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번에는 고대 의대생 중 한명이 피해자에 대해서 악의적인 설문조사를 했다하여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기사참조 :
고대 성추행 의대생 피해자에 2차 피해). 저는 이 기사를 접하며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기본상식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요즘 우리는 1차 가해에 대한 인식은 점차 확산되고 있으나 여전히 2차 가해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음을 보게 됩니다. 이에 오늘 저는 1차적인 성폭력 가해 이 후 진행되는 2차 가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시에 우리가 갖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통념의 문제점을 밝혀보고자 합니다.

1.피해자가 이기적이면 성추행을 해도되나?

성폭력 가해자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피해자에게도 범죄의 책임을 돌린다는 점입니다. 즉, 나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 피해자도 일정정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고, 본인은 어쩔 수 없이 또는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항변을 한다는 것입니다.피해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욕정이 일어 어쩔 수 없이 성폭력을 가했다 하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번 고대 의대생 성추행 가해자 역시 같은 말을 하고 있지요. 설문내용을 보면 '피해자는 평소 사생활이 문란했다 아니다' '피해자는 평소 이기적이다 아니다' '피해자는 사이코패스다 아니다' 라는 문항이 있었습니다. 문항내용이 피해자의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었고, 따라서 나는 어쩔 수 없는 측면 또는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의도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전형적인 성폭력 가해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가해자들의 생각은 문제가 있습니다. 단순논리로 따져봐도 한 사람의 행실이 이기적이거나 문란하다 판단하는 기준자체가 존재하지 않지요. 게다가 피해자가 이기적이거나 문란하다하여 성추행 또는 성폭행을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세상에 성추행 또는 성폭행을 당해도 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매우 자의적인 아전인수격 해석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피해자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었는 데, 이 때 가해자들이 순간적인 욕정이 일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주장하여 더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무려 23차례나 카메라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자들의 이런 변명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비단 저만의 문제일까요.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해마다 발행되는 조사에 따르면 실제 성폭력이 일어나는 것은 아는 사람에 의한 경우가 최소 70%이상이며, 매우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이다.)

2.1차 가해만큼 무서운 2차 가해

'2차 가해'란 무엇일까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비롯한 여성인권단체에서 ‘성폭력 피해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신체적·정신적 후유증 이외에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에 의해 피해 생존자가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피해생존자 스스로 심리적인 고통을 겪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좀 더 이해가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피해자의 행동이나 옷차림을 문제 삼아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 성폭력 사건을 신고ㆍ고소했을 때 조사과정에서 성경험 등을 질문함으로써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것 등을 대표적인 2차 가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나라 현행법에서는 2차 가해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나 처벌규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이에 대한 인식자체가 전무한 실정이지요. 하지만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지기도 하는 등 최근 이에 대한 경각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물론 여전히 매우 부족).

이같은 추세는 2차 가해에 의한 피해자의 피해호소가 1차 가해 못지 않다는 데 기인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조두순 사건(이른바 나영이 사건)'을 통해 2차 가해의 무서움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요. 당시 피해아동은 가해자는 물론 검찰, 심지어 재판정에서조차 끊임없이 사건을 재진술해야하는 등 2차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그 때마다 참혹했던 범죄현장을 되새김질 했어야만 했지요. (직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성희롱의 경우 피해자의 문제제기 후 피해자가 오히려 회사내 왕따가 되거나 대기발령이 나는 등의 2차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3.가해자가 떵떵대는 이상한 사회

끝으로 이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피해자는 아무말 못하고, 세상에서 사라지는 데 반해 가해자는 매우 떵떵거리며 자기 할말을 다 한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가해자들은 고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피해자의 초상권 침해에 대한 처벌만 받게 다는 등의 글을 게시하였고, 이번에도 피해자를 두번 울리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피해학생은 숨어지내야만 합니다.

참으로 이상한 모습이지요. 분명 죄를 지은 사람이 있는 데, 아무 죄가 없는 사람이 더 죄인처럼 살아야 하는 모습이 말입니다. 물론 성폭력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리며 사건순간의 아픈 기억을 되뇌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 역시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사실 때문에 고립되거나 불이익을 받게 하면 안 될 것입니다.


정리하며

저는 오늘 성폭력 2차 가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피해자의 행실 등을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일반적인 통념과 2차 가해의 문제점, 성폭력 가해자의 일반적 특징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문득 예전에 모 개그맨이 '그건 나를 두번 죽이는 거예요' 라고 얘기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물론 이는 개그이기때문에 쉽게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성폭력 2차 가해는 전혀 다릅니다. 정말 피해자를 두번 죽이는 일이 되고, 실제 얼마전에는 성폭력 피해자가 재판도중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성폭력 2차 가해는 무서운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통해서 성폭력 2차 가해에 대한 인지가 증대되기를 기원하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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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이슈가 되었던 아동 성폭력 문제의 연재를 일단락 짓고, 이제부터는 음란물에 관한 글을 쓰고자 합니다. 저는 앞으로 수회에 걸쳐 진행될 본 시리즈를 통해 음란물의 모든 것을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작게나마 독자님께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야동'을 많이 봅니다. 그렇지만 '야동중독' 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직업의 특성상 연구를 위한 소재로 활용하고, 분명한 분별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이러다 나도 중독이 되는 건 아닐까'하고 걱정을 한 적도 있습니다. 야동은 그만큼 너무 강력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인 저조차도 이런 데 하물며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청소년의 성지식 습득처, 음란물!


제가 앞선 글에서 남학생의 64.6%가량이 음란물이 성지식 습득에 도움이 된다 생각한다는 결과를 말씀드렸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정확한 성지식이 아니라 하였고요. 잠깐 옆의 그림자료를 볼까요.

이것은 대구YWCA에서 조사한 것을 모 언론에서 정리한 자료인데요. 그림을 보면 청소년들의 음란물 접촉 매체는 인터넷이 가장 많았습니다.

허나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성지식의 습득경로인데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게 바로 친구이고, 인터넷이 3위였습니다. 그러니까 친구들도 인터넷 음란물로 왜곡된 성지식을 습득하고, 이걸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음란물 중독, 잘못된 강간통념을 받아들이게 한다

음란물의 사전적 정의는 음탕하고, 난잡한 내용을 담은 책이나 그림, 영화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 나와 있습니다. (이 글에서 그 기준까지 다룰 수는 없으나 아무튼) 건전한 이성관계 즉, 배려와 관심, 사랑 등이 있는 것은 아니란 얘기입니다. 구매자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려다보니 각 종 상황설정과 변태적 행위들이 난무하는 게 바로 야동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음란물에 중독되면 이 모든 상황과 행위가 당연한 것 또는 정상으로 인식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음란물 접촉을 많이 할 수록 피해자가 강간을 즐긴다며 자신이 폭행을 아닌 성관계를 가졌다는 등의 강간통념의 수용도가 높습니다(한국청소년상담원 발간자료). 이러한 성태도의 왜곡이 청소년 범죄의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성지식으로 음란물 중독, 청소년 성범죄 예방할 수 있다

음란물에 중독된 경우 치료를 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청소년이 음란물에 중독된 것은 아니지요. 대부분의 학생은 치료까지 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 학생들에게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실제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여기서 피실험자들은 에로틱한 성폭력이 포함된 소설을읽었습니다. 그리고 실험자가 그 내용에 대해 충분히 수정설명을 했지요. 그랬더니 설명이 있던 그룹은 "여성이 강간을 즐긴다"는 강간통념을 훨씬 덜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지식을 갖을 수 있도록 교육하면 분명 변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성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성교육은 음란물 중독에 의한 성태도 왜곡 극복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음란물 접촉시간을 최대한 줄이면서 부모님 먼저 공부 또는 교육을 받으시고, 자녀와 진지한 대화를 나눠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강사님 또는 보건 선생님께 보다 안정적으로 교육시간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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