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남아서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한 의지를 갖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어색하지만 '용기'를 내어 나서는 것입니다.

아내를 위해서 도와주는 것도 아닙니다. 아내의 가사노동을 존중하고, 서로의 땀방울로 이 가정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서 '힘'을 내는 것입니다.

잘 못 하겠으면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고, 더 잘 하고 싶으면 배우면 됩니다. 남편 탓을 할것도 아내 탓을 할 것도 없이 서로 하나하나 연습하며 '합'을 맞춰가면 됩니다.

집에 돌아온 사회생활을 하는 배우자를 따뜻하게 맞이하며 숨돌릴 틈을 주고, 일과 중 있었던 일, 부탁할 일을 얘기하셔요. 집에 왔는데, 아무반응 없이 스마트폰을 붙들고 누워있는 배우자를 보면 참 섭섭합니다. 집에 오자마자 말이 쏟아져 나오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숨을 돌린 배우자는 아이와 목욕을 하세요. 어차피 씻어야하고, 아이와 시간을 보낼 것이라면 목욕만큼 좋은 시간이 없습니다. 단순히 때만 밀지 말고, 아이와 얘기하며 씻다보면 시간도 잘 가고, 자녀와의 공감형성으로 관계성도 좋아집니다.

자기 전엔 꼭 부부가 함께 차한잔을 하거나 빨래정리를 하며 서로를 '지지'해주세요. 힘들다고 혼자 누워버리거나 방에 들어가면 둘다 힘이 빠지며 서로를 '야속'해하게 됩니다.

한번 웃으며 오늘 하루도 직장에서, 가정에서 수고했다고..하루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얘기해봐요. 그냥 흘러가듯 표현없이 살다보면 서로에게 그냥 그런 존재가 될 뿐 입니다. 사랑은 애교로, 정중함으로, 진심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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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미역국에 떡갈비였습니다. 미역국은 아내가 어제 끓여준 것이고, 떡갈비는 오늘 제가 했습니다. 고기를 다진 것까지는 아니구요. 좋은 재료를 구해서 맛나게 굽는 것 정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설거지까지 완료!

그런데 설거지를 하는 데 문득 참 재미난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남편들이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하고도 욕을 먹는 이유가 생각났던 것입니다.

참 그렇지요. 오랜만에 큰 맘 먹고(?) 요리며 설거지까지 완벽하게 한 것 같은 데, 꼭 나중에 보면 말이 나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


1.꼭 티를 낸다

가만보면 집안일을 자주 안하는 남편일 수록 티를 냅니다. 뭐 내가 맘만 먹으면 잘 하는 데 한번 해줘버릇하면 고마운 줄을 모른다나 어쩐다나...또는 원래 고수는 함부로 나서는 게 아니라나...ㅋ

사실 저도 여기서 그리 자유롭진 않은데요 ^^;; 살림을 그렇게 하면서도 아직도 이런 맘이 듭니다. 아무래도 저 역시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건데, 내가 특별히 수고를 하고 있다...는 식의 사고에 빠져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ㅠ.ㅜ;;

만화 "짱"의 한장면을 수정, 편집.



2.뒷정리가 깔끔하지 못하다

이게 참 문제입니다. 일단 일을 벌려놓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뒷 정리까지 했다는 모습을 보면 시원치가 않습니다. 그러니 꼭 아내들이 다시 뒷정리를 싹~다시 하게 되지요. 말하자면 일을 두번 하게 한다는 얘기입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군대서는 그렇게 각을 잡던 사람도 살림만 하면 그런 것 같습니다. 평소에 손이 익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012


3.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맞벌이 가정조차 가사분담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언뜻 잘 이해가 안되지요? 예, 그렇습니다. 실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해보면 대부분의 부부가 당연한 얘기를 한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지요. 서울여성가족재단의 보고서를 보면 아내의 경우 남편보다 직장과 집안에서의 노동시간을 합한 결과 최소 1시간 38분 이상 많은 것으로 나오더군요. 즉, 여전히 가사는 여성의 영역이란 생각이 지배적이고, 남편의 가사분담에 지속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4.꼭 하라는 것만 한다

설거지를 해달라하면 정말 설거지만 합니다. 설거지를 하면 자연스레 씽크대도 닦고, 가스렌지 등에 묻은 오물도 함께 처리해줘야 하는 데, 정말 설거지만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우스갯소리 하나 할까요? 제 아내가 들려준 얘기인데요. 어느 가정에서 부인이 남편에게 애를 좀 봐달라 했다 합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자신 있게 알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막 울더랍니다. 알고보니 정말 아기를 보고만 있더란 것이죠 ^^;;


                         영화 <아더와 미니모이>를 보면 수백살 먹은 "어른 아이"가 많이도 나온다.

정리하며

평소에 어떻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확실히 평소에 잘 안하다 하려면 손에 익숙치가 않지요. 그러니 뭔가 허술해 보이게 됩니다. 어차피 서로 맞벌이 하느라 똑같이 힘든 요즘입니다. 서로 가사를 함께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겠지요.

다만 바람이 하나 있다면, 아내분들께서도 남편의 허술함을 이해해주시면 합니다. 우리는 참 이런 데 익숙치 않은 문화에서 성장했습니다. 어수룩한게 당연하다는 거지요. 하나씩 하나씩 나아지고, 변해가는 것이니 기왕이면 좋은 말로 격려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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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글 :
어느 전업 주부 남편의 백일기록-1,   어느 전업주부 남편의 백일기록(가정경제편)
어느 전업주부 남편의 백일기록(육아 편),   어느 전업주부 남편의 백일기록(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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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드는 것만큼 어려운게 또 있을까. 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 얘기다. 하지만 누구나 살다보면 철이 들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한두번쯤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 중 가장 큰 계기가 있다면 바로 출산과 육아의 긴 과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 출산과 육아는 사실 내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스스로의 과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성장을 한다는 건 언제나 성장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몸이 자라도 통증이 있는 거고, 아픔을 겪으며 마음이 자라기도 한다. 당연히 출산과 육아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참 아쉽게도 우리는 기쁨의 순간만을 떠올리곤 한다. 임신을 하면서 새생명이 들어옴은 분명 신비하고, 놀라운 과정이지만 그 후의 과정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있지 아니하면 오히려 내 자신을 잃고, 짜증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1.늘어가는 짜증

아이가 가장 예쁠 때가 언제일까.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잠잘 때" 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 잠잘때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 필자는 '아이 예뻐라~이 귀염둥이!! 라면서 뽀뽀를 해주곤 한다.

그런데!!! 

좋은 건 여기까지.


이 녀석이 다시 눈을 뜨고 말을 이기기 시작하면 상황은 180도 변해버린다. 악을 쓰기 시작하면 이건 정말...또 한번 놀아달라 들러붙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ㅡ.ㅡ;; 찰거머리 저리 가라이다.

최근 건희는 손이 다친 일이 있다(관련글 : 10분의 방심, 딸아이 손가락을....). 그래서 나와 2주 정도 함께 집에서 요양을 취했다. 아이와 2주 동안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그것도 "미운 네살" 접어든 녀석과 함께라면!!
...
....
......

2주란 시간은 사람을 2년 이상 더 늙게 만드는 것 같은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2.늘어나는 회의

사람이 삶의 목표와 꿈을 잃는 다는 것만큼 무서운 일이 없다. 점점 커져가는 목소리만큼 꿈과 열정도 커지면 좋은 데, 이건 그 반대이다.  

아~한 땐 나도 꿈많고, 열정적이던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아~~~옛날이여!!! ㅠ.ㅠ


육아를 100% 전담하다보니 자기회의가 늘어남을 볼 수 있었다. 앞서 잠시 언급했듯 나는 신학공부를 하며 지금까지 수도해왔다. 그러나 아이 앞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흥분하는 걸보며 수없는 자기회의에 빠지고 말았다. 또 아이에게 치여 살다보니 내 젊은 시절 꿈은 이미 사라지고,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쓰며 날카로워지는 신경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박지윤의 <하늘색 꿈>이 듣고 싶어지는...으흑....ㅠ.ㅜ


3.늘어나는 교육비와 자존심

우리는 저소득층으로써 정부에서 100% 보육료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교육비가 안 들어갈까. 이건 순진한 발상이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지출되는 교육비가 상당하다. 만약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갔고, 그것도 형제(또는 자매)를 함께 보냈다면 이건 정말 엄청나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맞출수가 없는 금액이 나간다. 윽..허리가...ㅠ.ㅜ

그런데 또 참 재밌는 게 내 아이가 좀 쳐저 있는 건 보기 싫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으로 해주고 싶어진다. 또 친구에게 맞기라도 하면 기분이 굉장히 나쁘다. 차라리 치료비를 물어주는 한이 있어도 안 맞고 다녔으면 하는 맘이 생기고 만다. 특히, 나는 무도 수련을 20여년 정도 한 사람으로써 아이가 덩치 큰 친구에게 위축되어 꼼짝못하는 걸 보면 ..... 

내 눈은 순간 이글아이가 된다~

으~~~이글 아이!!!


그러니 참으로 재밌지 않은가. 가장 좋은 걸 주는게 가장 좋은 교육 효과를 담보하는 게 아님에도  내 자식이 연루된 문제이 있어서는 그러지 않아도 될만큼 감정적이게 되니 말이다.


4.기타

육아에 좀 더 신경쓰다보니 참 이런 저런 전화를 많이 하게 된다. 동사무소를 찾는 횟수도 늘어난다. 육아 관련 사이트도 엄청나게 들락거리고, 대학시절 교육학 공부를 하며 읽던 책도 다시 보게 된다. 안 그런 척하면서 옆집 아줌마는 애한테 뭘 입히고, 뭘 시키는지 관심 갖게 되고..ㅠ.ㅜ;;;


정리하며

자기만족이다. 결국 아이에게 무엇이든 최고의 것으로 최고만 해주고 싶은 결국 자기만족이란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에게 고가의 영어 유치원을 보내고, 굳이 조기교육을 하지 않아도 결국 공부할 놈은 공부하고, 공부안할 놈은 공부 안하는 게 이치이다. 그러니 결국 자기만족이란 생각이 든다.

또 자기감정이다. 자기 감정을 못 이기니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고, 내 자신이 흥분하게 된다. 사실 이렇게 흥분하며 아이를 다그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아이는 자연스레 세상 사는 법을 깨우치는 법이다. 윽...이런 말을 하니 또 다시 부끄러워진다. 오늘 아침 나는 또 다시 건희에게 밥 먹고 가라 다그치고 말았었다...으흐흐흐흐흑....ㅠ.ㅜ;;

음음, 아무튼..

결국 육아의 긴 과정은 내 자신의 성장과정이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이는 부모님의 모습을 자신의 모델로 삼고, 무의식에 모두 저장하는 만큼 내 자신이 성장하고, 학습하는 삶이 되지 않는 이상 아이들은 성장할 수 없다.



P.S : 내일은 연재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 백여일간 전업주부로써 살며 느꼈던 것을 최종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내일도 업데이트 시각은 10-11시 사이입니다. 또 방문자가 200만명을 넘겼습니다. 많은 사랑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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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업주부 남편이다. 한 때 잘나가는 시절도 있었고, 아직도 여기저기서 인정 받지만 약 100 여일동안 전업주부로 살게 되었다. 구직시도를 안 한건 아니지만 아직 때가 아니고, 인연인 곳이 없는지(구직조건이 워낙 까다롭기도..^.^;;) 좋은 곳을 만나지 못했다. 아무튼 오늘은 필자의 일과를 기록하며 지난 일백여일 동안의 전업주부 생활을 정리하는 첫 페이지를 열어볼까 한다.


1.오전 7시 기상

가족 중 가장 늦게 자는 건 바로 나이다. 그러나 가족 중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것 역시 나이다.  아내와 딸아이 경우 7시 30분쯤 일어나도 상관없지만 나는 반드시 7시에 기상해야만 한다. 아침밥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약 30분간의 노력을 통해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많은 절약을 할 수 있기에 꼭 하게 된 일과이다. 늦잠이란 주부에게 통용될 수 없는 일이다.


2.오전 7시 30분-8시 30분

아내와 딸아이를 깨우고, 식사를 시킨다. 현재 아내는 둘째 임신 중이라 좀 더 자라는 나름의 배려로 7시 30분 기상을 얘기하고 있다. 딸아이와 아내의 세면이 끝나고, 식사를 마치면 대략 8시 30-40분. 아침 출근을 위해 빈 그릇만 대충 정리하고 문을 나선다.


3.오전 8시 40분-9시

아내와 딸아이의 출근(?)시각이다. 딸아이는 어린이집으로 가고, 아내는 직장을 향한다. 현재 새로 이사온 곳에 버스가 없어 내가 출퇴근 시켜줘야만 하는 상황이다. 택시를 타고 가자면 워낙 돈이 많이 들어 벌써 한참을 이렇게 하고 있다.


4.오전 9시-10시

집에 돌아오니 상황이 엉망이다. 일단 상을 깨끗하게 치우고 설거지를 해야한다. 휴~딸아이는 그 짧은시간에 을 어지럽혔다. 이것도 치워야 한다. 오 마이 갓! 벌써 한시간이 지나갔다.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린 후 커피한잔을 끓여본다.


5.오전 10시-11시

커피한잔을 하며 TV를 켜보니 이런 저런 토크쇼도 있고, 케이블 방송에 육아 등 강연도 많다. 커피를 마시고, 과일 한점 주워먹으며 보고 있는데...어라...갑자기 눈을 뜨는 상황이 발생한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고 만것!! 으....내 뱃살...ㅠ.ㅜ;;


6.오전 11시-오후 1시

이제 다시 일어나야 한다. 나는 밥먹고 잠만 자는 잠탱이가 아니다! 집안을 싹 쓸고, 닦으며 땀을 낸다. 청소를 하니 벌써 점심시간. 가볍게 찌개 등을 밥을 말아 한그릇 후다닥 해치운다. 이야~시간 참 잘 간다~~


7.오후 1시-3시

집안과 관련된 밀린 일을 처리할 시간이다. 가끔 4시까지 소요될 때도 있다. 이런 저런 일이 왜 이리도 계속 생기는지...정말 집안 일은 끝이 없다.


8.오후 4-6시

귀가 후 잠시 숨을 돌린다. 이 때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 관리를 해준다. 가끔은 피곤해서 이것도 못할 때가 있다. 한달 평균 2-30만명의 방문자를 자랑하던 이 블로그를 보라. 현재 겨우 몇 백명 수준이니 그동안 얼마나 관리를 못해왔나 알 수 있다 ㅠ.ㅜ;;;

블로그 관리가 끝나면 이젠 저녁 준비이다. 사실 저녁 준비를 하다보면 인터넷 시간이 매우 줄어든다. 하루 종일 고생한 아내와 딸아이에게 비싸진 않아도 영양만점 식사를 제공해야한다는!!! 강한 의지가 발동되기 때문이다.


9.저녁 6시 20분

아내의 퇴근을 위해 차를 몰고 나간다. 으하하하~그러나 아내의 얼굴은 피로가 가득하다. 음...딸아이는 에너지가 언제나 넘친다. 아빠를 부르며 안기곤 한다.


10.저녁 7시 ~ 9시

식사를 하고 나니 아내가 설거지를 해준다. 오전에 널어두었던 빨래도 같이 정리한다. 가볍게 과일을 먹으며 뉴스를 보기도 하고, 하루 일과를 정리해본다. 아~~오늘도 이렇게 저물어 가는 구나~~~


11. 밤 10시 이 후

아내는 드라마를 보기도 전에 잠이 든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하는 일의 특성상 드라마를 공부삼아 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왠지 하루의 마무리가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생겼기 때문이다 ㅠ.ㅜ;;  월화는 <선덕여왕>을 봐준다. 수목은 <태삼>을 봐준다. 금에는 뭐 그냥 딱히 볼게 없다(소비자 고발 정도..) 주말은 <천추태후> 이다 (--)V

 
전업주부 남편으로 백여일을 살며 알게 된 두가지

아~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실제 나는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눈 깜빡 하니 또 시간이 흐른 것이다. 이렇게 백일이 지나고 나니 늘어난 건 뱃살과 잔소리요 줄어든 건 냉철한 이성과 자기관리 시간이었다. 팔뚝은 점점 굵어지고,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입던 바지에 숨이 막혀가기 시작했다 으~~~ㅠ.,ㅜ;;;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다루는 일에 종사하는 나로써는 참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이유는 두가지이다. 먼저, 이렇게 살다보니 스스로 자기회의와 부정에 빠지게 되고, 점점 나를 잃어가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주부 우울증 비슷한 걸 보게 된 것이다. 살림 자체가 나쁘거나 의미 없어서가 아니다. 말 그대로 나 자신을 잃어가는 듯하고,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땅의 주부들이 왜 가십거리를 찾으며 수다를 찾게되고, 남편과의 거리가 생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주부의 노동가치가 얼마나 큰지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건 자취생활과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필자 역시 6년간의 자취를 통해 수많은 살림 노하우를 터득한 인재(?) 였지만 본격적인 집안살림을 하는 데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했다. 필자가 그 동안 일하며 받은 급여 등과 비교할 때 집안일은 최소 연봉 2천 이상의 가치가 있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남편이 반드시 가사를 분담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리하며

전업주부 남편으로 살다보니 동네 사람들의 신기한 듯한 시선도 받게 되고 참 재미난 일이 많다. 그러나 역시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 지 모르는 나를 잃어가는 시간 역시 존재함을 느꼈다. 평소 가사의 40% 이상을 분담한다 자부하던 나였지만 100% 전담을 해보니 가사 분담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느낄 수도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1편을 정리한다. 내일은 가정경제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누도록 하겠다. 내일의 업데이트 예정 시각은 오전 10시 -11시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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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 아기가 태어나는 일만큼 기쁜 일이 또 있을까요. 저 역시 처음 딸아이를 받아안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이 녀석이 자라면서 우리 부부와 이 가정에 주는 웃음은 그 동안 있었던 수많은 맘고생과 비교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린 아이가 자랄 수록, 특히 말이 트이기 시작할 때, 점점 처음과는 다른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자아가 성장할 수록 부모의 말을 이기고, 특히, 약 3-4세 아이의 경우는 주변을 고려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되지요. 이른바 "미운 네살" 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때, 우리가 하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아이 밥 먹이기' 입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 섭취가 중요함은 익히 알고 있고, 또 밥상을 두번 차릴 수도 없는 일이고..그러나 이 녀석들은 제 때 밥을 먹으려 하지 않고..이거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 여기서 먼저 왜 아이들이 밥을 잘 안 먹곤 하는 지 그 이유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가장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환경 문제입니다. 식사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지요. 가령 TV를 틀어놓거나 이리 저리 어른들이 돌아다닌다는 것 등이 모두 해당됩니다. 밥 먹을 때는 '모두 자리에 앉아 지금 꼭 밥을 먹어야 한다..' 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해주셔야 합니다.

둘째, 군것질이 있으면 또 그럽니다.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겁니다. '밥을 적게 먹었으니 이거라도 먹어라..' 라며 다른 간식거리를 준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우유를 준다던다 과일을 주는 것 처럼 말입니다.  배가 고프면 알아서 밥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입에 단맛이 남아 있고, 조금이라도 배를 채워가고 있다면 절대 밥을 찾지 않습니다. 아이 한끼 정도 거른다 하여 큰 병에 걸리는 거 아닙니다.

끝으로 엄마가 지쳐 있어도 그렇습니다. 밥 먹을 때 엄마가 지쳐서 아이에게 집중을 온전히 못하는 거지요. 이럴 때는 결국 남편분과의 대화를 통해 아내의 입장에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자, 그럼 이제 아이들이 밥을 먹긴 하는 데, 매우 힘들게 먹는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하며 부모님의 대응 방안을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밥을 먹긴 하는 데 조금만 먹는 아이
밥을 조금 먹는 건 나쁜 일이 아니지요? 그렇습니다. 부모님의 마음처럼 많이 시원시원하게 잘 먹어주면 좋긴 하겠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나쁜 건 아닙니다. 아이가 어디 아파서 밥을 안 먹는 게 아니라면 굳이 이걸 강요하지 않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밥에 대한 강요는 곧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이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는 아이의 활동량을 늘려서 식욕을 돋구는 방법이 좋겠습니다.

2.놀면서 밥을 먹는 아이
사실상 밥을 안 먹는 경우가 많지요. 특히, TV에 정신이 팔려서 아예 입 속의 밥까지 흘리는 아이들도 있고, 장난감을 들고 밥을 먹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머니들은 아이 이름을 수십번 부르고, 급기야는 짜증까지 내는 상황이 연출되곤 하지요.

이럴 때는 위의 첫째 경우처럼 분명한 환경 조성을 해주셔야 합니다. 장난감이나 TV는 식사시간 만큼은 보이지 않게 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계속 놀기만 하면 아예 밥상을 거두는 것까지 염두해 두시는 게 좋지요. 이런 한 두번의 경험이 있으면 그 다음부터는 금방 밥상에 앉게 됩니다.


3.한번 먹으면 계속 물고 있어 장시간 밥을 먹는 아이
이 경우는 부모님의 문제로 인한 때가 많습니다. 즉, 부모님이 밥 먹는 것에 대해 너무 엄하게 꾸짖거나, 강요를 하시는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란 얘기이지요. 어떤 일이든 너무 엄한 분위기나 강요가 계속 되면 처음에는 잠깐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부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아이와 미리 밥 먹는 시간을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 시간을 약 30분 이하로 한정해두고, 이 시간만큼만 식사를 하게 하되 그 양은 아이 스스로 조절하게 하는 거지요.



지금까지 아이들이 밥을 먹지 않는 이유 몇 가지를 생각해보고, 밥을 먹어도 참 힘들게 먹는 아이들의 경우 몇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가지 상황 모두의 주인공"아이" 가 아닌 "부모님" 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군것질 거리를 준 것도 부모님이란 얘기이지요. 또 때론 정상치를 먹는 아이에게 부모님의 욕심으로 더 많이 먹이려는 경우도 있고, 너무 엄한 분위기와 억압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내 아이의 모습에서 문제점이 보이고, 이것을 해결하겠다며 인터넷이나 서적을 먼저 뒤져보기 보다는 아이를 보는 내 자신을 먼저 보고, 내 아이를 보다 면밀히 무엇보다 사랑을 가득담아 바라 볼 수 있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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