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생님도 훌륭하다. 그러나 성적과 공부는 학원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지난 약 10여년간 사교육에 종사하며 자주 들었던 말입니다. 성적에 직접적 영향이 있는 학습은 학원이 학교보다 노하우 또는 실력이 더 낫다는 거지요. 물론 그렇다고 학교 선생님들이 훌륭하지 않다고는 안 합니다. 그런데 공부는 학원이 좀 더 낫다는 것입니다.

학교는 빠질 수도 있는 데, 학원은 빠질 수 없다.

왜 한달에 두번 놀토를 만들었던가요. 학습에 지친 아이들을 쉬게 하고, 현장에서 살아 있는 학습을 할 수 있기 위함이었지요. 그러나 요즘은 이 시간에 주로 학원과 과외 보강을 하곤 하지요. 학교는 쉬더라도 학원 또는 과외는 절대 빠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학교에 슬리퍼 신고가는 건 되도, 학원은 안된다.

저희 학원 옆에 있는 모 학원은 학원생이 슬리퍼를 신고오는 등 생활규정을 어기면 체벌을 합니다. 그리고 3회 이상 어길 시 학원을 못다니게 합니다. 물론 이건 학원장님의 마인드에 따라 그럴 수 있습니다만 흥미로운 건, 이 학생들이 학교에는 슬리퍼를 신고간다는 것입니다. 즉, 학교는 괜찮은 데 학원은 안된다는 거지요.

제가 몇 가지 예를 들었습니다만 저는 이 일이 가능한 배후에 "학원 불안증" 또는 "학원 맹신증" 이 있다고 봅니다. 모든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는 데, 내 아이만 안 보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또 비싼 돈을 내고 보내는 학원이 더 나을 거란 막연한 믿음이란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난 10여년간 사교육에 종사해본 결과 이는 막연한 걱정 또는 기대일 뿐입니다.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첫째, 공부 잘 하는 애들은 학원 안 다녀도 잘 합니다. 제가 만난 몇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은 학원을 특별히 다니지 않습니다. 대신 습관이 참 좋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 잠시 쉬고, 바로 숙제를 합니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 잠시 후 구청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스스로 공부를 합니다. 그 후 스타 크래프트를 하거나 수영장을 갔지요. 이 친구는 학원을 안 다녔지만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둘째, 쪽집게 식으로 성적이 향상되는 것과 학습능력 향상은 별상관 없습니다. 학원은 주로 반복되는 문제풀이로 문제유형을 파악하고, 풀이법을 숙지시킵니다. 또한 강사의 요령있는 요점전달과 암기로 성적을 향상시킵니다. 이렇게 하면 그동안 게을렀던 친구의 경우 성적이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학습능력이 오르는 건 아니지요. 실제 대학에 진학해서도 과외를 받는다는 보도를 보면 쪽집게식의 한계는 명확해 집니다.

셋째, 뇌는 적당히 쉬어야 더 효율적으로 사용가능합니다. 여러분 혹시 학창시절 하루종일 공부만 하던 친구 있으십니까? 저는 몇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친구들이 성적이 오르긴 했는 데, 최상위권까지 가거나 하지는 못하더란 것입니다. 뇌는 적당히 쉬어주며 생리리듬을 유지해주는 게 중요하지 하루종일 운용하면 과부하가 걸리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학원 불안증 또는 학원 맹신증은 별의미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원가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보니 여러 기술과 기법이 나오기도 합니다. 실력있는 강사님도 많구요. 하지만 반대로 대학생 알바도 많지요. 또 학원이나 과외를 하는 모든 학생이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정말 공부를 잘 하려면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해주는 게 먼저입니다. 공부하는 목적이 있어야만 공부를 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왜 공부를 해야는지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아이들의 소중한 사춘기가 그저 짜증과 욕으로 점철될 뿐 이지요.

또한 공부는 습관이 좌우하는 것입니다. 정말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은 순간에 집중할 줄 압니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한번 맡은 과제는 성실하게 수행하는 성실성이 있습니다. 이건 타고나기도 하고, 훈련되기도 하는 데, 사교육을 받는다하여 모두 이렇게 변하지는 않지요. 진짜 중요한 것은 평소 집안이 어떤 분위기이고, 부모님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 입니다.

10억이면 가족도 버리겠다는 아이들이 허다합니다. 인성이 없는 교육이 한 몫을 한 결과입니다.

지금 독자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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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아이들의 삶이란 학원 위치에 따라 결정지어집니다. 학교에서 끝나면 학원 동선에 따라 하루의 삶이 돌아간다는 얘깁니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지요. 또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라는 게 정해진 프로그램에 그대로 따르고, 외워서 잘 찍으면 되는 내용이 대부분이지요.


그러니 시간을 주고 마음껏 놀으라 해도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해 노는 걸 더 편해합니다. 자연을 벗삼기 보다 노래방과 PC 방을 더 좋아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는 회색빛 도로 색깔과 학원의 밝은 조명 빛, 정해진 프로그램에 맞추는 의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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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주전 저는 말 그대로 순수하게 도심에서만 자란 도련님, 공주님(?)들과 함께 수련회를 갔습니다. 1박 2일처럼 직접 밥도 해먹고, 물고기를 잡아 구워먹으며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함께 목욕탕에 가서 때도 밀려 하였습니다. 학원과 학교에 지친 아이들이라 시골로 가는 길이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날부터 아이들이 뭔가 반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 한마디만한 날벌레 한마리가 숙소에 들어왔던 거지요. 중3, 고1짜리 덩치들도 벌레가 무서워 도망다니기 바쁩니다. 의자 위로 올라가고 무서워서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처음에는 도심에서 주로 자란 아이들이라 그럴 수도 있겠거니 싶었습니다.

허나 다음 날 물놀이 시간이 되자 아이들의 본색(?)이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물에 들어가야 하는 데, 개구리가 한마리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벌벌 떠는 겁니다. 개구리가 헤엄치며 뛰어 올라 오니 또 소리를 치며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가만보니 한두명이 아닙니다. 겨우 개구리를 치워주니 물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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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들어갔더니 집중력이 정확히 1시간 나옵니다. 1시간 물놀이 하고 나니 더이상 어떻게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1시간짜리 프로그램에 익숙해지고, 자연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운을 발산하는 경험이 없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에서 나온 아이들과 이것저것 간식을 먹고 (물고기는 당연히 거의 못잡고, 잡아도 피래미라 먹지는 못했습니다) 나니 2시간이 조금 지났습니다. 아이들이 둑에서 축구를 하며 놀겠다기에 멀쩡하고, 시원한 물을 뒤로 한채 축구를 시킵니다. 약 3명정도 물에 남아 물고기를 잡으며 놀기는 합니다만 별로 신통치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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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쯤 더 지나자 모두 피로에 지쳐있습니다. 얼마나 평소에 운동을 안하는 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그냥 그렇게 모두 목욕탕에 가서 한방탕 때 한번 밀고 한숨 자다 숙소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개구리가 무서워 물에 못들어가고, 정해진 프로그램이 없어 어떻게 놀아야할지 모르며, 체력이 딸려 놀지 못하는 우리 도심 아이들..

이런 식으로 성장하여 명문대에 가고 직장에 간다 해도 우리 아이들이 만드는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요..이렇게 회색빛 영혼으로 살아가는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공부란 전인격을 다뤄야 하는 것입니다. 책만 붙잡고 뇌 훈련만 시켜서는 전인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나를 알고, 자연을 알고, 세상을 알아가야 하는 게 진정 공부입니다. 물론 학교 교과공부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절대화 시켜서는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올해 여름 막바지 휴가철 입니다. 가족 휴가를 가도 함께 자연을 벗삼을 수 있는, 풀벌레가 있는 깨끗한 자연이 있어 우리가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흙 냄새와 똥냄새를 맡을 수 있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부모님께서도 동심을 추억할 수 있고,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도 한바탕 예쁜 색칠이 이뤄질 수 있는 1석 2조의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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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말고사도 얼마 남지 않았지요. 이에 각 학원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나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야간 자율학습을 시작할 것입니다. 대개 학원은 밤12시에서 새벽1시까지 자율학습을 운영합니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엄격한 통제하에-모두 아시다시피 학원의 규율은 학교보다 더욱 엄격합니다- 주말 또한 학원에 가서 공부하지요. 부모님께서는 늦은 시간 귀가하는 자녀들을 위해 학원으로 찾아오시기도 하고 영양 만점 간식을 챙겨주시기도 하지요. 참으로 선생님이나 학생, 부모님 모두 고생이 많습니다. 수고한 분들 모두 그 결과야 어찌 되었건 칭찬 받아 마땅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렇게 수고하고 노력하는 것까지는 좋은 데 그 만한 결과는 얻으셨냐 말이지요. 새벽1시까지 공부해서 그만큼 좋은 시험결과가 나왔는지..부모님들께서 그렇게 신경쓰시는 것 만큼 결과가 나오셨는지..

이 글을 쓰는 저는 다년간 학원강사 및 교무주임을 하고 두산동아에서 표창장도 받았던 사람입니다. 제 오랜 경험을 비추어보건 데 아마도 이런 밤늦은 자율학습에서 효과를 본 학생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일단 자율학습을 열심히 안합니다. 대부분 하는 척 하면서 놀지요.

둘째, 너무 피곤합니다. 너무 늦게 까지 깨어 학원에 있다보니 잠이 부족해지고, 몸이 쉽게 지칩니다.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지고, 암기했던 것 조차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끝으로 모든 아이들을 공부에만 몰아 넣어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공부를 하려 하는 학생은 언제나 소수입니다. 따라서 나머지 학생들은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게 되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겁니다.

그럼 왜 학원가의 심야 자율학습은 계속 되는 걸까요. 심지어 학교에서는 자율학습을 없애가거나 줄여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아마도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학원의 입장이 있습니다. 학원입장에서는 부모님께 무언가 보여주는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엄하고, 강하며 집중적으로 학습시킨다는 거지요. 그래야 "장사"가 되니 말이지요. 그중 1명 또는 소수의 그룹이 성과가 나오면 그걸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거지요.

둘째, 부모님은 아무리 내 자식이 공부를 안하거나 흥미가 없어도 일단 보내야 안심이 되는 겁니다. 그래도 학원에 보내놓으면 좀 낫지 않겠냐는 것이지요.

끝으로 학생 자체도 자기 혼자서는 절대 안하니 학원에 가면 억지로라도 할 것 같은 막연한 믿음이 있는 것이지요. 그랫서 심야 자율학습이 계속 되는 거지요.


저는 기말고사를 앞 둔 부모님과 학생들께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원에서 아예 자율학습을 안 할 수는 없지요. 또 학원을 끊기도 좀 그러실 겁니다. 그러니 이번 시험부터는 이런 방식을 고려해 실천해 보십시오.

첫째, 자율학습은 10시까지만 참여하세요. 그 뒤는 집에 귀가하여 여유를 갖고 스스로 정리해보세요. 아니면 그냥 스트레칭만 하고 주무셔도 됩니다. 대신 10시까지 하는 자율학습은 최선을 다해 집중적으로 해보세요.

둘째, 자율학습 때 할 과목 공부를 구체적으로 정해놓으세요. 오늘은 무슨 무슨 과목을 하겠다 말이지요. 중요과목은 하루 2개까지만 고르시고 나머지 1개는  예체능을 고르세요. 그래서 시험 1주일 전까지는 전 과목을 한번씩 훑어 보며 정리하셔야 합니다.

셋째, 시험기간에는 절대 도서관에 가지 마세요. 도서관은 많은 학생들이 단기간에 몰려 매우 북적거립니다. 그래서 주위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친구를 만나 나도 모르게 몇 시간씩 놀고 오거나 잠만 자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끝으로 공부는 혼자서만 하세요. 절대 친구들과 함께 하지 마세요. 우리네 조상님들은 학문을 하려면 고양이의 마음을 가지라 하였습니다. 홀로 다니며 주체적으로 하라는 거지요. 만약 모르는 문제가 생긴다면 체크해두고 다음 날 상위권 학생에게 따로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지요. 학원과 선생님, 친구에게 너무 의지하면 결국 내 숨은능력을 발휘해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와 학원 선생님께서 지도해주실 때 집중력있게 매우 열심히 공부하시고 그 나머지는 스스로 하시길 바랍니다.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하기는 어렵습니다. 선생니들께 분명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나머지는 혼자 해야 한다는 거지요. 실제 쪽집게 고액 과외를 받은 학생이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에 진학했지만 혼자서 공부할 때의 성적은 오히려 떨어지거나 심지어 대학교에서도 과외를 받는다 하지 않습니까. 친구와도 시험기간 만큼은 거리를 두시구요. (가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잘 하는 학생도 있긴 합니다만 스스로 한번 돌아보세요.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나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했나 말이지요.)

사람의 몸은 새벽 1시가 넘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또한 기억력은 잠자기 전에 한번 보고 다음 날 아침에 한번 더볼때 더 효과적으로 상승합니다. 그러니 굳이 학원에서 밤12시 새벽 1시까지 남으실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내가 스스로 내 공부일정을 짜서 효과적으로 해내는 것이지요. 바로 그러할 때 비로소 기말고사 준비 다운 준비를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모두 이번 기말고사 대박 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화이팅!!  임정혁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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