할 때도 업무시간 이 후까지 일을 하는 사람보다 업무시간 내에 효율적인 처리를 한 후 가족과 시간을 보낸 사람에게 더 가산점을 주는 방식 등 다양한 가정친화 경영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가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직장생활 자체도 안정될 수 없기 때문에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교과과정의 난이도 조절을 통해 아이들의 학업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특별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항상 성적으로 아이들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1년에 한 두 번 특강으로 '인성'을 얘기합니다. 교육 자체도 너무 지루한 이 시간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공부의 개념을 바꿀 필요가 있지요. 왜 노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할까요? '노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고, 잘 노는 아이만이 학교공부도 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경기도 내 모 명문고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 성적을 올리고,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까를 고민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공부 못 하는 학생을 데려와 꿈을 키워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선생님들의 열정과 학교의 다양한 활동으로 표출되었고, 놀랍게도 이 학교는 개교 몇 년 만에 경기도 내 최상위 명문고가 되었습니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은 '복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이 홀로 방치되면서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은 길거리로 내몰린 혹은 스스로 뛰쳐나간 아이들이 22만 명을 넘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을 '문제아'나 '결손가정 아이들'로 보기 전에 그 눈빛 속에 꿈과 미래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아이들의 삶을 온전히 케어할 수 있도록 거미줄처럼 촘촘한 복지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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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샘물처럼, 상쾌한 숲 속 바람처럼,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며 세 딸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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